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이 대학생때 아빠 사업으로 개 쫄딱 망했는데

집에 빨간딱지 붙고 차압당하고 그런거 실제로 겪어보니까

생각보다 담담하게 받아들여지더라

엄마는 그냥 주부에 약간 자존심 상하는거 못하는 편이었는데

아빠 망해서 노가다판 알아본다 배탄다 하니까

조용히 공장이랑 식당서빙같은거 알아보고 그랬다

그래서 나랑 동생이 일한다고 그렇게 할필요 없다고 말하니까

니 아빠 충격받아서 당분간 일 못할텐데

내가 먹여살려야하지 않겠냐고 했다

빚 문제 때매 이혼해서 따로 살되 가끔 만나는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엄마가 내가 아빠를 사랑해서 결혼했고

여태까지 아빠덕분에 편하게 잘 살았는데

집이 이렇게 됐다고 어찌됏든 이혼을 하는건 아니다

아빠가 슬퍼할거다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 죽도록 일하셨던게 기억이 난다

작년에 가족끼리 다 일해서 큰 빚은 다 갚았고

이제는 여유자금 조금씩 모으고 있다

그때 참 많이 울었는데 아빠나 엄마 보면서 든 생각이

사랑이 중요하구나랑

나는 저런 와이프랑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까 두가지였다

설거지론이 나온게 결혼에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데

현재의 처지를 더 낫게 만들기 위해서 결혼했기 때문에

그 이후가 불행하고 위기가 닥쳤을 때

쉽게 헤어지는게 다 사랑이 없어서 아닌가 싶다

올드한 감성이라도 평생 보고 살아야 하는데

최소한 사랑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랑이란 감정은 식을지 몰라도

정이나 애틋함으로 남는다고 생각한다

이젠 뭐 그런게 씨알도 안먹힌 세상이 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