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 혐오한다. 초등학교시절 학급회의시간에 건의사항을 제시하라고 지명당한 나. 왠지 말없이 미소짓기엔 어색했고, 한편으론 튀고싶어했던 나 그동안 뽑아왔던 모범어린이대신 나쁜어린이, 악질어린이를 뽑아서 놀려주자는 사악한 발언을 한후 반 아이들의 집중포화에 넉다운되고 개망신당해 갈아논 토마토를 뒤집어 쓴듯 얼굴빨개진나 XX야! 그때 왜 날 지명했었니?(넌 5-7반 반장이었지...) 난 날 혐오한다. 5학년때 꽉붙는 타이즈를 몸소 입으시고 우리에게 댄스의 세계를 맛보게 해 주셨던 이XX 선생님! 둥글게 원을 만들고 파트너를 바꾸어가며 춤을 췄었지.... 여자애들 손 덥썩 잡으면 밝힌다고 놀림당할까봐 운동장에 버려진 하드막대기 주워 손잡길 거부했던 나 이런 촌티났던 나를 난 혐오한다. 졸업앨범에 씹다뱉어논 수제비같이 나온 나를 난 혐오한다. 내 친구 XX는 어찌도 그리 이뿌게 나왔는지...(새끼때 안이쁜 동물은 없다더니...) XX야! 고등학교때 xxxx라고 놀린거 미안해! 추잡한건 오히려 나였어! 사실 고등학교때   저 새끼는 머리 감는 날이 머리 깍는 날일지도 모를다는 주위의 의혹과 비아냥, 그리고 빈정댐은 순전히 나의 몫이었었지... 나이살먹구 아직까지 빈둥대는 내가 싫다. 이런 의미없는 글을 써갈겨 대고 있는 내가 싫다. 그리구 도서관에서 남몰래 찍어둔 여대생자리에다 쪼꼬렛 남겨두고 나오다 밖에서 남자친구와 얘기하는 그녀보고 헐레벌떡 다시 돌아가 쪼꼬렛 다시 주서담아오며 한숨돌리는 소심하고 븅신같은 이런 나를 나는 혐오한다. 이런 혐오스러운 나조차도 살아갈 수 있는 이 세상은 참...... 바다 같은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