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파이 등 볼랜드사의 ide 제품 개발팀은 과거에 볼랜드에서 분사하여 매각된 이후 몇 차례 여기저기로 팔려다니는 과정에서 사명을 '엠바카데로'로 바꾸고 Idera에 인수되었습니다. 그 후 2018년쯤에 학습 등의 목적으로 무료로 사용가능한 델파이를 공개했는데(커뮤니티 에디션), 이 에디션은 다운로드 받을 때부터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설치과정에서 인증절차를 위해 반드시 인터넷 연결을 요구합니다. 오프라인 설치파일을 받아서 설치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인터넷 연결 없이는 설치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엠바카데로 웹사이트의 설치안내 설명에서는 오프라인 설치에 대해 명령행 옵션까지 열거하며 설명하고 있으나 실제로 테스트 해 본 바로는 인터넷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프라인 설치본을 갖고 있어도 절대 설치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가능했으나 어느시점 이후로 안되게끔 바꾼 것 같음) 게다가 재설치를 하더라도 매우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며 1년에 한 번씩 추가적으로 인증을 갱신해야합니다.

즉, 현재의 델파이 커뮤니티 에디션은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었던 델파이6 퍼스널 버전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비주얼 스튜디오 커뮤니티 에디션은 설치 및 사용하는데 있어 별다른 인증이 필요없고 오프라인 설치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델파이 커뮤니티 에디션에 대한 이와같은 까다로운 정책이 결국은 라이센스 위반에 대한 추적을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개인정보와 IP주소 등을 과도하게 수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론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커뮤니티 에디션을 배포한다는 그런 느낌마저 드는건 어째서일까요?

그들의 주요 수입원은 신규 고객이 아니라 델파이로 작성된 기존의 방대한 레거시 코드를 유지보수 해야 하는 오래된 단골 고객들입니다. 엠바카데로는 기존 델파이 코드를 다른 언어로 마이그레이션 하기가 쉽지 않다는걸 잘 알기 때문에 그 고객들의 레거시 코드를 인질삼아 매우 비싼 가격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업그레이드 버전을 구매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여러 편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인질정책이 가능한 이유는 오브젝트 파스칼 언어를 사용하는 다른 상용 경쟁제품이 시장에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오픈소스 계열에선 Free Pascal 컴파일러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매우 훌륭한 Lazarus IDE가 있으며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고 델파이 VCL을 그대로 베낀 LCL을 제공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델파이 제품군의 비싼 가격은 Idera가 엠바카데로를 높은 가격에 인수한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즉, 엠바카데로는 사실상 개발팀에 불과하고 마케팅을 비롯한 가격 정책 등은 모기업인 Idera가 관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델파이는 현 시점까지도 오래된 버그가 고쳐지지 않고 있으며 엠바카데로는 이를 눈속임 하기 위해 IDE의 디자인을 세련되게 개선시키는 데에 몰두하고 실속없는 반쪽짜리 크로스플랫폼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현명한 고객은 기존 레거시 코드를 언제까지나 엠바카데로에 의지할 수 없음을 깨닫고 어느 시점에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