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나는 원신을 시작하지 못 했다.

아니 안 했다.

솔직히 금방 망하리라 생각했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젤다를 베꼈다는 것에 괘씸함을 느꼈다.

오픈 후 일주일.. 내가 자주 가던 루리웹(1년전 부터 안 감)에선 백도어로 개인정보 털렸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당시의 무지했던 나는 시진핑에게 정보가 넘어간다는 괴담을

열렬한 기독교 신자가 예수를 추종하듯 믿고 말았다.

그렇게 1년..2년.. 매일 아침 물 떠놓고 원신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지만

망하기는 커녕 계속 승승장구했다.

그런 원신에 비해 내가 하던 겜은 하나 둘 속속 망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유입을 하기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흘려보낸 세월이 아까워 도저히 유입할 수 없었다.

이 열등감은 곧 원신에 대한 무한한 분노로 승화되었다.

난 신규겜이 나올 때 마다 제발 이 게임이 흥해서

원신이 개좆망하길 빌며 악착같이 신규겜을 플레이했다.

하지만 내가 했던 모든 신규겜은 대항마는 커녕 단 한방의 훅조차 날리지 못하고 모두 망겜행이 되었다.

그나마 지금은 개박살났지만 한동안은 원신을 위협하던

니케만이 어느 정도 버텨주었을 뿐이다. (덕분에 승니갤에 유입하고 루리웹을 끊었다.)

여튼 니케마저 개박살 난 지금 명조만이 내 유일한 희망이다, 아니 희망이었다.

그 희망은 불과 1주일만에 산산조각났다. 동아줄처럼 나타난 명조였지만

썩은 동아줄이었다. 무한한 절망감과 열등감이 날 감싼다.

언제 이 열등감이 사라질까...

솔직히 답은 알고 있다. 원신에 유입하면 되는거다.

하지만 난 오늘도 꾹 참아낸다.

언젠가 분명히 원신을 개박살 내고 원기견들을 향해 당당히 비웃을 수 있는

갓겜이 나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