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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기념일, 날짜에 집착하는 모습에 대해.txt

DUP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02 08: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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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오직 나만의 생각이며, 그대들을 비난하기 위함도 아니요, 불편을 주려는 것도 아니며, 오직 최대한 진실하고 순수한 내 생각을 최대한 노력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름답고 진실하다 여기는 것을 느낀다면 그것에 영감 받아 그대들도 자신만의 아름답고 진실한 것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다. 그러므로 혹여나 불편하거나, 자신을 비난하는 것으로 느껴지거나, 괴로움이 느껴진다면 그저 뒤로가기 눌러서 거부하면 그만이다. 그것은 나쁜 것도 아니요, 좋은 것도 아니며, 지금 이 순간 맞지 않는 사람끼리 잠시 피해 괴로움을 줄이고 조화를 이루기 위한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나는 기념일을 챙기지 않는다.


명절을 챙기지 않는 이유는, 가족과 친척을 만나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는 표면 너머에 1년에 오직 며칠만 그런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암시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싶다면 언제든 훌쩍 떠나 만날 자유가 있음에도, 그런 세속적인 편견에 가두어지면 '곧 명절인데 그 때 가지'라며 자신의 자유를 타협하게 된다. 행위가 통제되면 감정과 생각의 자유도 통제된다. 난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가 크리스마스나 석가탄신일을 의식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굳이 그런 날이 없더라도 신적 존재, 현자, 희생, 지혜란 것에 대해 언제든 접근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내가 그러한 것을 생각하고 상상하고 누리는 순간 내가 그러한 존재가 될 자유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저런 인위적 기념일은 마치 내 자유를 속박하는 듯 느껴진다.

생일은 어린 시절부터 잊었다. 자신이 태어난 것, 삶과 죽음에 대한 접근은 언제나 가능하다. 생일에 충만하고 행복한 경우 마치 그러한 행복이 1년에 한번만 가능하다는 착각에 빠지고, 생일에 외롭고 불행한 경우 마치 내 존재가 가치 없다는 듯 착각하기 때문이다. 낳아준 부모에게 감사해야 한다, 반대로 삶이란 저주를 내렸다, 이런 이분법에 빠져 양 극단을 오가며 무한한 연산 루프 상태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송년회, 신년회 같은 개념, 2024년의 마지막, 2025년의 시작 따위 개념도 의식하지 않는다. 굳이 소중한 사람이 보고 싶다면 언제든 만날 자유가 존재한다. 그들과 관계를 애틋하게 느끼고, 소중하다 표현하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느끼는 것은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저런 인위적 관념은 나에게 그런 자유가 없다는 듯 자연스럽게 속인다.

굳이 송년회라 하면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이제 올 해도 '끝'이란 판단이 무의식 영역에서 내려지는 것이다. 그러면 불안과 우울에 눌려 부정확한 판단을 하게 되고, 보통 그런 상태에서 부정확한 판단의 기준은 세상이 강요하게 된다. '지난 1년 간 도대체 너는 뭘 했냐?' 따위의 자기 학대와 비난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내가 관찰한 결과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이런 만들어진 고통을 마주한다. '벌써 올 해도 끝이네...'란 탄식이나, '뭐 한 것도 없는데 한 살 더 먹었네...'와 같은 표현을 보면 명확하다. 그런 만들어진 고통이 견디기 어려운지, 대다수 한국 사람들은 한 해의 마지막을 술에 취해 고통을 잊으며 지낸다. 결과적으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행위를 하여 고통을 만들고, 그 고통을 잊기 위해 하는 일은 자기 몸과 정신을 망가트리는 폭력적인 행위인 것이다. 그것을 매 년 반복하니 '고통의 굴레'나, '윤회'라는 표현 외에 달리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인정에 이끌려, 1년에 한 번이라는 관념에 이끌려 내 자유를 포기하고 끌려간 그런 자리는 언제나 후회만 남았다.

이런 이분법에 빠지면 그나마 나아 보이는 선택을 하는 자도 그다지 형편이 좋지 않다. 과거의 것을 교훈 삼아 신년에는 더 나아지리라 다짐하는 사람들조차, 자신이 언제든 그러한 교훈을 얻을 수 있으며, 매 순간 다시 시작할 자유와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의 마지막에 와서 그러한 기회를 잠시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금연, 금주, 헬스와 같은 장대한 목표를 세우고, 대부분 실패하며 부정적인 경험을 강화하고, 자신이 하지 못할 것이란 자기 암시를 반복해서 걸게 된다. 1년에 단 한번 그런 연습을 했기에, 그는 계획하는 것도, 반성하는 것도, 다시 시작하는 것도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으므로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이런 기념일 따위에 속은 상태에선 마치 자신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듯 착각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은 이유를 알 수 없게 되는 상태를 견디기 어려워하므로 그럴싸한 이유를 만들어서 가져다 붙이며, 기대가 크던만큼 실망이 크고, 경쟁적이며 촉박한 불안 속에서 생성한 논리와 이유는 대부분 자기파괴적이고 자기비하적인 이유다. 이 시점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 개인은 스스로 무능함이나 나약함을 이유로 꼽는 것이다.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해돋이 따위 나거한 숭녀억남 문화를 보라. 그 시기에 세상이 규정한, 세상이 주입한 상태를 달성하지 못하는 여성들을 보라. 그녀들은 사무치는 외로움과 지독한 박탈감에 빠져 괴로워하고, 그 괴로움을 잊고자 창녀처럼 꾸미고 밖으로 나온다. 진실된 사랑으로 촉발한 행위가 아닌, 거꾸로 행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유를 만드는 이상한 인과를 가진다. 그리고 잘 되어봤자 원나잇 이후 오는 극심한 공허함과 우울감에 괴로워하며, 그것은 경험으로 쌓여 장기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파괴하고, 자신감을 잃게 만든다.

역설적으로 그런 기념일에만 피상적인 자기객관화와 관계를 고려하게 되어 실패한다. 평소에 꾸준히 연습하지 않았기에 결코 정확하지도, 발전적이지도, 성공하지도 못하는 방식인 것이다.

재밌는 사실은 언제나, 매 순간 자신이 원한다면 그러한 감정, 생각, 행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냥 명백한 사실관계로 그것은 가능하며, 그럴 자유와 자원이 존재한다. 불안을 느끼기보다, 그 반대인 자유로운 순간 나의 진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택하면 그만 인 것이다.




당신이 그러기로 마음먹었다면 그것을 막을 방법이 무엇인가? 세상에 자유로운 당신을 막을 무언가 존재하긴 하는가?

원래 자유로운 당신이 속박 되었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망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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