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이 도망갔다는 걸 욕하기 위해 선조의 몽진을 더욱 나쁘게 그리는 역사관이 역사를 망치고 있죠.

선조는 그 나름의 공과가 있는 거고,그 정도를 잘 기술하면 되는 거지 선조를 쓰레기로 만들 필요는 없어요.

선조가 쓰레기가 돼야 하는 건 그렇게 할 수록 이순신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 때문에 극적인 드라마를 꾸미려고 하는 짓에 불과해요.

이순신은 선조의 작품이예요.선조가 유성룡의 건의를 받아들여 그를 발탁하거든요.

그런데 지방 수령으로 있는 품계 낮은 예비역 장교였기에 어마어마한 승진을 시켜야만 했어요.6단계를 올려야 했는데 법으로 그게 금지가 돼 있어서 여러번 승진인사 발령을 내서 그 자리에 올리게 돼요.전라좌도 수군절도사(全羅左道水軍節度使)로 임명하는 거예요.

선조가 이순신을 그 자리에 올린 건,이순신이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화포 전문가라는 것,해군 경험이 있어서 수전을 잘 이해한다는 것이 고려된 결과예요.해군 경험 때문에 전함 교전에 능란했던 거죠.

왕이 그를 편법을 써 가면서까지 승진시켜 임명을 하게 되면 공무원 사회는 난리가 나는 거죠.왕이 의지를 과시해서 이순신에게 굉장한 힘을 실어준 거예요.이것 때문에 이순신은 부임하고 나서 군기를 잡고,판옥선과 거북선을 건조하면서 전쟁 준비를 하게 돼요.절도사는 관할지역 사령관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니라 그 지역의 지자체장과 비슷해요.그러니까 그 지역의 재원을 동원할 수가 있어요.

화포와 탄약과 화약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건 다 중앙 조정에서 받쳐줘야 하는 거죠.활과 화살을 만들려면 정부에서 내려보내는 물소뿔 등이 필요하니까.선조의 정부가 다 한 거예요.그게 조선 정부의 전쟁준비의 한 측면인 거죠.이순신을 영웅으로 만들려니까 이런 준비를 과소평가하고 서술에서 생략하죠.그러면 선조 정부를 깎아내리는 꼴이 되버리거든요.

선조는 전황보고를 통해서 조총이나 화포의 중요성에 아주 매달리게 돼요.나중에 이는 우리나라가 조총왕국이 되게 만들죠.

선조는 스스로 조총을 개량했다고 쓴 적이 있는데 이 개량이 무엇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개량했다는 선조의 말만 기록돼 있죠.그만큼 조총의 오타쿠였어요.

선조를 찐따로 만들고,이순신의 실수를 기록하지 않으면 실제 인물의 모습을 알 수가 없게 돼요.이젠 이순신을 가르치는 것도 초딩수준으로 하지 말고 좀더 리얼한 인물로 되살릴 필요가 있어 보여요.신으로만 만들면 교훈을 얻지 못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