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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1세대 포켓몬의 도감설명이다.
 
 
우리가 익히 알던대로 사람을 태우길 좋아하고 다정하며 지능이 높은 라프라스에 대한 설명이 실려있다.
 
 
그런데 이렇게 꿈과 사랑이 넘치는 내용 사이에 무언가 이상한 것이 하나 끼어있다.
 
 
 
바로 '사람을 좋아한다'는 특징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색깔의 내용
 
 
 
'사람들에게 많이 잡혀버려 멸종 직전에 놓이게 되었다.'
 
 
 
단순히 사람 태우기를 좋아하는 다정한 포켓몬인줄 알았더니
 
 
인간들에게 남획당하여 그 수가 줄어버린 포켓몬이었던 것이다.
 
 
 
이쯤되면 무언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박사들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아무렇게나 꼴리는대로 넣기로 유명한 1세대 도감인데
 
 
 
과연 인간에게 남획당하여 멸종 직전의 포켓몬이
 
 
정말로 사람에게 다정다감하며 스스로 탈것이 되기를 자처할까?
 
 
 
너무나도 모순되는 상반된 설명에 우리는 의아한 감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다음 세대의 도감 내용을 살펴보자

 

 

 

<!-- } SE3-TEXT -->

<!-- SE3-TEXT { -->이번엔 2세대 G/S/C 버전의 도감설명이다
 
 
 
마찬가지로 중복되는 내용들을 찾아볼 수가 있는데,
 
 
부드러운 마음씨,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것을 좋아한다는 내용과 더불어
 
 
인간에게 '많이 잡혀서 수가 줄었다' 는 내용 또한 다시 한번 언급된다.
 
 
 
여기에 추가로 '등의 승차감이 좋다' 는 사실과
 
 
'기분이 좋으면 노래를 하는것 같다' 라는 정보가 추가로 제공되는데,
 
 
 
이것으로 우리는 라프라스가 바다를 횡단하며 노래를 한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인 것은
 
 
기분이 좋으면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것같다' 라는 이상한 표현이다.
 
 
 
기분이 좋아서 노래를 '하는것'이 아닌, 역시 박사놈들의 애매한 추측과 자기생각이 언급된 부분이다.
 
 
 
박사놈들의 신뢰할 수 없는 추측은 무시하고
 
 
그렇다면 라프라스는 왜 노래를 하는것일까?
 
 
 
그 이유는 다음 세대의 작중 도감설명에서 찾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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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R/S/A 버전의 중복되는 도감내용,
 
 
우리는 무언가 도감의 흐름이 뒤바뀐것을 알 수 있는데,
 
 
더이상 도감설명에선 인간의 친구를 그리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 '사람이 라프라스를 멸종 위기까지 몰아넣었다' 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언급한다.
 
 
 
또한 우리는 라프라스가 부르는 노래의 진실을 알 수 있는데
 
 
그 노래는 사람을 태우고 기분이 좋아 흥얼거리는 선율이 아닌
 
 
 
인간에게 멸종되어 사라진 동료들을 찾아 구슬픈 울음소리로 부르는 노래였던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인간이 직접 멸종시킨 포켓몬에게
 
 
'사람 태우기를 좋아하는 포켓몬' 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마치 사람에게 다정다감한 포켓몬이라며 부려먹는 그 모습은
 
 
포켓몬 세계관속 인간들이 얼마나 잔인한 종속들인지 알아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라프라스가 진짜로 사람 태우기를 좋아할까?
 
 
기분이 좋아 사람들을 태우고 그 특유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들려주며
 
 
자신들을 멸종위기로 몰아넣고 탈것으로 부려먹는 그들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을까?
 
 
 
그러니까 라프라스는 왜 노래를 부르냐는 것이다.
 
 
 
그들이 바다 위에서 몇번이고 들려주는 그들의 '노랫소리'
 
 
우리는 놀랍게도 그 노래의 진실을 라프라스가 배우는 기술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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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신의 동료를 멸종시킨 인간들을 향해
 
 
몇번이고 인간을 원망하며 인간이 멸망하길 기다리며 끝없이 노래불렀던 것이다.
 
 
 
 
고요한 바다위에서
 
 
사라진 동료들을 찾아 부르짖으며
 
 
그들은 그렇게 멸망의 노래를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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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따스한 이미지의 라프라스
 
 
지금까지 다양한 메스컴과 도감을 통해 뇌에 박혀있었던 '인류의 친구' 라는 프레임
 
 
 
그 몇번이고 포장된 라프라스의 모습 이면에는
 
 
인간에게 멸종당한 비참함과
 
 
인간이 멸망하길 바라는 끝없는 원망이 숨어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그저 게임 속에 국한되는 이야기일까?
 
 
비단 라프라스의 이야기가 아닌
 
 
인류의 역사속에서 멸종당한 수많은 생명체의 모습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묘연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고북손의 포켓몬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