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시절 기억나는 일들 몇개

xym

2010.11.05 09:45:21

조회 335 추천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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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자친구

20살

당시 반수 준비중이었던 나는 여자친구가 생겼다

나보다 2살 어렸다.

근데 당시 난 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얘는 존나 외로워했다

문제는 난 연대 갈거야 라고 빡공중이던 시절이라

왠지 다 귀찮고 될 대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걔가 헤어지자고 하자마자

알았음 하고 연락을 다 끊었다

근데 한동안 연락이 계속 왔다

아마도 헤어지자는 말은 걍 떠본 얘기인 거 같았다

하지만 결심을 끝낸 난 밤늦게까지 공부하다 문자나 전화 받으면

우리 이미 끝난거 아니냐고 말하고 매몰차게 끊었다

어느 날 부터 연락이 안 왔다

지금 생각하면 씨발 내가 미쳤었지

난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자친구가 없다

니들은 그러지 마라

2. 담배

독재생이라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근데 문제 한 2~3시간 존나 풀고 나서 바람 좀 쐬러 나올 때마다

바람 쐴 만한 곳에는 흡연자들이 있었다.

난 담배연기가 죽도록 싫었기 때문에 처음엔 아 좆같네 하고 생각했는데

바람쐴때 가만히 멍 때리면서 노래 듣고 있는 것도 점점 지루해졌다

그러다 아는 선배를 만나 얘기하는데

그 선배가 담배를 뻐끔뻐끔 피면서 얘기하더라

형 그거 왜 펴요? 하고 물어보니까

니가 해봐. 한대 줄까? 하고 농담처럼 묻길래 ㅇㅇ 하고

받아서 피워봤는데

아오 씨빨 짱이더라

그때부터 담배는 내 재수 생활의 유일한 낙이 되어줬다

문제가 존나게 안 풀릴 때

모의고사나 파이널 1회분량 싹 다 풀고 기분 전환할 때

공부 다 끝내고 집에 가면서 \'난 할수 있어\' 라고 자기최면 버프 넣을 때

그 외에 기분 좆같을 때

모의고사 점수 좆망해서 절망했을 때

도저히 해도 해도 끝이 안 보여서 죽고 싶을 때

자취방에서 혼자 살면서

여친이랑도 헤어지고

부모님이랑은 가끔 한달에 한두번 얼굴보면서 공부했던 내겐

유일한 위로가 됐었다

근데 니들은 피지 마라

3. 살

내가 현역때 수능보고

대학교 다니는 동안 할 게 없어서 살을 뺐었다

내 키가 173인데

키 - 110 이 제일 이상적인 몸무게라길래

대충 73kg쯤에서

63kg까지 뺐었던거 같다

50kg 대 찍고 싶었는데 실패했음

아무튼 그땐 훈남 소리도 잠깐 듣고

생각해보니까 여자친구도 그때 생겼다

근데 반수하면서

스트레스 때문에 개 폭식했다

라면은 기본적으로 3개씩 끓여먹고

비빔면은 4개 끓여먹은 적도 있었다

하루에 그런 식으로 한 4끼 먹은 거 같다

그렇게 게속 꾸역꾸역 쳐먹다보니

속은 속대로 병신되고

살이 3개월만에 15kg정도 쪘다

수능 바로 다음날이 신검이었는데 80정도 됐으니까

수능 끝나고 밤에 친구들을 다시 봤는데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돼지가 될 수 있냐고

넌 성적을 위해서 악마에게 영혼을 판게 분명하다고 하면서 존나 놀렸다

그리고 올해로 3년째인데 살이 빠지질 않는다

너희는 그러지 마라

p.s

아오 출근해서 할 게 없네 팀장은 건강검진 받으러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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