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구니 스님이 이른 봄날 수행에 나섰습니다. 하룻길을 꼬박 걷다 보니 날이 어두워져 이 집 저 집 문을 두드리며 하룻밤 묵기를 

청했지만 거절 당했습니다. 스님은 서러움이 복받쳐 올랐습니다. 여자 몸으로 수행에 나섰건만 하룻밤을 묵게 해주는 집이 하나도 

없다니….

  박정한 마을의 인심을 한탄하면서 남의 집 나무 아래 찬 이슬을 피하면서 노숙을 하게 됐습니다. 잠을 자던 중 스님은 한기를 느끼며 

일어났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잠을 청하던 벚꽃나무의 벚꽃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피어오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피어 있는 꽃은 보았지만 꽃이 막 피어오르는 모습을 처음 본 그녀는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만약 노숙을 하지 않았다면 이 아름다운

 광경도 보지 못했겠지요. 스님은 어젯밤 자신을 재워주지 않았던 마을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습니다. 모든 원망과 한탄이 

사라졌습니다. ‘아!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얻어지는 것이 있구나.’

  유명한 선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도(道)는 거래이다. 다만 정직한 장사일 뿐이다.” 천지일체가 모두 장사입니다. 수증기가 

올라가야 비가 내리고, 물과 태양빛이 있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은 에너지와 에너지와의 거래입니다.

  인간과 하늘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하늘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면 하늘도 내게 마음을 주지 않습니다. 우주는 이처럼 철저한 거래법칙을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늘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늘과 거래를 할 수 있겠습니까.

  석가모니 부처님은 새벽에 떠오르는 샛별을 보고 깨달음을 얻으셨습니다. 그러나 새벽의 샛별을 본 사람이 어찌 석가모니 한 분 밖에

 없었겠습니까. 석가모니께서는 도를 구하려는 마음이 있었기에 깨달음을 얻으신 것입니다. 똑같이 샛별을 봐도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도가 결정되는 것이 천도(天道)입니다.

  긍정적이며 바른 마음으로 하늘과 거래를 하세요. 반드시 남는 장사를 할 수 있습니다.

<김영수 기자(paanmiso@hanmail.net)/ 인터넷신문 후아이엠(www.whoi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