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님은 쓸데없는 물건을 살 때가 있어요.이때 중요한 건 자기가 쓸데없는 물건을 산다는 걸 인정하는 거거든.그래야 그 쓸데없는 짓을 해서 생긴 손해를 받아들이고 다시 같은 짓을 덜하게 되니까.

100일 동안 매크로키패드를 사는 걸 생각해 봤어요.일단 중국제를 써야 한다.치명적인 문제점이예요.

또 용도가 없어요.나님은 키보드만으로도 할 일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키패드는 필요가 없어요.하는 일이 없으니까 키패드가 필요없는 거지.

고민의 결과는 '너님에겐 키패드가 필요가 없다'예요.그런데 지름신이 내린 상태에선 그런 합리적 결과는 아무 소용이 없어요.그럼 이렇게 인정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거죠.

너님은 지금 지름신이 내려서 미췬 짓을 하는 것이야.그러니까 새우깡을 덜 먹고,맥도날드도 몇 번 덜 가야 해.용돈 부족 손실을 메워야 하니까.

그런데 결국 키패드를 샀고,키를 하나 등록해 본 이후로 먼지만 먹고 있어요.조그만 자동차 모형이나 인형이나 뭐 그런 걸 사볼까 하다가 산 거니까 후회는 하지 않는데,정신이 후딱 나간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아요.

지름신이 아직 떠나지 않고 머물고 있어서 지금 다른 물건을 또 보고 있네요.100일 후 또다른 바보같은 구매를 하게 될지도 몰라요.

갤에는 온통 지름신에게 사로잡힌 불쌍한 닝겐들만 바글거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