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컴터가 고장남.
주증상은 블루스크린 뜨면서 부팅이 안 됨.
복구도 안 됨.
system thread not handled라는 명령어가 출력됨.
윈도우 밀어볼까 했는데 usb도 없고 부팅디스크 만들기 개귀찮아서
출장수리 부름. 이게 싸게 칠 것 같았음.
이 때까지만 해도, 시대가 2020년인데 옛날처럼 덤탱이 씌우려고할까? 싶었음.
그런데 그것이 현실로 일어났다...
2.
윈도우나 깔아주고 출장비 받을거라는 내 기대와는 다르게 약 20만원이 들거라는 진단이 나옴.
이유는 메인보드 문제인 거 같대.
cpu아님 메인보드 문제라고...
근데 부팅디스크 넣어서 확인해보니
내 ssd랑 하드에 있는 데이터는 다 살아있대.
이 사실은 나중에 내가 정신을 차리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이 날이 금요일이었는데, 그렇게 수리 업체는 내 컴터를 가지고 갔다.
그래도 믿어보마 하면서 나중에 수리 견적 달라고 부탁함.
수리 견적보고 좀 아니다 싶으면 내가 수리할 생각이었음.
다음주 월요일에 준다는 대답을 받음.
3.
그러나 다음주 월요일이 되었지만 연락은 없었고...
화요일날 연락을 줌. 그쪽이 아니라 내가!
내 컴터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듯, 어찌된거냐 물어보니 그제야 아!하면서 깨닫더라.
수리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또 물어봤는데
메인보드 교체 안 하면 15만원, 교체하면 20만원이래.
그래서 구체적인 견적을 물어봤지만 말을 돌릴 뿐 답해주질 않음.
내 메인보드 칩셋이 b450인데 이거랑 똑같은 칩셋 혹은 그 이상의 메인보드로 교체해줄거냐고, 좀 싸게 안 되냐고 물어보니
단호하게 "네! 안됩니다"이러고, 상황을 봐야한다며 말을 돌릴 뿐 확답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말한 수리비 견적은...?
4.
이쯤에서 정신 차림.
일단 좃같다. 그리고 모든 정황이 날 봉 취급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내 컴터 인질 잡아놓고 3일동안 아무 언질도 없었을 뿐더러, 메인보드 교체에 20만원이 깨지며 메인보드 교체를 안 하면 15만원? 메인보드 수리에 15만원? 내 메인보드가 9만원짜린데? 납득할 수 없다. 견적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 회피한다.
그리고 확신이 들었던 것은 내 컴터 붙잡아놓고, 용무만 말하라는 식의 태도였다.
직접적으로 표출은 안 했지만, 컴터 그냥 돌려달라고 전화했는데, 몇마디 하더니 더 들어볼 여력은 없다는 듯 칼같이 전화를 끊더라.
결국 좃같아서 컴터 돌려받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이런 선택을 한
또 하나의 증거이자, 한편으로는 소름돋는 부분이 있음.
수리업체가 집에와서 컴터 점검할 때, 분명 부팅디스크를 써서 내 컴퓨터의 데이터가 멀쩡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나는 동시네 부팅 전에 복구모드 상태에서 윈도우 복구 기능이 부팅은 안 되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 또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다운은 없었다.
물론 나는 여기 갤러들만큼 컴을 잘 모르기 때문에, 메인보드 문제라는 말을 믿었다.
하지만 이왕 돌려받기로 한 거, 상황이 이쯤되니 의문이 들었다.
하드웨어적인 문제라면 윈도우 기동자체가 안 되는 게 일반적일텐데, 정말 메인보드 문제였던 것일까?
어렴풋이 감으로만 느끼고있던 의문이었지만, 나는 돌려받은 컴터로 이것저것 만지고, 구글링하다가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씨발 메인보드 문제가 아니었음. 당연하게도.
또한 간단하게 포맷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는데, 그 시도를 수리업체측에서 어물쩡 넘어갔다는 것도 나중에 깨달았다.
5.
내 컴터의 문제점은 정확히 이거였다.
커세어 드라이버가 12월 윈도우 업데이트와 충돌하면서
무한 블루스크린이 뜨는 현상이 벌어지는 거지.
국내에는 이런 현상을 겪는 사람이 얼마 안 보이지만, 이미 레딧에 스레드가 서있음.
이거 진짜 중요한거라 말하는데
지금이라도 icue나 커세어 뭐 드라이버 깔린 애들은 당장 그거 삭제해야된다. 문제가 되는 corsairvbusdriver.sys를 지우지 않으면 업데이트와 충돌을 일으켜서 내 꼴 난다.
하지만 알려진대로 해결법을 시도해보아도 system thread not handled가 critical process died로 바뀔 뿐이었음. 이 오류메세지에 대한 언급도 레딧에 있었지만 딱히 해결방법이 없더라...
이 참에 컴터 점검도 해볼겸, 컴갤을 눈팅하다가 미소아재를 불렀다...
진짜 미소컴퓨터는 전설이다... 사랑합니다...
포맷하니 간단하게 해결됐다.
그리고 깨달았는데, 처음 왔던 출장수리기사가...
분명히...
처음 집에 와서 점검할 때, 포맷할 수 있었을텐데도 불구하고... 그 방법을 시도를 하지 않았으며...
처음부터 증상은 모르겠고, 일단 메인보드 문제라고 단정지어서 돈을 뜯어내려고 했던 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으로 이어지더라...
만일 내가 몰랐더라면, 포맷으로 해결되는 문제를 메인보드 20만원주고 교체해서 해결을 하거나, 그래도 해결이 안 되서 ssd문제라고 속아 추가금을 내야했을지도 모른다.
6.
결론은 출장수리업체 쓰지마라.
포맷으로 해결되는 문제를 제대로 점검도 안 해보고 메인보드 교체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다.
아 그리고 출장수리업체 니가 생각하는 그거 맞다.
아무튼 "컴"자로 시작하는 업체.
간만에 2020년이 아니라 2000년대로 돌아간 기분을 받았다.
진짜 쓰지마라.
그냥 돈 좀 주면 알아서 문제 포착해서 포맷해주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도 쓰지 마라. 말했지만 윈도우 재설치 시도조차 어물쩡 속이고, 메인보드 교체를 권할 정도다.
이거 전부 실화다. 진짜로... 믿건 말건, 귀찮아도 쓰지마... 돈만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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