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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ㅇㅇ고정닉
USS 빈센스: 두려움이 낳은 참사
1988년 7월 3일, 페르시아만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CG-49 빈센스함은 잔뜩 긴장한 채로 호르무즈 해협을 순찰하고 있었다. 호르무즈는 미군에게 있어서 상당히 좆같은 곳이다 1987년 5월 17일에는 USS 스타크가 이라크 공군이 오인사격한 미사일에 피격, 37명이 사망했고 1달여 전인 1988년 4월 14일에는 새뮤엘 B.로버츠함이 유조선들을 호위하던 도중 이란군의 기뢰에 접촉하여 용골과 기관실이 개박살나는 사고가 발생한다. 미군은 이에 보복하기 위해(사실 이란을 줘패기 위해) '88년 4월 18일에 사마귀 작전(Operation Mantis)를 개시, 엔터프라이즈급 항공모함을 위시한 항모타격단을 보내 호위함 1척을 포함한 6척의 이란 해군 선박을 격침시키고 정보시설로 쓰이던 고정식 석유시추 플랜트 2기를 파괴시킨다. USS 빈센스함 사건 이후, 미해군은 큰 변화를 겪는다. 팰렁스 CIWS의 탄약 탑재량을 증가시키고 AN/SLO-32(V)2 전자전 시스템에는 ECM 장비를 추가시켰다. 교전수칙 또한 복잡한 규칙들이 사라지고 공격적으로 변한다. 미국 합동참모본부는 여기에 더해 1987년 9월 8일부터 페르시아만 일대에 NOTAM(항공고시보)를 발령하여 모든 민항기들은 비상주파수를 모니터링하고 미국 해군에 신원을 밝혀야만 한다고 경고한다. 1988년 6월 28일로 돌아가보자, USS 빈센스는 OHP급 14번함 USS 사이드, 녹스급 호위함 USS 엘모 몽고메리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순찰중이다. 그들로부터 50km 떨어진 곳에는 민/군 겸용 공항인 반다르아바스 국제공항이 위치해 있고, F-4 팬텀과 P-3 오라이온이 배치되어 있다. 사마귀 작전으로부터 1달이 지난 지금, 언제 어디서 이란군의 보복이 들어올지 모른다. 조심하지 않는다면 그들도 USS 스타크처럼 공격받을 것이다. JSC에서 고시한 NOTAM에 따라, 반다르아바스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목록이 빈센스함에 전달된다. 목록에는 이란항공 655편이 포함되어 있다. 기종은 에어버스 A300B2-203 1988년 7월 2일, 순양함 USS 홀시 (CG-23)는 호르무즈 해협 근처에서 비행중이던 이란 공군 소속의 F-14에 대해 경고방송을 실시해야만 했다. 원래 이들은 부셰르에 배치되어 있던 F-14였지만, 어떠한 이유에서 반다르아바스로 이동한 것이다. 어떤 이유로? 이라크는 1988년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이란 석유시설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 아마 이를 보복하기 위해서 배치했을 것이다. 아니라면... 같은 날 저녁, 녹스급 호위함 USS 엘머 몽고메리는 덴마크 국적의 상선인 카라마 메르스크를 공격중이던 3대의 IRGCN 고속정에 경고사격을 가했다. 점점 긴장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7월 3일 오전 7시, 몽고메리함은 13대의 IRGCN 보트가 파키스탄 상선을 위협하는 것을 발견하고 지원을 요청, 서쪽에서 일상적인 해상초계를 수행하는 이란군 P-3을 감시하고 있던 빈센스함의 SH-60B 1대가 이란군의 소형 보트들을 저지하는 몽고메리함을 지원하기 위해 이륙한다. 이란 영해에 바싹 붙어 비행하던 SH-60은 IRGCN 소속 고속정이 자신들을 향해 10발의 기관총을 사격하는 것을 목격한다. 경고 사격인가? 단순한 도발인가? 이를 보고받은 빈센스함은 즉시 함내에 설치된 21,500마력짜리 GD-LM2500 가스터빈엔진을 풀가동, 32.5노트(60km/h)의 속도로 이란 고속정들을 쫒으며 몽고메리와 함께 오만 영해로 진입한다 이에 기겁한 오만 왕립해군은 즉각적으로 순찰선들을 출동시켰고, 이에 쫒겨난 빈센스함과 이란 고속정들은 이제 이란 영해로 들어간다. 도데체 왜 이렇게 공격적이었을까? 빈센스함의 함장이었던 윌리엄 C.로저스는 본래 고등학교 과학 선생 출신이었으나, 1965년에 임관하여 1987년 4월 11일부터 빈센스함의 함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는 이번 임무에서 어떻게든 공적을 세우고 싶어했고, 자신의 상관이었던 앤서니 "토니" 레스 해군 소장에게 빈센스가 남부 아라비아 만에서 활동하는 미군 함선에게 함대방공을 지원하는 것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거듭해서 로비하기까지 했다. 아마 그의 다혈질적인 성격이 빈센스함을 이끌었을 것이다. 