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짝,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고속도로 속
후줄근한 4인용 차량 안에서
의기소침한 태도로 커피를 홀짝이는 기분을 아는가?

습관적으로 킨 라디오 속 울려퍼지는 구닥다리 발라드 노래에서
그는 왠지모를 환멸감을 느낀다.
그러나 "씨발, 뭔놈의 노래가 다 똑같아?"라고 거친푸 념만 늘어놓을 뿐 굳이 다른 주파수로 바꾸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

'너가 자주가던~ 그 술집에~'
20대들의 목적없는 열렬한 사랑을 표현하는 구절은 그의 갈라진 마음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다들 그렇듯이,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부모의 닥달에 지쳐 결혼한 그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기와 함께 가족을 이루었다.
그의 수동적인 회사생활과 과묵해진 말투는 가족의 풍족한 삶을 위한 일종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즘따라 그는 무엇을 하든간에 의욕 자체가 느껴지지 않았다.더더욱이 최근 그가 회사 신입사원들의 예쁜 사내 연애 장면을 목격한뒤, 왠지 모르게 부럽다는 생각과 함께 질투심이 가득 솟아올랐다.

마치 열에 뻗친 사람처럼 목에 과도하게 솟구친 핏대는 그에게 아주 좆같은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듯 했다.

회사 퇴근 직전, 인터넷 서핑을 하던 한남은 자신이 자주 접속하는 축구게임 커뮤니티에거 한 보혐글을 접한다.
어이가 없는 것인지, 팩트를 맞아서 그런지 평소에 하지 않던 비하용어를 구멍이 뚫린 듯 개워내기 시작했다.

"좆같은 도태한남들, 너네.결혼은. 할수 있냐?"

퇴근 후에 나의 아내의 모습과 겹쳐지는 사진 속 걸레녀에
그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