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1때 첫사랑 하면서 그런지 몰라도
고2부터 진짜 여드름 폭발에 화산 곰보 됐거든
와 나는 그 때만 생각하면 진짜 365일 매일매일이
자살하고 싶고 대인기피증에 고개도 못들고
소심해진 걸 넘어서 그냥 땅만 보면서 하루하루 살았으니까
남들은 평범한데 하느님은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 걸까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했길래... 진짜 피부만 좋으면 피부만 좋으면
조금이라도 고개 들 수 있을 정도라도 되면 진짜 소원이 없겠다
안그래도 소심한 성격인데 조금만 누가 쳐다봐도 민망해서
얼굴에 열 확 올라오고 진짜 나한테 왜 그러는데 울기도 자주 울고
그러고 살았는데...
20대 초반까지도 좀 그랬는데 그래도 먹고살아야 되니까 일은 하는데
얼굴을 못들겠으니까 자신감도 없고 친구도 없어지고 그냥 하루하루 무표정으로 일만 하는 기계였음
진짜 피부 하나 때문에 내 인생은 꽃다운 나이에 도대체 왜 이렇게
혼자 틀어박혀서 지내야 되냐고 내 인생이 오질라게 아까웠다
남들은 친구들하고 행복하게 놀고 사회생활 잘하고 하니까

지금은 피부과도 가고 해서 많이 나아졌음 30대고 이젠 괜찮은데
아무튼 길 가다가 그 때 나 정도 돼보이는 사람들 보면
진짜 너무 안쓰럽더라 저 사람도 분명히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살겠지..
진짜 너무너무 안쓰럽고 공감되고 진짜 아 나도 저랬는데
친구야 제발 희망을 가져라 말하고싶기도 하고
어떤 지옥에서 사는지 아니까 어떤 말해도 귀에 안들어올 것도 알고
아오 진짜 저 마음.. 내가 아는데 진짜~ 하면서 아무튼
어제 그런 친구 봐서 갑자기 생각나서 똥글 써봄
힘내라 게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