빈센스와 몽고메리함이 IRGCN 보트에 충각을 시도하자, IRGCN 보트 두 척이 미국 함선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다른 보트들은 불규칙하게 진로를 변경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새끼들이 공격하는게 확실하다' 로저스는 레스 소장에게 자신들이 이란 영해에 있으며, 고속정들을 충각시키려고 하자 이들이 공격하려 한다는 것을 숨긴 채로 사격 허가를 요청했고, 레스 소장은 '당연히' 빈센스함이 이란 영해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IRGCN 보트에 대한 공격을 허가한다. 09시 43분, 빈센스함이 5인치 함포를 사격하기 시작하자 IRGCN 보트들은 기관총을 쏴대긴 했지만.. 만재배수량이 10,000톤에 달하는 타이콘데로가급을 상대로 달려있는 무장이라곤 기껏해봐야 14.5mm 기관총이 끝인 고속정이 피해를 입힌다는건 사실상 불가능했기에 100발에 가까운 127mm 함포를 일방적으로 이란군을 향해 난사한 빈센스함은 고속정 2척을 침몰시킨다. 빈센스함이 함포로 고속정들을 족치고있을 시간, 빈센스함으로부터 77km 떨어진 반다르아바스 국제공항에서는 테헤란에서 반다르아바스를 거쳐 두바이로 향하는 이란항공 655편이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승객 274명, 승무원 16명, 이중 66명은 어린아이다. 기장은 미군에서 교육받은 38세의 모흐센 레자이안 대위. 비행시간 7,000시간 중에서 2,000시간을 A300으로 채웠다. 그밖에도 31세의 부기장과 33세의 비행기관사가 탑승한다. 모두 비행시간이 2,000시간을 넘긴 베테랑들이다. 원래라면 9시 50분에 출발했어야할 여객기는 승객 1명의 수속이 늦어져 계획보다 27분 늦은 10시 17분에 반다르아바스 국제공항의 21번 활주로에서 이륙하기 시작한다. 655편은 이륙 전에 트랜스폰더를 켜고 날아오른다. 비행시간이 30분 남짓인 만큼 비행계획은 간단하다. 두바이 공항으로 직행하는 20마일(32km) 폭의 항로인 앰버 59를 향해 날아올라 14,000피트(4,300m)까지 상승, 두바이 상공에서 하강한다. 트랜스폰더의 코드가 민항기임을 알려줄 것이다. 한편, 이제 막 유조선 호위임무를 끝마치고 복귀하는 빈센스함에서 미상항적 1기를 탐지한다. 거리는 76km 그리고 이와 동시에 반다르아바스 국제공항 주기장에 주기되어 있던 F-14에 정비사가 다가가 IFF를 작동시킨다. 아마 그에게는 일상적인 일과였으리라 빈센스함의 레이더 디스플레이에 군용기를 의미하는 모드 II 트랜스폰더 IFF가 감지된다. 오퍼레이터는 이걸 655편의 트랜스폰더라고 착각했다. 이지스는 이륙 직후 655편의 모드 III(민간용) IFF 트랜스폰더를 감지했지만, 영악한 이란 군용기는 모드 II와 모드 III를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이는 부가적인 요소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SM-2를 바로 발사시킬순 없는 일이다. 레이더 오퍼레이터는 수병에게 비행 일정을 확인시킨다. NOTAM에 따라 모든 항공기는 사전에 비행계획을 밝혀야 한다. 하지만 655편의 일정은 보이지 않는다. CIC는 어두웠고, 시간대가 맞지 않는다. 655편의 예정된 비행시간은 반다르아바스를 기준으로 했지만, 빈센스는 바레인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다. 항공기의 출발은 예정보다 27분 늦었고, 바레인과 반다르아바스 사이의 시차는 30분이다. 로저스 함장이 작전 중이던 중 이란 F-14가 반다르아바스에서 이륙하여 빈센스로 향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는 순간, 빈센스가 급선회하며 CIC와 함교에 있는 모든 서류와 종이뭉치들이 날아갔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에서 빈센스함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던 USS 사이드 (FFG-14) 또한 SPS-49로 655편을 탐지, F-14로 식별한다. 함장인 데이비드 칼슨은 구두로 경고할것을 명령했지만, 655편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두바이-반다르아바스 사이의 항로는 꽤나 바쁘다. 조종사들은 관제소랑 교신중이라 경고를 들을 수 없다. 사이드함은 Mk.92 사격통제레이더를 655편에 조사한다. 이는 이란 F-14에 장착된 RWR을 반응시키기 위함이었지만, 에어버스 A300이 레이더에 조사당한다고 해서 RWR이 울릴 가능성은 0에 수렴했다. 당시 655편은 맑은 기상상황으로 인해 기상레이더를 작동시키지 않았고, 이로 인해 655편은 어떠한 전자파도 방출하지 않고 있었다. 사이드의 레이더가 655편-혹은 이란 F-14가 상승하는 것을 계속 표시했기 때문에, 사이드함은 이를 민항기로 판단한다. 