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김종문의 진심 합심] 폼이 정녕 문제일까, 김서현의 폼과 권희동의 폼

바람돌이 (210.220) 2024.07.15 08:10:01
조회 473 추천 16 댓글 7

폼(form)에 대한 4개의 이야기입니다.

젊은 유망주 투수 A는 원정 경기에서 공을 던진 날이면 울면서 호텔 방으로 갔습니다. 담당 코치의 방으로 호출받은 뒤였습니다. 그해 유독 안 좋기도 했지만, 단지 경기 내용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폼을 교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도 높은 질책도 따랐고요. 

코치는 열정적이었습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폼을 바꾸며 결과를 내려 애를 썼습니다. 일과 이후에도 A를 부르고, 때론 다그치면서 가르치는 코치에게 구단의 평가는 좋았습니다. 선수는 그 과정에서 이렇게 저렇게 폼이 바뀌어 갔습니다. 그 코치와 헤어진 뒤에도 A는 자기 폼에 상당히 예민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왜 그럴까 저는 짐작만 할 뿐입니다.

NC 다이노스의 외야수 권희동이 배트를 잡을 때 그의 오른손은 복싱 선수가 펀치를 날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요즘에는 현악기 연주자 같다는 소리도 나옵니다. 2013년 입단 때부터 폼의 큰 틀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무명의 하위 라운더 출신인 그가 자신의 특별한 폼을 간섭받지 않고 간직한 데는 출신 대학 감독님이 역할을 했습니다.

권 선수를 포함, 그해 경남대에서 세 명의 선수가 다이노스에 뽑힙니다. 같은 지역 프로-아마팀으로서 연습 경기를 자주 했으나 신인 입단을 계기로 대학에서 정식으로 인사를 옵니다. 당시 경남대 김용위 감독이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님을 찾았을 때는 가을 캠프 중이었고, 졸업 전에 합류한 권 선수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대학 감독이 마치 스카우트처럼 선수의 특장점을 프로 감독에게 조곤조곤 설명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프로 코치들이 신인 선수의 폼을 만지는 걸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제자의 진면목을 소개하는 그 모습이 프로 감독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김경문 감독은 김광림 타격 코치를 불러 지시합니다. “저 친구 타격 폼은 손대지 말고 당분간 지켜봅시다.”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오른 테니스 선수 세리나 윌리엄스가 7살 때 일입니다. 세리나는 1988년 LA 근처 롱비치에서 열린 테니스 클리닉에 언니 비너스와 함께 참가합니다. 여자 테니스의 전설, 빌리 진 킹이 주최한 행사였습니다. 

12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한 대규모 강습회였는데 자매는 단연 두각을 나타냅니다. 특히 세리나의 서브에 감탄한 킹은 “하나도 손대지 마(don’t change a thing)”라며 세리나와 가족들에게 당부합니다. 2022년 8월 세리나의 은퇴에 맞춰 킹은 당시를 회상하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합니다. 저는 처음엔 이해가 안 됐습니다. “이게 말이 돼? 얼마나 대단했길래, 어떻게 될 줄 알고 그때 폼을 바꾸지 말라고 한 거야?”

한화 이글스의 2년 차 투수 김서현 선수는 최근 서울고 시절의 ‘와일드 씽’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에 대한 김서현의 말이 놀랍습니다.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많이 헤맸다. 고등학교 때와 지금 폼이 90% 정도 같다. 돌아보니 아깝기도 하다. 원래 폼으로 계속했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동안 프로에서 지도한 코치에겐 직격탄인 셈입니다.

여기엔 시즌 중 한화 감독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의 선택이 있었습니다. “투구 자세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 있게 던져라. 복잡한 생각을 버리고 너의 재능을 보고 싶어 하는 팬을 생각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선수와 팀, 코칭스태프가 우선순위를 이제야 확실히 정리한 것 같군요.

