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서방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위험한 대립의 길로 끊임없이 치달려가고 있다. 동부 우크라이나에서의 충돌이 몇 주 안에 격해질 것이고,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러시아 경제 제재가 다음달께 예상된다. 긴장감은 높아지지만 이건 아직 새로운 냉전은 아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우선 미국과 유럽은 절대 러시아만큼 우크라이나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옛 소련이 아니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소련의 이념적 매력, 군사력, 외국과의 동맹을 결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나선다면 새로운 냉전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경우 강대국 간 충돌 위험은 현저히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은 더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제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정책 방향을 바꿀 수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궤도에 두고 궁극적으로 그가 구상하고 있는 `유라시아연합` 주요 멤버로 합류시키자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유라시아연합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를 포함하는 경제 연합이다. 푸틴은 이를 정치ㆍ군사적 연합으로 전환시키고 싶어한다. 

유라시아연합을 완성하기 위해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것을 막아야만 한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혼란을 초래해 지방정부가 국가의 외교통상 정책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는 방법으로만 달성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분쟁의 승리자는 중국이다. 우크라이나를 놓고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의 골이 깊어질수록 러시아는 아시아, 특히 중국에 기댈 것이다. 

지난 5월 러시아와 중국은 몇 년간 지지부진했던 4000억달러 규모, 30년 기한의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푸틴은 미국과 유럽에 러시아가 또 다른 상업적 옵션이 있다는 걸 보이며 그가 원하던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 중국은 러시아 에너지의 장기 공급권을 얻었으며 러시아와의 다른 모든 경제적 협상에 대해 큰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당장은 중국이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EUㆍ미국과의 관계 훼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중국의 야심 찬 국내 경제 개혁을 위해서는 지속 성장을 하는 데 핵심적인 국제 관계의 안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밀접하게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서방은 안보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쏟아야만 한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를 구석으로 모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더 걱정되는 시나리오는 중국 개혁 프로그램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서 국내 불안전성이 커져 중국이 외국과의 분쟁을 결정해야만 하는 경우다. 

중국이 분쟁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가장 큰 건 일본이다. 남중국해에서 베트남ㆍ필리핀과의 충돌도 밀어붙일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미국의 대응을 이끌어내 미국과 중국 간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 중국ㆍ러시아 연맹이 공식화할 가능성은 가까운 미래에는 없어 보인다. 두 국가 모두 서방 경제와 투자자들에게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없고, 러시아와 중국 간에는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역사적인 불신이 있으며, 중앙아시아 정부들과 자원을 두고 러시아와 중국은 경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중국 상황이 변하거나 우크라이나 또는 중국 인근 해에서 분쟁이 일어난다면 바뀔 수 있다. 이건 몇 개월, 몇 년을 두고 주시해야 할 위험이다. 

[이언 브레머유라시아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