칼슨은 빈센스의 AN/SPY-1 이지스 레이더가 655편을 제대로 탐지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자신의 판단을 빈센스함에 알리지 않았다. 최대 320km 거리의 표적 800개를 동시추적 가능한 시스템을 탑재한 10,000톤짜리 순양함이라면 당연히 655편을 제대로 인식했을 것이다. 아마도 한편, 예정된 항로를 따라 비행 중이던 655편은 빈센스함을 향해 상승하고 있다. 물론 그들은 빈센스함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그저 자신들의 항로에 빈센스함이 진입했을 뿐이다. 오전 10시 20분, 빈센스는 655편을 향해 경고방송을 시작한다. ".......방위 211도, 속도 360노트, 고도 9천 피트에서 비행중인 이란 항공기, 전투기에게 알린다...." 이게 655편에 전달될 수 있을까, 군용 주파수로 전송되어 655편은 들을 수 없다. 방위는 211도가 아니라 201도로 비행중이다. 속도는 360노트(666km/h)가 아니라 250노트(463km/h)로 계기판에 표시된다. 속도, 고도, 방향 중에서 단 하나도 맞는게 없다. "202도 방향은 전투함 방향이다. 270도로 변경하라." 30초 후, 빈센스함은 민항기용 비상주파수인 121.5Mhz로 다시 경고방송을 실시한다. 이번에는 들을 수 있을까, 655편의 콕핏 내부는 정신없다. 기장과 부기장은 두바이 컨트롤과 연락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30분, 쉴틈없이 누군가와 교신해야 한다. 이상한 미군 함정이 누군가에게 보내는 경고따위를 신경써서 들어줄 여유가 655편에게는 없다. "미식별기에게 알린다. 210도 방향, 360노트, 10000피트, 201도로 20해리에서 본함에 접근중이다" 빈센스함은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다시 계속해서 경고방송을 내보내지만 655편은 이를 들을 여유도, 응답할 의무도 없다. 무고한 민간인 승객들을 태우고 정해진 항로에서 규정대로 상승중일 뿐이다. "이란 F-14에게 알린다. 199도 20해리에서 전투함에 접근중이다. 270도로 경로를 변경하라." 도데체 F-14가 어디에 있다는 것일까, Mig-25 견제용으로 판매된 이란의 F-14에 공대함 무기가 인티되어 있을까? 빈센스함은 655편을 향해 경고방송을 계속한다. 격추 전까지 군용주파수로 7번, 민항주파수로 4번의 경고가 나간다. "식별부호 IFF-3, 코드 6760인 미식별기에게 알린다.204도 방향으로 미 군함 빈센스함에 31000야드에서 접근중이다. 즉각 270도로 항로 를 변경하라." "211도, 385노트로 비행하는 이란 항공기, 즉각 270도로 항로를 변경하라." 한편, 빈센스함에서 110마일(177km) 떨어진 위치에서 미해군 소속 F-14 1기가 CAP를 수행하고 있다. 속도는 450노트, 오만 근해에서 작전중인 미군 항공모함으로 복귀를 위해 하강중이다. 빈센스함의 이지스 시스템은 TN4474로 할당되었던 655편을 TN4131로 변경, TN4474를 미해군 소속 F-14로 지정한다. 함장은 TN4474의 상태를 오퍼레이터에게 질문한다 "속도 450노트(833km/h)...급하강하고 있습니다!" 톰캣에게 공격당하기 전에 먼저 공격해야 한다. 10시 24분, 반다르아바스 접근관제소가 655편과 교신한다. "이란 항공 655편, 테헤란 컨트롤 133.4로 연락하세요. 즐거운 비행 되세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게 조종사의 마지막 말이었다. 10시 24분 22초에 항공기가 빈센스함으로부터 10해리(19km)까지 접근하자, 빈센스는 SM-2MR 함대공미사일 2발을 655편을 향해 발사한다. 발사 12초 후, 최후의 경고방송이 나간다. "209도 353노트로 비행중인 이란 항공기. 즉각 항로를 변경하라." "209도 353노트로 비행중인 이란 항공기. 즉각 항로를 변경하라." 10초 후, 무게 700kg, 길이 4.7m짜리 미사일이 마하 3.5의 속도로 여객기를 정확히 들이받는다. 비행기는 충돌과 동시에 3조각으로 분해되어 추락한다. 탑승객과 승무원 290명 중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미해군은 처음에 이란의 F-14 1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으나, 곧 자신들이 민간인 290명이 탑승한 A300 1기를 Sm-2로 격추시켰다고 시인한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미국은 당시 빈센스의 함장이었던 윌리엄 C. 로저스 중령과 승조원들 중에서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심지어 함장은 페르시아만에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며 공로 훈장까지 받았으며, 대령으로 승진하기까지 했다. 