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복귀작을 선택할 때도 더없이 신중했을 것 같다. 배우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테니까.

ㅇㅈㅎ 그런 의미에서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를 만난 건 내게 큰 행운이다. 전역 전에는 내가 사극을, 그것도 실존 인물을 연기하게 되리라는 예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러다 옷소매 대본을 받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쉼 없이 읽어 내려갔다. 역사가 증명하는 위대한 왕이어서 과연 내가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한편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더욱 도전하고 싶었다. 내가 부단히 노력해서 이 역할을 잘 해낸다면 배우 인생에 큰 성과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LH <옷소매>의 정조가 되기 위해서도 많은 변화가 필요했을 거다.

ㅇㅈㅎ 정말 많은 것을 바꿔야 했다. 승마, 무술, 서예, 활쏘기를 습득하는 건 물론 행동과 걸음, 말투, 손짓 하나까지 완벽하게 왕으로 동화되어야 했으니까. 오랫동안 앉아 있어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과 천천히 기품 있게 젓가락질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LH <옷소매> 가 특별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ㅇㅈㅎ 역사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여서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드라마의 모든 순간을 경청하고 지켜봐주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공감했다는 것도 감사한 부분이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단연 이야기의 힘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조가 성덕임(의빈 성씨)을 오랫동안 아끼고 사랑했던 이야기가 실화라고 믿기 힘들 만큼 아름다워서 세대와 환경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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