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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들도 가슴펴고 다니면 안되나요?

2005.05.17 03:08:56
조회 179 추천 0 댓글 8


저는 7살때 아버지 업무때문에 이집트에 갔다가 16살때 돌아와서 한국에는 그 누구하나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물론 학업기록도 전무해서 초,중,고등학교를 전부 검정고시로 통과했지요. 연고지라고는 부모님밖에 없어서, 부모님의 도움없이는 살아갈수 없는 전형적인 국제고아였습니다. 지난 7년간은 제게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이었고, 죽고싶을만큼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힘든시기를 거쳐 지금은 스물세살이 되었습니다. 저희 아버지 회사에서 이집트어 통역과 번역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과 회사 고참분들과 조금씩 소통하는것으로 사람과의 대화를 이어갈수 있지만, 불과 1년전까지만해도 일주일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였습니다. 한때 저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경쟁해가며 살아가야한다는 것이 너무 스트레스로 다가와서 신경정신과에서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무려3년간이나 치료를 받았습니다. 모든것이 무의미해 보이고, 삶에대한 미련이나 집착이 없어서 매번 죽고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누구하나 터놓고 말할 상대가 없어서 부모님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가까운 한국인인 고모님 집에서 매일 울거나 자거나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티비를 보면서 소일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왜 이렇게 기죽고 살아야하지? 단지 삶의 방식이 틀릴 뿐인데? 그런 생각을 하게된 이후로는 정말 내가 왜그랬을까 싶을정도로 마음이 자유로워지는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깨달았습니다. 사람에게는 피할수 없는 일때문에, 혹은 자신의 의지로하여금 보편적인 행동양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갖고도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충분히 살아갈수 있다는 것을요. 깨닫기까지의 너무나도 힘겨웠던 시간이 지나고 서서히 자신에 대한 가능성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내가 한국에서 할수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어딘가 나를 필요로 하는곳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곳저곳 자격증도 알아보러 다니고 가까운곳에서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 천천히 사회에 적응하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때이후로 조금은 부족했던 한국어와 밀렸던 공부를 하여 2년만에 초중고 검정고시를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운영하고 계시는 회사에서 이집트어 번역일을 맡고 있습니다. 16살부터 22살까지 제게는 도무지 표현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만큼 너무나도 힘겨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뼈아픈 고통과 시련을 겪은후에 성숙해지는것 같습니다. 저는 혼자남겨진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가슴펴지 못하고 사는가 묻고싶을때가 많습니다. 혼자서도 충분히 평범하게, 그리고 건전하게 살아갈수 있는데두요. 단지 다른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인 종양인것처럼 웃음거리가 되는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힘겨운 시간을 거쳐오면서 느끼게 된것이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 인간관계라는것은 우리가 느끼는것처럼 그렇게 깊고 넓은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간관계란 언제든지 맺어지고 찢어질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되면서부터 같은 사람을 만날때도 조금더 자신있게 대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서 주변인이 없다는것에 더욱 큰 상실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갑자기 사람들을 많이 사귀게 된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선에서 타협해서 나름대로의 인생을 성실하게 살아가는것, 그것이 제가 바뀐것의 전부입니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지요. 모든건 마음가짐에 달린거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업무시간 이외에는 주변에서 흔히들 말하는 왕따가 될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그 나름대로 받아들이고 혼자서도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갈수 있는 힘, 그것을 가진이상 제가 좌절하는일은 아마 없을것입니다. 저와같이 특수한 이유로 보편적인 삶을 살아갈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글이 아주 조금이나마 용기를 주는 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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