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이거나 보고 가자.txt

연세생명(211.228) 2010.11.11 13:01:14
조회 452 추천 1 댓글 2


나는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서 나의 하루를 반성했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씻고, 물 한 잔 마시는데 - 10분.

제일 싫어하는 과목 공부하고 - 1시간.

먹고 - 10분.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 걸아가면서 아침에 공부한 내용 생각하고 ) - 5분.

버스 안에서 국어 교과서 외우고 - 30분.

학교에 가자마자 아침에 공부한 내용 다시 보고 - 20분.

아침조회 시간에 영어 단어 외우고 - 30분.

1교시, 수업 내용 스스로 외워 가면서 공부하고 - 50분.

쉬는 시간, 수업시간에 공부한 내용 복습 - 10분.

2, 3, 4교시를 1교시처럼

점심시간, 점심 빨리 먹고 - 10분.

남은 점심시간 1,2,3,4교시 복습 - 40분.

5,6,7,8교시, 1교시와 마찬가지로

수업끝난 뒤, (실컷, 집중적으로) 놀고, 먹고 - 1시간.

씻는 시간 - 10분.

다시 책상에 앉아서 5,6,7,8교시 복습 - 1시간.

계획했던 공부 - 4시간.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오늘 외운 공식 다시 상기하고 - 30분.

집에 도착해 책상에 앉아서 하고 싶은 공부 - 2시간.

나는 이렇게 매일 18시간 이상을 공부에 매진했다.

잠자리에 들어서 나는

그날 내가 한 것을 반성했지만,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은

" 시험 점수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 " 는 아니었다.

" 오늘, 나는 나의 청춘을 제대로 살았는가 ? 나의 인생의 소중한 시간 중에

무의미하게, 무의식의 상태로 쓰레기처럼 버린 시간은 몇 분이나 되는가 ?

오늘의 모든 시간이 정녕 나의 의식과 함께 했는가 ?

모든 시간의 주인이 진정 < 나 > 였는가 ? "

나는 나 " 한석원 " 로 오늘을 살았는가, 라는 이 질문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에게 던졌다. 매일 냉정하게 반성을 해도 버려진 나의 시간은 언제나 한 시간 이내였다.

나의 고3 시절은 인생에 있어 그 어떤 시절보다

내 자신에게 충실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시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 전 세계의 수험생 중에서 누구도 그때의 나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수는 없다 !

더 하는 인간이 있다면 아마도 그는 인간이 아닐 것이다 ! "

말도 안 되는 자부심이지만,

이것은 지금도 나에게 큰 힘이 되는 자기 확신 같은 것으로 남아 있다.

나는 모범생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3이 되었을 때, 다른 수험생처럼 큰 숙제를

떠안은 듯 걱정이 많았다. 그때까지 하고 싶은 것만 열심히 했던 나쁜 습관때문에

수학과 물리를 제외하면 제대로 공부해 본 과목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대학은 한 과목만 보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피할 데가 없었다.

내가 택한 방법은 수학과 물리를 제외한 전 과목을 정면 돌파하자는 것이었다.

좋은 책을 골라 공부하겠다고 생각하는 시간도 아깝다고 여겼다.

나는 무조건 책을 한 권 골라잡았다. 그렇게 한 권을 붙잡으면 싸우고 또 싸웠다.

그 책에서 모르는 것이 단 한 줄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복습에 또 복습을 했는데,

그렇게 전 과목을 한 권씩 독파하고 나니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다.

남들은 몇 권씩 문제집을 푼 상태였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개념조차 없으니 풀 수 없을 것이 분명했으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고나 할까.

5개월이 지난 뒤에는, 이제 완벽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전 과목 참고서를 또 한 권씩 샀다. 이때는 처음 봤던 책을 옆에 두고,

그때 공부할 때 메모해 두었던 요점을 읽어 보며 문제를 풀었다.

두 번째 책을 보는 방법도 처음과 다를 바 없었다.

전 과목에 걸쳐 단 한줄도 모르는 부분이 없어질 때까지 독파하자.

이번에는 두 달이 걸렸다.

세 번째 책을 사서 맨 처음 봤던 책의 메모를 보면서 전 과목을 보는 데 한 달.

네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2주.

다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여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일곱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여덟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이렇게 하고 나자 이제는 서점에가 봐도 더 이상 볼 책이 없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에서 모르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아직도 시간은 한 달이나 남아 있었다.

한 권의 책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대해 쓰려 했는데 몇 줄에 끝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단순한 방법이라서 수험생들이 쉽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몇 줄의 방법대로 공부하느라

나는 손가락의 근육이 잘못되었다.

학원에서 나를 본 학생들은 알겠지만 나는 연필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연필을 잡는 것처럼 잡으면 힘의 균형이 무너져 글씨를 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내가 연필로 문제를 푸는 것을 처음 보는 학생들을 매우

당황해한다. 이상하게 손가락을 꼬아 가며 나만의 방식대로 연필을 잡으니 말이다.

보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일이지만 내게는 내 인생의 치열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 자랑스런 불편 " 이다.


나는 이만큼 치열하게 공부를 하면 뇌의 구조가 바뀐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머리가 나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만큼 노력한 사람이라면

생각의 질서가 바뀌게 되어 있다.

생각의 질서가 바뀌고 생각의 폭과 깊이가 바뀐 사람은 문제를 읽고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과 속도가 바뀐다. 그래서 성적이 바뀐다.

 

 

점수 몇점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만큼 바뀐다.