결국 외교 분쟁으로까지 번진 이 문제는 1996년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미국이 1억 3100만 달러('25년 기준 1,925억)을 보상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온 뒤에야 일단락된다. 미국은 지금까지도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고 있다. 이란 희생자들에게 지불된 보상액은 USS 스타크에서 사망한 미국인들에 대해 이라크가 지불한 보상금의 1/10에 불과했다. USS 빈센스와 같이 임무를 수행한 USS 사이드의 함장이었던 데이비드 칼슨은 655편 사건이 예견된 일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건 한 달 전 해당 지역에서 마주친 이란군이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고 로저스에게 알려줬지만 1988년 6월 2일에 로저스 함장이 벌크선을 합법적으로 수색하던 이란 호위함에 대해 4마일(6.4km)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교전수칙에도 불구하고 2~3마일(3.2~4.8km)이내에서 SH-60 헬리콥터를 출격시키고 이란 군함에 위협사격을 가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왜 이지스 순양함이 나가서 배를 격침시키길 원하는가? 현명한 짓이 아니었다"고 비난했다. 로저스가 무선을 통해 사령부에 비행기를 Sm-2로 격추하겠다고 보고하자, 칼슨은 깜짝 놀라 주변 장교들한테 '저 미친새끼가 도대체 뭐하는 거야?'라고 물었을 정도라고... 그는 마지막으로 이 사건이 "(빈센스함의 승조원들은)페르시아 만에서 이지스함의 뛰어난 성능을 증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갈구했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끝마쳤다. 5개월 후, 펜암의 B-747-200 1기가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폭파되어 탑승객 270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팔레스타인 인민전선 (PFLP-GC)의 소행이었다. 이게 희생자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보복은 또다른 보복을 낳을 뿐이다.
작성자 : 우희힝고정닉
진지빨고 쓰는 레데리 시리즈137 - 모자의 상징성 편
안녕, 레붕이들. 이번 137번째 시간에는 서부극에서 주인공을 비롯해 많은 캐릭터들이 '왜 그토록 모자에 집착하는지'와 관련해서, 모자가 지니는 상징성에 대해서 똥글을 갈겨볼까 해.시작하기에 앞서,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이번 편을 위해 준비한 하단의 BGM 역시 다른 편들과 마찬가지로 재생시간이 본문에 비해 다소 짧은 관계로, 정독 도중 흐름이 끊기는 걸 방지하고 몰입감을 유지하기 위해 이왕이면 연속 재생으로 설정하고 감상하길 권장할게. 그럼 오늘도 신나게 가보자고!https://youtu.be/2LAJZHoJYc0BGM: Man With No Name(무명의 사내)<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를 비롯한 각종 서부극이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오다 에이치로 화백의 <원피스> 등등 그 서부극의 영향을 받은 창작물들을 보면 주인공이 자신의 모자를 마치 분신처럼 각별히 여기며, 무엇인가를 굳게 각오할 때 모자를 벗거나, 누군가에게 물려주는 장면 등이 감정적으로 굉장히 비장하고 무게감 있게 연출되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서양권 문화에서 모자가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부터 간략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겠음.본래 모자는 과거 신분제가 존재했던 전근대 사회에서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일종의 명찰과도 같은 역할을 했음. 이를 테면, 왕은 왕관을, 귀족은 챙이 넓고 깃털이 박힌 화려한 모자(Feather Hat)를, 신사는 실크햇을, 군인은 투구와 군모를, 농민은 밀짚모자나 헝겊모자를 쓰는 식으로. 그래서 옛날엔 그 사람이 쓰고 있는 모자만 보더라도 신분이 대강 보였음.