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천은 구미호뎐에서 대단히 중요한 공간이다.

사람이 죽은 후 저승으로 가는 길에 있다는 강,

이연, 아음이 헤어지게 된 공간이며, 내세를 약속하게 되는 공간이다.

아무리, 백두대간을 다스리는 메이저 산신 이연도 함부로 갈 수 없는 절대적 공간.

횡단보도, 사람들이 찻길을 다닐 수 있도록 표시한 도로의 일부분인 공간.

이 곳은 마음대로 다닐 수 없다. 신호등이라는 존재가 지나가도 된다고 표시를 해줘야만 갈 수 있다.

함부로 지나가다간 자칫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연, 지아음, 두 연인의 세기의 러브 스토리는

바로 이 삼도천과, 현생의 삼도천= 횡단 보도를 건너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꺼 같다.

윗 글에서 삼도천도, 횡단보도도 난 애써서 "건너다"라는 표현을 자제했다.

두 공간을 동시에 말할 수 있는 동사가 "건너다"이다.삼도천을 건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실제 사전에서 이 두 단어를 검색하면 예시문으로 건너다라는 동사와 함께 쓰인다.

이 "건너다"라는 표현은 이연이 이무기를 끌어안고 삼도천으로 뛰어들어 의식을 잃어갈 때도 드러난다.

<인간과 구미호의 사랑 같은건 원래 이렇게 끝나기 마련이라고,처음부터 다른 세상에 속해 있던 우리였다.

사랑이란 두 글자를 징검다리 삼아 그녀가 사는 세상으로 "건너가고" 싶었다.

조금 더 같이 걷고 싶었다.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 장래 희망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지만

나의 죽음은 내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었던 한 인간에게 보내는 가장 뜨거운 연애 편지다.>

p.s 대사가 너무 좋아서 전체를 다 씀...'건너다'만 쓰면 될 것을 ㅋㅋ

비극적 과거에서 이연은 아음이 삼도천을 건너면 다시 볼 수 없기에, 그 강을 얼려봤지만

결국 영생을 살 수 밖에 없는 이연은 아음은 건너갔던 그 삼도천을 건널 수 없는 운명이었고,

그래서 600년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현재, 그들의 사랑이 온전하게 이뤄지기 위해서 건너야 했던 두 번의 횡단보도,

자신들의 지옥과 싸워서 겨우 돌아와서 첫번째 횡단보도를 건넜으며,

진짜 죽음이라는 대가를 치루고서야 두번째 횡단 보도를 건널 수 있었다.

요약하자면, 이들은 과거에는 건널 수 없던 인간과 산신,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지었던 삼도천이라는 공간을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로, 절대적 사랑으로 이 모든 걸 뛰어 넘어갔음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 현생의 횡단보도였던 것이다.

*이런 상징적인 공간인데... 이래도 갓단보도가 아니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