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행보의 시발점이었던 조국새끼 징역이 5년여 만에 완수되었다. 같은 날 윤석열은 칩거를 끝내고 대대적으로 공세로 전환했다. 전두환의 12.12 혁명 후 정확히 25년 만인 오늘, 조국과 윤석열의 대조적인 상황은 현 국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윤석열의 공세는 무모한 발악이 아니라 사후 계획이 이미 완성되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세로 전환한 거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논리적으로만 따지면”, 나는 윤석열 혹은 국민의 힘이 원하는 구도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탄핵은 이번 주에 가결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결론이 바뀌지는 않는다.

탄핵이 가결되었다고 가정해보자. 헌법재판소는 최대 6개월 동안 시간을 끌 수 있다. 현재 재판관이 여섯 명밖에 없으니 한 명만 반대해도 탄핵은 기각된다. 그렇게 반대할 사람도 이미 눈에 띈다. 법적으로 논리가 딸려도 시간을 질질 끄는 건 어렵지 않다. 나머지 다섯 명이 표결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야권과 국민은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을 빨리 임명하라고 독촉하겠지만, 현재 총리는 한덕수다. 재판이 빨리 진행되면 그에게 이익될 게 없으니 온갖 핑계를 대면서 임명을 미룰 수 있다. 그러면 야당은 그를 탄핵하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이 되겠지만, 그렇게 권한대행이 바뀌는 것 자체로 상당한 시간이 흐를 수밖에 없다. 최상목도 야당에 굳이 협조적일 이유는 없다. 여권과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또 탄핵하고 권한대행을 갈아치울 수도 있겠지만, 그때마다 시간이 걸린다. 이런 식으로 헌법재판관이 6명이라는 사실이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는다.

새 헌법재판관 임명에 4,5달 정도만 시간을 끌면 헌재는 시간에 쫓긴다. 6개월 시한을 맞출 수 없는 것이다. 아마도 6개월이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시간은 아닐 테니 시간이 더 지나서 어떻게든 결론이야 나겠지만, 그때는 이미 빨간 이재명 재판은 결과가 나와 있을 거다. 야당은 다른 후보를 내세울 수 있지만, 어쨌든 국민의 힘의 일차적 목표는 달성된다. 심지어 한덕수나 최상목, 혹은 다른 권한대행들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한다면 탄핵 재판은 친윤계가 원하는 1년 반, 혹은 윤석열 임기가 끝날 때까지 결론이 안 날 수도 있다. 도중에 경찰이나 검찰이 윤석열을 체포, 구속하여 내란죄 재판이 시작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재판은 3심제니 언제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란 혐의로 누명을 써 막다른 골목에 몰린 권한대행이자 동시에 피의자인 국무위원이 탄핵이나 다른 재판을 도와줄 리는 만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