폼은 영원한 숙제입니다. 유행을 탑니다. 야구도,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좋은 폼이 부상을 막는다는 말도 있었으나, 최신 이론에선 오히려 움직임의 변동성을 장려(롭 그레이의 저서 『최고의 움직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합니다. 특별한 폼이 천부적인 재능의 발현일지, 잔재주가 만든 습관일지 처음부터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앞에 나온 4개의 스토리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술에 앞서, 개성과 그렇게 자란 맥락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느냐입니다. 선수는 부딪히면서 부족함을 스스로 깨닫습니다. 바꾸지 말라고 해도 필요하면 바꿉니다. 세리나의 서브가 7살 그때 그대로였을까요. 킹은 사실 그녀의 스타일과 기질을 지키도록 돌봤습니다. 신인에게 더 필요한 코칭은 훌륭한 방패, 가디언의 존재일지 모릅니다.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성별이 바뀌어도 인기를 끌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8/12 - -
8095728 도태훈 이 꼬리지인데 데이비슨 빠진 상태에서 쓰기도 뭐함 [3] 엔갤러(211.235) 16:29 140 1
8095727 이러면 내년에도 돌돌딸 확정이네 엔갤러(118.235) 16:28 21 0
8095726 “이준호는 어제 경기를 포함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 엔갤러(223.38) 16:28 115 2
8095725 지금 수술시키는게 맞지않냐 상식적으로? [5] ㅇㅇ(39.113) 16:28 113 0
8095724 그래서 진짜 강송김은 언제 나가는거냐 [1] 엔갤러(106.247) 16:27 40 0
8095721 프론트 진짜 내년 시즌구상은 개나 준거냐?? 엔갤러(182.31) 16:26 60 0
8095720 난 너네 이해 못하겠다 [4] ㅇㅇ(203.248) 16:26 191 9
8095719 어제 류진욱도 발목 아프다카는데 그냥 던지게햇다며 ㅇㅇ(58.228) 16:26 42 1
8095718 아니 시발 꼴찌를 향해 달려가는데 왜 참고 뛰게하냐 ㅇㅇ(58.228) 16:25 25 4
8095717 김재열 괜히 남아 있는 필승조라고 남은 경기 ㅈㄴ 갈 것 같지 않냐 엔갤러(118.235) 16:25 27 0
8095716 너무 잘 만들어서 배신감 든다는 거 ㅇㅇㅇㅇㅇ(175.202) 16:24 101 0
8095715 본인이 미루면 어쩔 수 없지 엔갤러(39.7) 16:24 32 0
8095714 이렇게된거 내년엔 신인들키우고 [2] 엔갤러(61.77) 16:24 69 0
8095713 씨발아 구단이말려야지 이걸계속뛰게하네 ㅇㅇ(39.113) 16:24 36 0
8095711 너네팀팬들이 볼땐 크보에서 신인선수 잘뽑는 스카우트 팀 세팀을 뽑자면 어 [1] 최강무적LG쌍둥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3 39 0
8095708 김수윤보다 오영수가 볼삼비가 좋다 [2] ㅇㅇ(222.98) 16:23 112 0
8095707 오늘 우리 프차 딸기 선발이다. 엔갤러(118.235) 16:22 21 0
8095706 오늘 10연패하면 기록인데 이벤트 안함? ㅇㅇ(211.244) 16:22 16 1
8095705 너네 신민혁 토미존하면 내년에도 오기 힘든거 아님? [2] 최강무적LG쌍둥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2 125 1
8095704 개엔시 안보고 겆꼴 볼 엔붕이는 개추 [1] 엔갤러(59.17) 16:21 47 0
8095703 오승환 안지만은 수십억씩 벌었을건데 왜 계속일함? 엔갤러(218.154) 16:20 21 0
8095702 김한별 왜 말소임? [3] ㅇㅇ(118.235) 16:20 173 0
8095701 오영수 퓨처스 말소인데 오늘 벤치임? [2] 엔갤러(211.104) 16:19 108 0
8095698 신민혁 팔꿈치 문제 시즌 후 해결.twt [13] 함마대로아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8 416 2
8095697 퓨처스 2할 4푼짜리를 1루수로 쳐 쓰네 ㅋㅋㅋ [1] 엔갤러(218.155) 16:18 116 1
8095696 9연패 개엔씨 올해의 수확 엔갤러(211.251) 16:17 68 4
8095695 솔직히 영수도 엔갤러(118.235) 16:17 45 0
8095694 김광현 인생경기 한 날 데이비스 끝내기 홈런 왜 쳤니~ ㅇㅇ(118.221) 16:17 38 0
8095693 근데 우리팀 이렇게 성적 좃박고 연패하면 감독 교체 ㅇㅇ(211.244) 16:17 25 0
8095691 변하율 치어리더 물바가지 몸개그 영상 야갤러(211.44) 16:17 33 0
8095690 ㅋㅋㅋ 쓱 이기겠다고 지랄발광쳐하다가 ㅋㅋ 부상으로 나락감 [2] ㅇㅇ(118.221) 16:16 100 2
8095689 겆) 이시발 너네 왜 우리 바로 위까지 왔냐 [6] ㅇㅇ(106.101) 16:15 161 1
8095688 손아섭 100안타도 끝난건가 엔갤러(175.207) 16:13 50 0
8095687 김수윤보다는 최보성이 감 좋아서 [5] 엔갤러(118.235) 16:13 119 1
8095686 영규는 ㅅㅂ 뭐하냐고 [6] 엔갤러(211.234) 16:12 356 16
8095685 오영수 ㅂㅅ같은기 김수윤한테도 밀리노 [1] ㅇㅇ(106.101) 16:12 83 0
8095684 마아아아아아아아홍 ㅋㅋㅋㅋ ㅇㅇ(27.162) 16:12 14 0
8095683 올해 이팀에서 기대할건 데이비슨이랑 하트뿐인데 [2] 엔갤러(175.207) 16:11 89 0
8095680 쥐) 야 오늘은 우리가 홍어 존나 팰게 ㅋㅋ [7] 엔갤러(106.101) 16:11 135 0
8095679 어차피 조진거 우영우랑 김휘건 올려보지 엔갤러(175.207) 16:10 30 0
8095678 우타 대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올리긴했네 엔갤러(118.235) 16:10 30 0
8095677 칩) 연패팀 이기는게 마음이 편치는 않다 [2] 엔갤러(175.127) 16:09 84 0
8095675 오영수를 3루수로 키워야함 [5] 엔갤러(175.207) 16:08 133 1
8095674 타 ) 너네는 앓는소리를 왜케하냐 [2] ㅇㅇ(211.234) 16:08 149 0
8095673 우영우는 30이닝 안채우려고 안쓰는건가 [6] 엔갤러(175.207) 16:07 126 0
8095671 똥재학 칩성상대 방어율 9.64라던데?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엔갤러(58.29) 16:07 85 0
8095670 소고기 말소 ㅅㅅㅅㅅ [3] 엔갤러(211.48) 16:06 203 0
8095669 김수윤쓸바엔 오영수쓰지 ㅋㅋㅋ [6] ㅇㅇ(106.101) 16:06 168 5
8095668 이대호이승엽 같은넘들은 평생놀돈30대에 다벌어놓고 왜 그후로도 일함? 엔갤러(218.154) 16:06 24 0
8095667 칩성새끼들 눈치없이 이런날 짐 엔갤러(175.207) 16:06 4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