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실패해야만 다시 잡을 수 있는 기회

리뷰타임스

2023.07.20 06:34:16

조회 55 추천 1 댓글 0

[리뷰타임스= 땡삐 리뷰어]

2023. 4. 5 한국 122분

감독 : 장항준

출연 :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줄거리 : 농구선수 출신 공익근무요원 ‘양현’은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다. 하지만 전국대회에서의 첫 경기 상대는 고교농구 최강자 용산고. 팀워크가 무너진 중앙고는 몰수패라는 치욕의 결과를 낳고 학교는 농구부 해체까지 논의하지만, ‘양현’은 MVP까지 올랐던 고교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선수들을 모은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최악체 팀이었지만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써 내려간 8일간의 기적 모두가 불가능이라 말할 때, 우리는 ‘리바운드’라는 또 다른 기회를 잡는다.

<리바운드>는 실화를 영화로 빚은 작품이다. 그리고 특유의 입담과 유머로 TV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치며 본업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하던 장항준 감독이 매가폰을 잡았다.

6년만에 신작을 준비한 장항준 감독은 실화를 실제처럼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우선 강양현 코치로 분한 안재홍부터 선수 하나 하나까지 실존 선수와 키나 체형이 비슷한 배우를 캐스팅했고, 농구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농구 합을 먼저 맞췄다고 한다. 배우들은 실존 선수와 비슷한 체형을 만들기 위해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은 물론 어떤 포즈로 뛰고 어떻게 땀을 닦아내는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분석하며 싱크로율 100%에 다가갔다.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대회에서 부산 중앙고 농구부가 교체선수가 거의 없는 6명의 선수만으로 결승까지 진출하는 드라마틱한 기적을 만들었다. 영화화 과정에서 자칫 감정이 앞설 수 있음에도, 긴장을 푸는 웃음과 넘치지 않는 감동의 균형을 잡은 연출은 흡인력과 공감을 배가시켰다.

영화를 보는 내내 농구장을 몇 번이나 갔다 온 느낌이 드는 것은 배우들의 농구를 향한 노력과 현장감 넘치는 카메라 워킹 덕분일 것이다. 리얼타임을 방불케 하는 경기 장면은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의 움직임과 감정까지 담아낸 풍부한 컷을 활용해 세련되게 구성했다. 농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여러 각도의 클로즈업샷, 롱샷을 교차 편집하며 청춘이 내뿜은 에너지와 땀내까지 뿜어냈다. 어느새 그들을 실제 선수인양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의 출발선에 서 있는 농구 코치 역의 안재홍 배우는 개인적인 호감과 호기심이 충만하던 배우다. 편안한 표정과 포근한 말씨로 그저 사람좋은 이웃집 오빠 같은 마스크를 하고서는, 감정 하나 섞지 않은 능청맞은 유머로 결코 가볍지 않은 웃음을 준다. 때로는 논리를 흠뻑 장착한 속사포 대사로 부담스럽지 않은 진지함도 찰떡같이 소화하는 대체불가 배우다.

주목 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이신영)’,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정진운)’,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괴력 센터 ‘순규(김택)’,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정건주)’, 농구 경력 7년 차지만 만년 벤치 식스맨 ‘재윤(김민)’, 농구 열정만 만렙인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안지호). 이들 6명의 선수를 연기를 한 젊은 배우들은 낯익은 얼굴은 아니지만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열정과 노력을 한껏 내뿜으며 담백한 감동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리바운드’, 농구 경기에 사용하는 용어 정도의 인지를 했을 뿐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슛을 한 공이 바스켓 안에 들어가지 않고 림이나 백보드에 맞아 튕겨 나온 것을 잡아내는 기술, 결국 농구 경기에서 리바운드 장악은 게임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영화는 모두가 불가능이라 말할 때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실패했지만, 아니 실패했을 때에만 다시 잡을 수 있는 공. 리바운드 공을 잡아 농구도 인생도 성공을 향해 다시 달려보는 거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경기에 임하는 코치와 선수들의 태도는 우리의 삶과 오버랩 되며 더 큰 감동과 생각할 꺼리를 안겨준다. 강코치가 어린 청춘들을 향해 던지는 말은 그래서 더 깊게 가슴으로 파고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내일은 농구 할 수 있으니까.”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농구 경기 장면은 마치 우리네 인생이 반복하는 우여곡절과 전화위복을 촘촘해 배치해 간결하고 빠르게 보여준다. 슛이 성공하지 못하거나 상대팀에게 공이 넘어가도 리바운드 기술로 다시 가로채 반격의 시간을 만든다든지, 밀착방어로 주로가 막혔을 때 다른 길을 찾아 새로운 선수에게 기회를 만들어준다든지, 좌절 뒤에는 반드시 만회와 반등의 기회가 따라온다는 것을 부산고 농구팀은 하나가 되어 경험하고 강하게 확신한다.

영화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포기하지 라바운드”라고 말하고 있다. 힘겹게 코트에서 뛰며 다양한 기술로 골을 넣어야 하는 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인생이라는 운동장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이미 힘겨운 삶의 무게에 눌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리바운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지런히 드리블 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패 했을 때만 얻을 수 있는 리바운드의 기회, 이제 경기장에 발을 내디딘 우리의 아들들이 잡아야 할 ‘인생의 리바운드’를 응원해 본다. 그리고 잊지 말자. 작은 실패를 큰 실패인 양 포기 하지 말고, 작은 실패가 모여야 큰 성공을 만들 수 있음을...

리바운드: 실수와 실패를 만회하려 다시 한번 기회를 얻는 것.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

<tomyif@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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