고로 모자는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이나 됨됨이(명예)를 한눈에 나타내는 상징물이었으며, 이와 관련해서 서양권의 창작물, 단적인 예로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면, 신입생들이 호그와트에 갓 입학해서 기숙사 배정을 받을 때 '마법의 모자'(Sorting Hat)가 나오는 것도, 모자가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연출이라 할 수 있겠으며, 또한 모자에 대한 여러 사회적 룰과 예절이 따라붙는 것도, 모자는 곧 개인의 명예를 가늠하는 요소라는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임.그럼 "왜 하필 모자냐?" 싶을 텐데, 그 이유는 간단함. 철학적으로 흔히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라고 정의하는 것처럼, 인간의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는 누가 뭐래도 머리임. 그리고 인간은 본능적으로 얼굴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며, 또 누가 '물리적으로 더 높은 위치에 있는가'로 우위를 파악하려는 습성이 있는데, 이게 바로 왕이 높은 왕좌에 앉는 이유, 국기가 높은 게양대에 걸리는 이유, 신전이나 교회 첨탑이 높은 이유가 되겠음.즉 높은 곳은 그 자체로 위엄과 권위, 신성성을 상징하고, 따라서 모자가 개인의 정체성과 명예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상징물로 여겨진 까닭 역시도, 인간의 신체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머리 꼭대기에 뭐가 올라가는가'가 그것을 효과적으로 드러냄에 있어서 가장 손쉽고 직관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임. 이와 관련해서, 모자에 대한 여러 예절 중 상대방 앞에서 자신의 모자를 벗고 고개를 깊이 숙이는 행동이 곧 존중과 겸손의 의사표현이 된 것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됨. 상기하였듯 인간의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는 뇌가 위치한 머리이며, 그래서 인간은 외부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음. 가령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투구를 쓰는 것도, 작업장에서 안전모를 쓰는 것도 이 때문임. 따라서 머리를 보호한다는 것은 곧 내 존재성을 보호한다는 것과 같으며, 마찬가지로 모자로 머리를 가린다는 것은 "나는 내 스스로의 몸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를 드러내는 것임.(그래서 상대방의 머리를 건드린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문화권을 막론하고 엄청나게 무례한 행동으로 인식됨.)즉 모자를 벗어 머리를 드러낸다는 것은 곧 자신의 무방비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행위이며, 상대방에게 머리를 깊게 숙이는 것 역시 상대방이 물리적으로 나보다 더 우위에 있다는 신호가 됨. 고로 해당 행위는 '나는 당신에게 무해하다, 적의가 없다' 또는 '나는 당신 앞에서 이렇게 모든 방어기제를 순순히 내려놓을 만큼 당신을 신뢰하며, 또 나는 내 머리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모자를 스스로 내려놓음으로써 존중과 겸손을 표할 줄 아는 명예로운 신사다'라는 표시로 발전하게 된 것임. 흔히 사극 같은 데에서 왕 앞에 모자를 벗지 않거나 고개를 조아리지 않으면, "이런 무엄한 놈!" 하고 대뜸 호통부터 날아드는 이유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음. 즉 모자를 벗지 않고 고개 빳빳이 쳐들고 있겠다는 것은 곧 "넌 내 밑임ㅋ" 하고 권위를 고집하려는 거만한 행동으로 비춰졌기 때문임.이러한 모자 예절과 관련해서 하나 첨언하자면, 서부극을 보면 서로 지나가면서 모자를 살짝만 들어올리거나, 모자 챙을 잡고 고개를 까딱 가볍게 구부리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상기한 대로 모자를 완전히 벗고 고개를 푹 숙이는 것은 상대방(왕이나 귀족, 부모, 상급자 등)에 대한 극존중의 표현이었지만, 모자를 살짝만 들어올리거나 모자 챙을 잡고 고개만 까딱이는 것은 그보다는 격식을 덜 차린 친근한 의미가 있었음. 이를 테면 "안녕하십니까?"/"평안하셨습니까?"와 "야, 반갑다!"/"어이~ 잘 지냈냐?"의 차이쯤 되겠음. 