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초딩때는 피부 엄청 좋았는데 중2인가 부터 화농성 여드름이 얼굴 전체 뒤덮었어요

여드름 짜면 안되는지 모르고 계속 짜고 반복하고 흉터랑 빨간자국 엄청 남았죠

중2때 한번은 버스 탔는데 옆에 여고생이 내 얼굴 보면서 나 들리게 여드름이랑 흉터 괴물같다 이래서 진짜 집에서 엄청 울었죠

예쁜누나가 그러니깐 진짜 상처더라구요 그 뒤로 맨날 얼굴 가리고 다녔어요

그때부터 눈 마주치면 얼굴이 덜덜 떨리면서 고개가 꺽이네요 시선공포증인가 그거인거 같네여

중3부터는 얼굴에 여드름이랑 빨간게 너무 싫어서 비비를 발랐는데 그 당시에 남자 비비도 없었을 뿐더러 화장기술도 없고 남자가 화장하는 문화 자체가 없어서 티 엄청 난다고 게이새끼 같다고 욕도 먹고 남자가 화장한다고 여자애들한테 욕도 엄청 먹었네요

시간 지나서 고딩이 되고 어머니 권유로 피부과 다니면서 관리 받기는 했는데 흉터는 하나도 안잡혔는데 여드름은 확실히 많이 안났어요

3년은 그럭저럭 지내면서 넘어갔어요

대학교 들어와서는 메이크업과 여자친구를 만나게 됐는데 그게 약간 인생 전환점 같네요

20살때 여친이랑 큰 마트를 갔는데 맨x밤 광고를 하고 있었어요

여친이 저거 한번 사보자고 했는데 중학교때 겪은 트라우마 때문에 많이 꺼려졌죠

설득끝에 구매해서 여친이 발라줬는데 흉터가 조금이지만 가려지고 티도 안나는게 너무 신기했어요

자존감도 많이 올라가고 나름 즐거운 20대 보냈습니다

대신 단점이 안 바르면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밖에 나가는게 싫어지면서 점점 의존하게 되더라구요

지금은 30대 초반인데 아직까지 바르고 있고 바뀐게 있다면 나이가 드니 남들 시선을 신경 안쓰게 되네요

그래도 눈 마주치면 고개떨림 증상은 아직 있네요

특히 미용실에서요

흉터는 그대로 남아있지만 잘 지내고 있어요

치료도 해보고 싶은데 아직 엄두가 잘 안나서 이렇게 계속 살 거 같긴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