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수 닮았어가지고 하연수 짤로 한다.

아까 우리 옆동네 포켓스탑 핫플레이스로 원정갔었음.

근데 진짜 평소에는 사람 하나도 없던 곳이였는데

포켓스탑때문이지 사람이 겁나 많은거임

다 폰들고 와리가리 존나 치고 커브볼 던질려고 손가락 존나 돌리고있음

여튼 나도 그 무리에 껴가지고 일루갔다 절루갔다 하면서

몬스터볼 파밍하고 있었는데

어떤 여자 하나가 혼자 계속 나랑 동선이 겹치면서 움직이는거임

뭐지 하는 생각으로 쳐다봤는데

생각보다 엄청 이뻣다.

내 이상형이 하연수같이 귀엽고 웃는게 매력적인 여자인데

하연수가 100프로급 망나뇽이라면

이 여자는 85퍼센트 갸라도스정도 됬음

여튼 그렇게 둘이 동선 계속 겹치면서

아이컨텍트도 몇번 하고 하다가

내가 이건 놓치면 후회할꺼 같다!!!

해서 먼저 가서 말 걸어봄

나 : 포켓몬 하시나봐요?

하연수 : 아.. 네ㅎ  그쪽도 그러신가봐요?

나 : 생각보다 재밌어서 혼자서도 나와서 하게 되네요 ㅋㅋ

하연수 : 어 나도 그래요 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 아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저는 ㅇㅇ이라고 하는데...

하연수 : 저는 연수(가명)이예요 ㅋㅋㅋ

나 :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같이 다니실래요?

하연수 : 아 정말요? 구래여 그럼

해서 같이 걸어다니면서 포켓몬잡고 그랬음.

걸으면서 얘기도 많이 했는데

나이는 나보다 두살 어렸고

지방에서 그림쪽 전공하면서 학교 다니고 있는데

방학하고 올라와서 미술학원 아르바이트 하다가

쉬는날이라 혼자 놀러 나왔다고 함.

그렇게 한시간 정도 재밌게 포켓몬 잡다가

너무 추워서 카페에서 몸 좀 녹이기로 했음.

카페에서 포켓몬 서로 자랑하면서 얘기도 하고

어렸을때 포켓몬만화 봤던거 추억도 팔면서

엄청 즐거운 시간 보냈다.

분위기 좋다!! 하고 있었는데

연수가 슬슬 가봐야한다고 해서 그럼 나도 가야지 하고 

둘다 자리 일어나서 카페 나왔음.

좀 걷다가 갈림길에서 이제 헤어져야하는데

내가 이제 타이밍이다! 하고

나 : 저기 연수야, 번호 줄수 있어?

연수 : 제 번호요?

나 : 응

연수는 고민좀 하다가 말했음.

연수 : 근데 오빠...

나 : 왜?

연수 : 오빠 팀 뭐예요?

나 :나? 발러였나.. 미스틱이였나.. 그건 왜?

연수 : 죄송해요.. 저는 인스팅트하는 남자가 이상형이라...

그렇게 연수는 뒤돌아서 자기 갈 길을 갔고

나는 고켓몬 계정을 삭제하고 새로 만들며

이 계정은 무조건 인스팅트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너희도 나같은 일 겪기 싫으면 인스팅트로 와라!!!

본능을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