즉 친근함을 표하면서도,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되, 쓸데없이 과한 사교 행위를 최소화한 형태인데, 서부에서 저런 인사법이 성행했던 것은 나름 쿨하고 멋있기도 했거니와, 또 당시 서부가 야생의 땅이었던지라, 다들 먹고살기 바빠서 고상한 격식 따위를 차릴 여유가 없었던, 실용주의적인 각자도생의 세상이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음.기존의 모자 인사가 미 서부의 환경에 맞게 실용적으로 간소화되었다는 맥락에서 하나 첨언하자면, 창작물에서 흔히 저렇게 손가락을 이마 부근에 댔다가 휙 튕기면서 경례하듯이 가볍게 손짓으로 인사하는 장면이 자주 니오는데, 일설에 따르면 이는 기존의 군대식 경례 문화가 미 서부에 전해지면서 실용적으로 간소화된 형태라는 주장도 있음.이를 테면, 남북전쟁이 종식된 이후 군인들이 대거 퇴역해 실업자가 되면서 생계를 위해 기회의 땅인 서부에 흘러들어왔는데, 이들이 정착하는 과정을 통해 과거 군대에서 했던 습관이 자연스레 사회에 스며들게 되었고, 마침 서부는 군대처럼 경직된 곳이 아니라 규율이랄 게 없는 자유로운 개척지(무법지대)였기에, 거추장스러운 격식을 차린 완전한 경례 대신, 손가락으로 빠르고 간단하게 인사할 수 있는 캐주얼한 변형들이 생겨나게 되었다는 해석임.참고로 <레드 데드 리뎀션> 2편의 주인공 아서도 해당 인사법을 즐겨 사용함.물론 저런 식의 캐주얼한 인사법은 그 당시 서부에서도 완전 초면이거나, 나이 지긋한 연장자에게 하면 좀 싸가지 없어 보이는 인상을 주긴 했지만, 그 험난하고 살기 바쁜 시대에 굳이 과한 예절 같은 거 일일이 다 안 차려도, 다 통하고 이해한다는 투의 사회적 합의(?)가 존재했기에 대부분은 그럭저럭 잘 넘어갔다고 함.다시 돌아와서, 서양권에서는 저렇게 모자 하나로 참 많은 감정을 암묵적으로 표현하는 문화가 발달했는데, 가령 모자를 벗어다 휙 공중으로 높이 날리면 "이야, 오늘 기분 좋다!" 내지 "축하한다!", 또 누군가의 모자를 빼앗거나 툭 쳐서 날리면 "넌 좆도 아닌 놈임ㅋㅋ" 내지 "야, 맞장 한판 뜨자!", 또 모자를 말없이 깊게 눌러쓰면 "나는 쓸데없는 말 따윈 안 하는 놈(행동으로 보여주는 놈)이다." 혹은 "나는 각오가 됐다!", 또 모자를 벗어 가슴에 얹으면 "나는 널 애도한다." 내지 "나는 예의를 아는 놈이다." 등이 그중 우리한테도 잘 알려진 대표적인 표현들이 되겠음.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모자가 개인의 정체성과 명예, 자존심을 두루 함축하는 중요한 상징물이란 점에서, 당시 서부에서 이러한 모자 관련 예절은 곧 목숨 걸고 지켜야 할 불문율이나 다름없었음. 특히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 같은 서부극을 보면, 악당들이 주인공 주변에 몰려들어 시비를 걸면서, 그가 쓰고 있던 모자를 휙 낚아채 자기 머리에다 쓰면서 낄낄거리는 장면들이 심심찮게 등장하는데, 지금것 모자가 지니는 여러 특별한 의미를 장황하게 나열했던 바, 이 같은 행위는 당시 서부인들, 특히 장성한 사내에게 있어서는 진짜 최악의 모욕이었음.그도 그럴 것이, 당시 서부인들에게 모자란 그 사람의 정체성, 명예, 자존심 그 자체였는데, 이걸 누가 낚아채서 지 머리에다 쓰고 낄낄댄다? 이건 노골적으로 말해서, "야, 너는 걍 아무것도 아닌 한낱 병신새끼일 뿐이고, 네 정체성(풉ㅋ) 따위는 내가 맘대로 가지고 놈ㅋㅋㅋ", "야야! 이 새끼 좀 봐라, 얘들아!ㅋ 이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도 모를 개뼉다구 같은 놈이 자기 모자(명예)도 못 지킨다ㅋㅋㅋ"라는 의미의 공개적인 개망신을 준 것이나 다름없었음.이걸 고려하면 <레드 레드 리뎀션> 1편의 주인공 '존 마스턴'이 대낮에 자신의 모자를 강탈하며 조롱한 멕시코 불량배들에게 격분하여 냅다 총으로 죄다 쏴 죽여버리는 급발진을 한 게 이해가 될 것임. 즉 모자는 '나는 이런 사람이다'란 걸 보여주는 일종의 자랑스런 명찰인데, 그걸 "네 모자 내 거ㅋㅋㅋ" 하면서 냅다 홀랑 뺏어버리면, 이는 곧 정체성과 긍지를 부정당한 꼴이니, 존의 입장에선 피가 거꾸로 솟고 눈이 돌아가는 게 과연이다 하겠음.더구나 존의 모자를 강제로 빼앗은 불량배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존더러 부츠를 벗으라며 강요하는데, 당시 서부에서 부츠를 강제로 빼앗는 것 또한 모자를 빼앗는 것만큼이나 치욕적인 처사였음. 이게 무슨 소리냐면, 당시 서부는 무지막지하게 광활한 데다 온 지천에 위험 요소들이 가득한 황무지라, 40도 이상까지도 치솟는 살인적인 열기로 인해 뜨겁게 달궈진 거친 모래밭과 바위, 맹독을 지닌 독사(방울뱀), 가시투성이 선인장 등이 즐비한 거기서 신발 없이 돌아다닌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음. 즉 부츠 없이 살아남는 건 불가능했던 그 시절 서부에서, 부츠를 벗으라는 것은 곧 나가 뒤지라는 모욕이나 다름없었음.