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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리뷰] 강남 빌딩 속 오아시스 같은 사찰 '봉은사'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3 09:40:23
조회 2356 추천 2 댓글 5


빌딩 숲 속에 있는 봉은사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봉은사는 조계사만큼 낯익은 절이다. 서울 사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한두 번쯤은 지나쳐봤을 법도 하다. 그만큼 우리 곁에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찰들이 산중에 있기 마련이지만 봉은사와 조계사는 서울 도심 속에 있는 절인 까닭이다.

 

특히 내게 봉은사는 왠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20년 가까운 직장인으로서의 생활 공간이 주로 삼성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탓이다. 주요 호텔과 전시장 등이 삼성동에 많아 기자간담회가 자주 열렸는데 행사장에서 봉은사를 내려다볼 일이 많았다. 하지만 한 번도 들어가보진 않았다.


 

최근에 근처 코엑스 전시장에서 고객사 미팅이 있어 방문했던 길에 문득 봉은사에 들렀다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살이 40여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교회는 교인이 아니면 들어갈 일이 없지만 절은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갈 수 있는 곳 아니던가.


 


강남 한복판에 봉은사가 있는 건 축복이다.


 

건너편 코엑스에서 바라본 봉은사는 야트막한 동산 아래 위치해 있다. 아담해 보이지만 결코 아담하지 않다. 서울에서 가장 발달한 도심 속에 이런 숲과 사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준다. 코엑스 앞 신호등을 건너자마자 분위기는 달라진다. 여느 산 속 사찰 앞에 와있는 느낌이다. 가장 붐빈다는 서울 강남의 한복판인데 마치 다른 세상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도로의 시끄러운 경적마저도 고요해진다.

 

방문했던 시간은 오후 4시 무렵인데 직장인들과 관광객들이 꽤나 많이 보인다. 특히 코로나가 끝나서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봉은사 너머에 명문학교인 경기고등학교가 있고 학구열 높은 대치동이 옆에 있어 강남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합격 기원을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한낮인데도 주차장이 고급 승용차들로 빼곡하다.


 

봉은사로 들어가보기 전에 이 참에 봉은사의 역사에 대해 잠깐 알아보자. 봉은사는 1000년이 넘은 사찰이다. 794년 신라 원성왕 시절에 연회국사(緣會國師)가 처음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의 이름은 '견성사(見性寺)'였고 위치도 선릉 근처였는데 조선시대에 들어서 성종의 능인 선릉을 지키는 '능침사찰'로 지정되면서 지금의 삼성동 부근의 많은 땅을 하사 받으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는데 이것 때문에 절 이름을 '은혜를 받든다'라는 뜻의 봉은(奉恩)으로 바꾸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불교를 사랑했던 문정왕후 때 과거시험 제도 중 승과 시험을 보는 사찰로 지정되기도 했다.  


 


봉은사 경내 배치


 

 

봉은사 주요 건물들은 일제 강점기인 1939년 대화재 때와 6.25 전쟁 때 대부분 소실되었다가 이후 재건됐는데 판전 등 소수 건물을 빼고 1940년대 이후 재건된 것들이라고. 지금이야 봉은사가 빌딩 숲 가운데에 위치해 있지만 60~70년대만 하더라도 강남은 허허벌판에 논밭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봉은사에 가려면 뚝섬 유원지에서 나룻배를 타고 가야 할만큼 오지의 사찰이기도 했다고 한다. 1939년 대화재 때 소실되어 1941년 재건됐다.


 


봉은사 일주문



 


봉은사 일주문


 

보통 사찰에 들어서는 첫 번째 문을 일주문(一柱門)이라고 하는데 봉은사에서는 진여문이라고 불린다. 여기서 진여(眞如),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진여문에 들어선다는 것은 곧 부처님의 세상에 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진여문 우측으로 서래원이라는 건물이 있다. 불교용품점이 눈에 띄는데 그 옆으로 꽃집과 카페, 그리고 불교음식을 파는 공양간도 있다. 공양간은 공짜 식사는 아니고 일반 식당인데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게 아니고 공양 시간이 하루 두 번으로 정해져 있다. 국수나, 메밀, 순두부를 주문해 먹을 수 있다. 리뷰에 따르면 짬뽕 순두부가 맛있다고 하는데 가격은 1만원 정도다. 진짜 공양간은 경내 향적원이라는 곳에서 하루 400명에 한해 공양이 이루어진다.


 


봉은사 진여문


 

진여문을 지나 올라가다보면 왼편에 연못 가운데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다. 손에는 감로수 병을 들고 있고 보살상이 세워진 연못은 연꽃이 핀 아홉 개의 연못 중 하나라서 연지관세음보살상이라고 보른다.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있어서 연등이 장관이다.


 

정면으로 법왕루가 나온다. 말 그대로 법의 왕, 부처님이 계시는 곳을 말하며 대웅전과 마주한 누각이다. 대법회 등이 있을 때 부족한 기도공간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며 여기서 공양미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법왕루 아래를 지나 올라가면 대웅전이 나온다. 대웅전은 1982년에 중창되었는데 중앙에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좌우로 아미타불과 약사여래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방문한 오후 시간에도 대웅전 내부에는 신도들이 예불을 올리고 있었다.


 


봉은사 3층 석탑. 부처 사리 1과가 모셔져 있다.



 


봉은사 대웅전



 


대웅전 내부는 신도들이 예불을 올리고 있다.


 

대웅전 옆 선불당과 매화당을 지나 안쪽으로 가면 템플스테이가 나온다. 사찰 중 특이하게 지상 2, 지하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템플스테이 명소로 유명하다.

 


봉은사 템플스테이


 

지장전 뒤편으로 새로 시왕도를 봉안할 전각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1777년에 봉은사에서 조성한 시왕도는 1950년대에 무단 반출되었고, 2018 4월에 환수가 이루어졌는데 현재 동국대 박물관에서 소장하던 봉은사 시왕도 2점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시왕도 1점까지 모두 회수해 시왕전에 모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왕전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봉은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높이 23m의 국내 최대 미륵대불 부처님 석상은 봉은사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 1986년 영암큰스님이 발원하여 1만 명 이상이 불사에 동참, 10년에 걸쳐 완공되었으며 미륵대불 주변으로 23개의 보살입상이 서있고 그 뒤로 3999개의 미륵원불이 봉안되었다.

 


봉은사 미륵대불


 


봉은사 종루 내 범종과 법고, 목어



 


종각은 종루가 세워지면서 보존만 하고 있다.



 


스님들이 기거하는 공



 


흥선대원군의 비각


 

20분 정도 둘러보고 나왔는데 대충 수박 겉핥기 식으로 둘러보고 나온 느낌이라 아쉽다. 다음에 올 때는 좀 더 느긋하게 구석구석을 둘러볼 생각이다. 기독교인들은 싫어하겠지만(실제로 기독교인들이 경내에서 찬양 예배를 드리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다가 적발되기도 했다고) 강남 한복판에 이런 쉼터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오아시스가 이런 느낌 아닐까 싶다.

<ansonny@reviewtimes.co.kr>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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