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슛!

니케의 몸체의 하부의 조직이 갈라지며 뾰족한 대 같은 기관이 체액을 흘리며 솟아 나왔다. 관절이 있어 3개의 절편을

이룬 그 기관이 마치 창처럼 뻗어나오며 마리안의 몸을 노렸다.

타닷! 촥!

마리안이 신속하게 위치를 바꾸자마자 뾰족한 관은 땅을 찌르고 들어갔다. 반투명한 생체조직인 관속에 허옇고 점성이

높아 보이는 끔찍한 액체가 꿀렁거리고 있었다. 랩처의 정액...

타타타타!

소총의 총열이 불꽃을 발했다. 

파파파팍!

[키에엑!]

녹색체액이 튀었다. 

[캬악!]

촤르르륵! 워커는 땅에 박혔던 관을 뽑아내 다시 마리안에게로 쏘아냈다. 마리안은 몸을 틀어 아슬아슬하게 첨단을 빗겨

나가게 하면서 허벅지에서 단검을 뽑아냈다.

촥!

퓨슈우우우!

[키에에에에엑!]

성기를 잘려버린 워커는 정액을 분출하며 비명을 내질러댔다. 마리안은 벌레에게 조금도 틈을 주지 않고 연이어 소총을 워커의

항문에 박았다.

투두두두두두!

마리안의 X17소총의 벼락같은 연사력으로 순식간에 수십발의 총탄이 발사되며 랩처의 체내에 주입된 압력으로 인해 랩처의 외피가

마치 끓어오르듯 부풀어오르는가 싶더니 '푸직!'하는 더러운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터져버렸다. 

털썩!

썩어버린 단백질 덩어리와도 같은 녹색과 보라색의 거대한 조직이 땅에 떨어졌다.

마리안은 랩처의 체액을 뒤집어 쓴 채로 젝터에게 다가가 말했다.

"죄송해요. 몸이 더러워져서 더 부축해드릴 수 없겠군요..."

*    

투두두두두-!!

"아진짜, 언제까지 여기서 기다릴 건데!"

그녀의 손에 들린 런처가 한차례 불을 뿜어낸 직후 그녀는 히스테릭하게 소리쳤다.

"합류할 때까지."

런처를 든 금발의 보브컷 소녀의 옆의 긴분홍머리 소녀는 표정하나 흐뜨러뜨리지 않은 채 단호하게 말했다. 

"죽을 때까지가 아니라?"

"합류할 때까지야."

"분명히 봤잖아! 추락하는 거! 그 폭발에서 퍽이나 살아있겠다!"

"아직 사망 보고는 들어오지 않았어."

"그래서 그 보고가 들어올 때까지 여기서 계속 기다리자고?"

"랑데부 포인트는 여기야. 자리를 벗어나면 작전이 꼬일 수 있어."

"이미 꼬인 것 같지만!"

두 소녀는 수십마리의 랩처에 포위된 채로 필사의 항전을 하고 있었다. 

"합류하겠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낭랑한 음성과 함께 두 남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으악! 깜짝이야!"

금발의 보브컷 소녀가 비명처럼 빼액 소리를 질렀다.

두 남녀는 미처 후방을 신경쓰지 않고 있던 랩처들의 허를 찔러 사살하며 두 소녀에게 다가왔다.

"마리안입니다! 지휘관과 함께 랑데부 포인트에 무사히 합류합니다!"

"뭐야, 진짜? 그 폭발에서 살았다고?" 보브컷 소녀가 혀를 내둘렀다. "당신 지휘관 맞아? 인간이지?"

그녀는 여전히 런쳐를 발사해대며 젝터를 향해 소리치듯 물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라피가 지휘관을 주시했다. 그녀의 인공각막에 빠른 데이터 정보들이 뿌려졌다.

"지휘관 인식 코드, 엑세스. 스쿼드 04-F의 지휘권 변경 완료."

"라피! 너 누군지도 모르는 인간한테 그렇게 함부로...!"

"긴급사태야. 우리 앞엔 랩쳐가 있고."

"그건... 그렇지만...!"

라피라는 이름의 소녀는 젝터를 향해 말했다.

"현 시간부로 당신은 우리의 명령권자가 됩니다. 이전 지휘관이 명령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기에, 별도의 명령권 인계

프로세스는 없습니다.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전투 후에 드리겠습니다."

"잘 부탁해." 젝터는 그녀를 향해 턱을 끄덕였다.

"마리안이라 했나? 소속과 병과는?"

"실버견 스쿼드 소속이에요. 병과는 기관총 사수입니다."

"마침 또 병과도 적절할 건 또 뭐야. 마침 여기 죽은 양산형의 기관총이 있으니까... 뭐, 어쩔 수 없네. 지휘관님. 그래서 어떻게 할까?"

보브컷 소녀 아니스가 비뚤어지게 말했다.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피도 말했다.

"전방의 랩쳐와 교전, 섬멸한다."

"라져! 인카운터!"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