또한 지금이야 부츠는 단순한 신발 그 이상 이하도 아니지만, 당시 서부에서 부츠는 장성하여 자립한 사나이의 증표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었는데, 서부에선 가공된 양질의 가죽이 꽤나 고가였기 때문에, 덩달아 그 가죽으로 만드는 부츠도 그만큼 귀했고, 그래서 부츠를 소유한다는 것은 곧 어엿한 성인으로 장성해서 어느 정도 경제적 자립을 이뤄냈다는, 즉 사회의 일원이자 독립적인 인격체로 인정받았다는 명예로운 상징성을 지녔음. 고로 부츠를 빼앗는다는 건 "넌 여전히 젖비린내 나는 애새끼일 뿐이야ㅋ 착각하지 마셔ㅋㅋ 너 같은 개좆밥 따위한테 부츠는 과분하지ㅋㅋㅋ" 하고 그 사람의 존엄성을 완전히 짓뭉개버리는 의미를 지녔음. 조선시대로 치면, 상투를 강제로 잘라버리는 것과 비슷하려나? 참고로 적자면,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역사적으로도 노예들을 괜히 맨발로 다니게 했던 게 아니며, 자유민과 노예를 구분하는 수단이 바로 신발 착용 여부였던 것도 이것과 같음.이해를 돕기 위해 하나 더 첨언하자면, 역사적으로 포로가 된 군인들의 군모와 군화를 압수한 것도, "인제 너는 명예로운 군인(전사)이 아니라, 한낱 패배자 노예 신분일 뿐이다!"라는 걸 각인시키기 위함이었음. 이러한 상징적인 의미를 잘 모르는 현대인의 시각에서 보면, "아니, 모자랑 신발 뺏는 짓궂은 장난 좀 쳤기로서니, 사람을 총으로 쏴죽일 필요까지 있나?" 싶을 테지만, 현대로 치면 알몸으로 발가벗겨 온동네 사람들 앞에다 구경거리로 내던진 것보다도 더 심각한 수준의 모욕이 되겠음. 그래서 당시 서부에선 모자나 신발을 강제로 벗기거나 빼앗는 행위는 곧장 결투를 불러일으킬 만한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으며, 고로 모자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신발까지 뺏으려는 불량배들에게 존이 격분한 게 충분히 납득이 될 것임.추가로 모자와 관련된 모욕 행위 중에서도 최악은 뭐냐 하면, 저렇게 모자 챙을 손으로 휙 올려쳐서 벗겨버리거나, 모자에 침을 뱉거나, 오줌을 갈기거나, 혹은 모자를 빼앗아 저 멀리 휭~ 하고 땅바닥에 내던지는 것 등이 있었는데, 이 경우는 "야, 저기 네 모자(명예, 자존심) 떨어졌다. 빨리 주우러 가라, 개병신아ㅋㅋㅋㅋ"라는 느낌의 심각한 인격모독이었으며, 특히나 나라를 지키는 군인을 상대로 저런 모욕 행위를 한다? 이는 "너 따위가 감히 이 위대한 군모를 쓸 자격이나 있냐?ㅋ 난 널 군인으로 인정 못 함ㅋㅋ" 이런 뜻으로, 이는 진짜 뒤질 각오 단단히 먹고 해야 할 수준이라고 봐도 됨.또한 이와 반대로, 서부극에서 흔히 묘사되는 바와 같이 "헤이, 미스터! 모자 멋진데?" 하고 상대방의 모자를 칭찬하는 행위는 당시 서부에서 단순한 립서비스를 넘어 공식적인 존중의 표현이기도 했음. 즉 "네가 쓰고 있는 모자 하나만 봐도, 네가 얼마나 훌륭한 녀석인지 잘 알겠음ㅇㅇ 다른 건 볼 필요도 없겠지." 혹은 "난 널 인정하며, 얕보지 않겠음. 너랑은 서로 존중하는 관계로 가겠음ㅇㅇ 너와는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음!"이란 의미로서, 이는 당시 서부인들이 '좋은 모자'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음. 좋은 모자는 곧 자신의 긍지와 직결되는 것이었으니까. 물론 이 모자 칭찬에도 급이 있어서 그게 진심이면, 당연히 순수한 존중과 인정의 표현이지만, 만일 빈정거리는 투라면("모자 멋진데? 근데 내 모자만큼은 아닌걸?ㅋ 네가 진정 그 모자를 쓸 깜냥이 되는 놈인지, 어디 한번 시험해 볼까?") 결투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었고, 여기에 손까지 대는 도발을 추가로 저지른다면 그 즉시 사망 플래그 확정임.아무튼 이러한 모자의 의미를 폭넓게 두루 알고 나면, 서부극을 비롯한 수많은 창작물에서 왕이 왕관을 후계자에게 넘겨주듯 모자를 물려주는 행위는 곧 그 사람의 정체성과 명예, 심지어는 철학이나 의지, 운명, 인생을 계승, 이식하는 일종의 의식으로 이해될 수 있음. 가령 스승이 제자에게 자신의 모자를 넘기면, '넌 내가 인정했다, 내 뒤를 이을 자격이 있다, 내가 못 이룬 복수든, 꿈이든 네가 완성해라', 또 전쟁터에서 죽기 직전에 동료에게 모자를 넘기면 '부디 내 몫까지 살아줘, 너만큼은 꼭 살아남아라', 또 남자가 여자에게 모자를 씌워주면 사실상 진지한 청혼이나 고백의 의미("내 인생의 일부가 되어줘.", "난 널 사랑했어." 등등.)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바로 그것임.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를 위시한 서부극에서 이러한 모자 계승 의식이 작중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인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장황한 대사 따위보다 더욱 무겁고 임팩트 있는 '최후의 메시지'로 비장하게 연출되는 까닭도 이와 같음.