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학원 문 앞에서 뻘소리 늘어놓으며
어떻게 여의도에 벚꽃 구경 같이 가고
처음 영화관 둘이 가면

그 기억으로 몇날 몇일을 떠들다가
아파트 초입에 서서 30분을 쓸데없이 말 돌리다
기념일 선물이라고 챙겨 받고선 기뻐하던 사랑

20대
혈기가 주체가 안되다 보니
임자 있는 데도
신입생 환영회만 가도 딴 마음 쉽게 들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뭘하든 늘 함께할 수 있는 짝이 생겨

서로에 대해 궁금한 것이 더 남지 않을만큼

탐구를 하고도
뭐가 모자른 것인지 밤 늦도록 부둥켜 안고 있던 사랑

30대
알만큼 알고 잴거 다 잴 수 있지만
서로 결례하지 않으려 선도 잘 지키면서
격려와 응원으로 하루를 챙기는
막연하지 않은

진짜 현실을, 진짜 미래를
함께 그리는 사랑


너고 나고 서로 다 했던 거잖아.
겪었던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후회하고 다짐하고 이해하고 .. 했던 것들인데.
뭐가 그리 억울하다는거야. 

왜 내 사랑이 성장해온 과정은 아름다운 추억이고
내 반려자의 그것은 추잡스런 야동의 일부와 같을 것이라고
함부러 생각하게끔 부추기니..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러운 때인데.

다 좋은 마음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