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을 하면서 정말로 디버깅하기 힘든 버그가 있다.
내가 경험하거나 혹은 지인들이 경험한 가장 고치기 힘든 버그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고스톱게임을 개발하는데 패가 딱딱 달라붙는 느낌이 나야한다면서,
기획자가 원하는 느낌이 안난다는 버그를 디버깅하고 있다.
 도대체 "딱딱 패가 달라붙는" 다는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디버깅을 하고 있다.

2. 고스톱게임을 개발하는데 "쌀때 뭔가 싸는" 느낌이 나야한다면서 매번 패를 맞추면서 디버깅을 한다.
세상에 어느 프로그래머가 이런것까지 디버깅할줄 알겠는가?

3. 내가 횡스크롤 RPG 를 개발하는데, 몹을 팍 때렸을때 때리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면서
때리는 느낌이 확실하게 나도록 고쳐달라고 한다.
애니메이터는 자기의 애니메이션이 이상없다고 하니 결국 이런것도 프로그래머의 디버깅이다.

4. FPS 게임을 개발하는 지인은, 총쏘는 화면에서 강렬한 느낌이 나지 않는다면서,
"강렬한 느낌이 나오지 않는 버그" 를 디버깅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심정은 기획자를 한대 때려서라도 "강렬한 느낌을" 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다.

5. 이펙트가 터질때는 "쌈빡하고 뽕빨나는 느낌" 이 나와야 하는데 안나온다고 디버깅을 한다.
그런데 도데체 "쌈빡하고 뽕빨나는 느낌?" 이 뭔가?

6. 자체엔진을 개발하는 게임개발사인데 디자이너들이 UDK 로 돌려보면 멋있게 나오는데,
회사 자체엔진이 엉망이라서 색감이 엉망이라고 한다. 언리얼엔진 결국 살 때까지 그쪽 엔진프로그래머는 회사 가기 싫겠다고 보면 된다.

프로그래밍에 있어서 디버깅은 정말로 힘든 일이다.
하지만 가장 힘든 디버깅은 크래쉬나 치명적인 버그가 아니라 "느낌" 을 디버깅하는 것이다.
기획자가 그저 "이 느낌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것을 디버깅해야 하는데 거의 죽을맛이다.

 기획자나 아티스트가 원하는 "느낌" 을 내는것, 그것이 가장 어렵고 까다로운 "디버깅" 이다.

디버깅이라고 하면 그저 "크래쉬" 고치는 그런것만 있는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