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노가 스토리 내내 찾아다니던 '유메의 수첩'과 관련된 여론.

요약 있음.

1.

스토리에서 선생은 폭주하는 호시노에게 수첩의 내용은 아무도 모르지만 호시노가 믿는 말은 남아있으니 유메를 가장 잘 아는 호시노가 믿는 것이 수첩에 쓰여있을 것이라고 믿으라 말함. 

그래서 호시노는 자신이 알던 유메가 해주었을 법한 말과 유메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바탕으로 생겨난 유메의 환영을 만남.

그 환영하고 대화한 호시노는 수첩을 포기하고 폭주를 멈춤.

결국 호시노는 스토리 내내 죄책감에 시달리며 찾으려 한, 유메의 유품이라 할 수 있는 수첩을 끝내 찾지 못함. 

그렇게 되니까 수첩은 유메에 대한 미련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미련을 버리는 과정이 이번 스토리이기에 수첩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라는 해석이 블아 커뮤에서 나옴. 그리고 이 해석이 정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

2.

근데 유메도 고딩이었음. 

의지할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폐교 직전인 학교의 회장이 된 상황에서, 후배인 호시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위로와 응원 뿐이었을까?

학생회장으로서 혼자 학교 책임지느라 힘든 상황에서 나름 짜낸 아이디어를 바보 같다고 일축하거나 신경질을 냈던 호시노를 향한 약간의 서운함도 써 놨을 수 있는 거 아님? 호시노의 태도에 가끔씩 화가 나기도 한다고 써 놨을 수 있는 거 아님?

그런데 호시노는 유메의 환영에게 오로지 위로와 응원만 받고 정신을 차림. 위로와 응원만 수첩에 쓰여있을 것이라고 믿었나 봐. 그리고 유메를 자신처럼 상처 받고 힘들어 할 수 있는 인격체로 보지 않은 것 같음. 유메가 자신에게는 언제나 상냥하기만 한 부처이길 원했나 봄.

왜 호시노를 그렇게 소중하다던 선배의 속마음을 자기 편한 대로 취사선택하는 학생으로 만듬?

결국 호시노가 수첩을 포기한 건 미련을 포기한 게 아니라 자기 힘들다고 유메의 모든 진심을 제대로 마주 볼 기회를 포기한 것처럼 보여짐.

이게 성장이야? 선배는 언제나 내 편이었을 거라고 지 맘대로 회로 돌린 다음에 중요한 건 내 맘에 드는 선배의 목소리라며 유품을 포기하는 게 정상이야?

모든 학생은 소중하다며. 그런데 왜 유메는 블아 커뮤에서도 바보같이 죽었다고 놀림 받는 어처구니 없는 조난사를 당함? 왜 가장 소중하게 여긴 후배에게도 후련하게 속내를 털어내지 못하고 심리치료인형 취급 받다가 스토리에서 퇴장해야 함? 왜 죽어서도 한 명의 학생으로서 쉬지 못하고 성숙한 멘토로서 후배를 또 다잡아줘야 함? 유메도 학생인데 왜 행적이 이렇게 원하는 것을 해낸 거 하나 없이 피폐하고 피곤하기만 함?

유메를 부활시키라는 게 아님. 스토리의 핵심 인물에게, 고난뿐인 삶을 살다 간 고인에게 할 수 있는 대우는 제대로 해 달라는 거지. 못했잖아.

이래놓고 수첩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네, 중요한 건 호시노가 가진 믿음이네 하면서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게 이상했음. 해피엔딩이 아니라 유메를 유기한 엔딩 같았는데 말이지. 생각할수록 기분이 불쾌해짐.

3.

요약하자면,

이번 3장은 유메라는 캐릭터에 대한 공감과 존중은 찾아볼 수 없는 스토리였다고 느낌.

그런데 이런 스토리를 보고 "와 미련을 버리고 작별하는 과정을 이렇게 설게하다니 각본 대단해!", "호시노의 진정한 성장!", "와 절망을 이겨내고 다시 이어지는 청춘!", "역시 블아는 해피엔딩!" 이러는 게 유메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화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