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탁한 마찰음에 이어 동물적인 비명이 터져나왔다. 아주 익숙한, 익숙한 목소리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세,세레나 언니"

세레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하마터면 수화기를 놓칠뻔했다. 떨리는 두손으로 애써 수화기를 부여잡았지만, 힘은 조금도 들어가지 않았다.

"하아하아.. 세레나 언니"

수화기 너머의 상대가, 너무도 낯설지만 친근한 목소리로 재차 그녀를 불러왔다. 그녀의 목소리는 처음보다 한층 다정했지만 그럼에도 기분나쁜 마찰음과 신음소리는 조금도 줄어들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나.. 나 있지, 핫!"

무언가 뒤섞이며 질척이는 소리가 났다. 그것은 세레나가 그의 전화로 부터 조금도 기대하지 않았던 저열한 타락의 소음이었다. 곧이어 찢어질듯한 스프링 소리가 규칙적이게 들려왔다. 세레나는 입을 틀어 막고는 구역질을 했다. 그것은 다시없는 배반이었다. 그녀는 그 만큼이나, 유리카 역시 사랑하고 있었기에.

"하하, 하하하하!"

유리카의 쾌락에 젖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언뜻 절규같이 들리기도 했으며, 비웃음음 처럼 들리기도했다. 그 웃음소리를 끝으로 전화는 침묵했다. 그제서야 세레나는 수화기를 놓치고, 주저앉을 수 있었다.

그녀는 얼굴을 감싸고는 다만 아주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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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