전교 500명 중 300등이었던 사람이 전국의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점수를 받을 수 있을 만큼, 그래서 원하는 대학은 어디든 갈 수 있을만큼 바뀐다





한석원-서울대 공대 졸업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3399 야, d3a 컴온 된다 ㅋ f22(121.176) 10.11.12 22 0
3398 어제 G20 팸 있냐 20살 [7] f22(121.176) 10.11.12 102 0
3397 잉여왕보고 공부해서 대학가자! ■■달링달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503 0
3395 사탐 과목 추천해 준다 [16] ㄹㄹ(121.190) 10.11.12 347 0
3393 재통령 각하 계십니까 [1] 김불알(116.42) 10.11.12 43 0
3392 재수해봤던사람인데 경험담 써줄게 [3] ㅈㅈㄷ(122.128) 10.11.12 322 0
3391 형들 상근하면서 재수해서 좋은 대 갈수 있을까 ㅠ 도와줘! [3] 상근이(61.80) 10.11.12 160 0
3390 재갤 유입종자임 ㅠㅠ 존경하는 수재갤님들 봐봐 [7] 93고3(58.230) 10.11.12 145 0
3389 근데말야 수능을 1년만에 승부걸자신이없으면... [2] 수능이란(211.59) 10.11.12 228 0
3388 여기는 재수생들의 장소입니다. [2] LY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67 0
3387 지금 재수할려고 하는 현역들에게.txt [1] ㅈㅈㄷ(122.128) 10.11.12 182 0
3386 ㅠㅠ 형아 힘내세요 독재찬양론자(121.190) 10.11.12 42 0
3384 자살하고싶다... 나 26살인데..수능5번치고..고졸...(상담바람) [6] ㅠㅠ(211.197) 10.11.12 2203 1
3383 독재 해서 성공한 사람이 없다고??? [5] 독재찬양론자(121.190) 10.11.12 271 0
3382 재종반 가지마라 [3] 독재찬양론자(121.190) 10.11.12 212 0
3381 재수 삼수하는 애들봐라 [14] 행복은성적순이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604 0
3379 형들 저 재수할라고요... sky.. 혹은 최저 중경외시는 가야겠어요 [7] 예비재수생(123.143) 10.11.12 225 0
3377 등급 따기좋은 과목 추천좀용 [6] asdad(58.225) 10.11.12 135 0
3376 재수하면 이렇게 된다 로시츠키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152 0
3375 재종반가지마라 [4] ㄹㄹ(121.190) 10.11.12 241 0
3374 독재 성공하는 비법 ㄹㄹ(121.190) 10.11.12 143 0
3373 재수하지말고 해외취업해라 [1] ?(111.118) 10.11.12 115 0
3371 재수갤 포텐 폭발 일주일 전 [2] (58.236) 10.11.12 362 0
3370 ★☆★☆★☆★☆★★☆★☆★☆★☆★수능 D-370★☆★☆★☆★☆★★☆★☆★ [1] BTTT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62 0
3367 재갤러들아 내년에 22살되는 예비 사수생인데 군대 연기 가능하지????? [1] 공자수(221.154) 10.11.12 317 0
3366 아 ㅅㅂ 수시대학 줄줄이 떨어지네 [4] ㅇㅁ(110.12) 10.11.12 174 0
3365 님들 6일남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함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210 0
3364 요즘나오는 정석이 40년전꺼랑 똑같은문제? 어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71 0
3361 1년 금딸 성공률 = 독재 성공률 [6] 1212(119.148) 10.11.12 409 0
3360 내가 고1,고2때만해도 수학8,9등급받고 개막장짓하던놈이엿는데 [1] 레피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285 0
3359 D-364 ㅇㅇㅇ(59.12) 10.11.12 44 0
3358 어제 연경되냐고 물어본 사람인데 ㄴㄴ(219.251) 10.11.12 66 0
3357 지금 현역들 걱정많지? 뭐좀그렇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91 0
3356 원래 열심히 하는 사람은 뭐든 다 잘하나봐 플라토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79 0
3355 ★[재통령令]★ 11월 20일(토) 신촌 정모!! 6시 유플렉스 위 [3] 흰둥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120 0
3354 재수하면 늘어나는것들은 [3] ㅇㄴㅁ(122.128) 10.11.12 246 0
3352 내가 지금까지 재수생활 플래너를 3월부터 쭉봤는데 `조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156 0
3350 학원다니면 좋은점 [1] `조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120 0
3348 니들이 얘들처럼 금딸가능성이 있겟냐? [2] `조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1.12 771 0
3347 안녕 범죄자들아 후배위로(211.202) 10.11.12 29 0
3346 뭐냐 이 병`신같은 갤러리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ㄴㅇㄹ(116.37) 10.11.12 49 0
3345 독재생각있는새끼들봐 11111(58.120) 10.11.12 115 0
3344 내얘긴 아니고 재수 같은반 sky 경영간애 공부한거 알려줌 [1] 재수라니시발(124.254) 10.11.12 241 0
3343 재수할생각있는사람은꼭봐라 [3] 11111(58.120) 10.11.12 189 0
3342 내년 수리 뭐가달라짐? [4] ㄷㅈ(122.34) 10.11.12 181 0
3339 재수생해봤던 사람으로 삼수한다고 하는애들 [1] ㅇㄴㅁ(122.128) 10.11.12 129 0
3338 재수생활좀알려주셈 ㅋㅋㅋ [6] 늅늅늅(58.120) 10.11.12 212 0
3337 재수학원 다니면서 주말알바 하면 [38] 오리고기(125.140) 10.11.12 283 0
3336 진짜 진지하게 재수하면 어떤생각듬?? [6] 1(118.47) 10.11.12 213 0
3334 독학재수 1년 비용 얼마면 되냐? [2] 눈팅갤러(219.250) 10.11.12 36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