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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역사모바일에서 작성

ㄹㅈ(120.50) 2014.08.21 03:57:37
조회 610 추천 20 댓글 2

언제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정해놓았다.

아무리 화가나고 괴로워도 모든것을 눌러참고 문제해결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왔다.

감정에 따라 되는대로 행동하는것은 열등하다고 입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생각해왔으며 열등하지 않도록 나름 잘 해왔다.


근데 나도 별 수 없었다. 질투심을 못참고 화를 내버렸고 어떻게 이 상황을 만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생각하면 한심해서 견딜수가 없는데 왜 그 때에는 자각하지 못했던걸까.

감정때문이다. 감정때문에 언제나 손해를 본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모든사람이 여러 감정들을 가지고 사는것은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임이 틀림없다. 누군가로부터 해를 입었을때 분노가 이는것은 그 분노가 복수로 이어지도록 돕기 때문이고 그 행동을 통해 주위 사람들은 저 사람은 함부로 건들면 안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질것이다. 질투심을 통해 배우자를 통제하여 자손을 남길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고통과 슬픔을 통해 하지 말아야 할 상황을 피하고 주위로부터의 연민을 얻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대에서는 감정의 의미가 좀 다른것같다. 여러 복잡한 원인들이 있겠지만 쉽게 떠오르는 이유로 교육 수준의 향상 과학 문명의 발전이나 공권력의 등장 같은것으로 스스로를 지키는 것에 있어 감정이 꼭 필요한것이 아니게 되었다. 오히려 방해가 된다. 어떤 행동이 가장 이익이 될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감정에 따를 이유가 뭔가. 사회적 으로도 그렇다. 화내지 않는 사람은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로 여겨지고, 질투하지 않는 사람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사람이며 슬퍼하지 않는 사람은 믿을 수 있는 강한 사람이다.

즉 감정은 굵은 체모나 강한 턱과 같이 구시대의 유물로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들도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름으로써 먼 미래의 향상된 인간이 될 수 있다.

먼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기쁨이 없지만 슬픔도 없는 사회. 어차피 이 세상에는 기쁨보다 슬픔이 지배하고 있으니 매우 남는장사다. 서로에게 끼칠 감정적인 피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윤리적인 대원칙 하에서도 기존보다 훨신 자유로운 행동과 사고가 가능해지고 인류의 진보는 몇단계 앞당겨질것이다.



미갤러라면 한번쯤 보았을 영화 이퀼리브리엄에서는 감정이 통제된 사회를 필연적인 전체주의 사회로 묘사하여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다. 위의 내용과 이어서 생각하면 이는 민중해방을 원하지 않는 커튼뒤 세력의 비겁한 방해선전공작물임이 틀림없다. 먼 미래에는 정의가 지배하는 새로운 질서계가 탄생하여 이런 영상물은 악의 세력에 의해 제작된 교묘한 선전물로 기록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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