또한 서부극에서 총격전 중에 모자가 총탄에 맞아 퓽 하고 날아가거나, 구멍이 숭숭 뚫리는 연출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도, 앞서 말한 정체성에 대한 위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요소이기 때문으로, 상기한 바 모자는 개인의 정체성과 명예가 함축된 물건이라, 그 모자를 잃거나 손상된다는 건 곧 자신의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입는다는 것과 같았기에, 주인공이 그 순간 빡돌아서 "아 씨발, 내 모자!!!" 하면서 더 독하고 맹렬하게 싸우려 들려고 하는 것임. 그래서 총에 맞아도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주인공이, 유독 모자만 잃으면 멘탈이 나가버려 광전사마냥 폭주하는 장면이 그렇게나 많이 나오는 것.이걸 고려하면, 창작물에서 모자를 물려받은 주인공이 각성하여 풋내기 소년에서 어엿한 사나이로 거듭나는 식의 극적인 연출은, 모자라는 단순한 소품 하나만으로도 감정선이 폭발하는 서사적 연출이 가능케한다는 점에서 언제 봐도 참 재미있음. 개인적인 견해로 서부극을 비롯한 창작물에서는 매번 새로운 영웅의 탄생이나, 세대교체, 주인공의 내면적 성장 스토리 등이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이를 가장 감각적이고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는 연출 중 하나가 바로 저 모자 계승 장면이 아닐까 함. 끝으로 서부개척시대 당시 모자는 개인의 정체성과 명예를 나타내는,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될 성역이기도 했지만, 그런 거창한 의미 이전에, 없으면 안 될 생활 필수품이기도 했음. 다들 잘 알다시피 서부는 대부분이 거친 사막지대라서, 작열하는 뜨거운 태양빛과 사방에서 불어오는 매캐한 모래먼지가 존나 심각했음. 그래서 모자는 그런 태양빛과 모래먼지로부터 머리를 보호해 주는 일종의 실용적인 보호구 역할을 했음.그래서 서부인들은 가벼우면서, 챙이 넓고, 통기성이 좋은 모자를 특히 선호했는데, 대표적으로 서부극에서 히스패닉계 무법자들의 전통적인 스테레오타입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솜브레로'(Sombrero)가 있음. 위 사진 좌측의 인물인, 영화 <석양의 무법자> 속 등장 캐릭터 '투코'가 쓰고 있는 모자가 바로 그것이며, 해당 모자는 챙이 넓어서 태양빛을 잘 가려주며, 밀짚 따위의 천연소재로 만들어서 바람이 잘 통하고 무게도 가벼웠음. 한 마디로 솜브레로 같은 모자들은 당시 미 서부와 멕시코의 극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최적의 모자였으며, 거창한 상징물이기 이전에 실용적인 보호구였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가 되겠음.이번 시간에 내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임. 거창한 상징물이자 생활 필수품이었던 모자는 훗날 신분제가 폐지되고, 직업적 구분이 옷이나 뱃지 등으로 대체되고, 교통이 발달하고,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 활동이 증가했으며, 대중문화의 발달로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변화하면서, 과거의 거창한 의미를 대부분 잃고 현대에는 일부 특수한 직종을 제외하고는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인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되었음. 다들 늦은 시간에 긴글 읽느라고 수고했고, 다음 시간에도 또 재밌는 주제로 찾아오도록 할게. 또 보자 게이들아!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dr2&no=375241 진지빨고 쓰는 레데리 시리즈 파트1 (연재중)※ 연재글 서두에 삽입된 BGM들은 장문의 내용에 비해 그 길이가 짧아 정독 도중 BGM이 끊기므로, 연속 재생으로 설정하고 감상하는 것을 권장함.&lt;진지빨고 쓰는 레데리 시리즈&gt; (연재중) (gall.dcinside.com<진지빨고 쓰는 레데리 시리즈> 링크.
작성자 : badassbilly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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