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30∼40대 빈곤층·정신질환자·전과자…대검 분석보고서 발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수도권 지역의 길거리나 공원, 지하철역, 버스터미널 등 공공장소.
지난 2년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이유없이 저지르는 '묻지마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다.
범행 시간은 주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인 야간(65%)이었다.
범인은 30∼40대(60%), 남성(95%)으로 일정한 직업이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빈곤층(82%)이나 정신질환자(41%), 폭력 전과가 있는 사람(78%)이 대다수였다.
대검찰청 강력부(윤갑근 검사장)은 2012∼2013년 2년 동안 발생한 109건의 묻지마 범죄 실태를 분석한 결과 보고서를 15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가장 큰 원인은 정신분열증이나 망상장애 같은 정신질환으로 109건의 묻지마 범죄 가운데 45건(41%)이 이 경우에 해당했다.
타인이 자신을 욕하고 있다는 환청에 시달리다가 범죄를 저지르면 환청이 그칠 것 같다는 망상에 빠지는 것이다.
지난 3월 압구정역 제과점에서 발생한 인질극도 여기에 속한다. 당시 체포된 범인은 경찰에 "누군가 쫓아오고 있다"거나 "이런 일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횡설수설하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이 35건(32%)을 차지해 두 번째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109건의 묻지마 범죄 가운데 가해자가 술을 마신 경우가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현실에 대한 불만과 절망감이 27건(25%)으로 세 번째로 집계됐다.
일정한 직업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이로 인해 현실에 불만을 품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가해자의 대부분은 범죄전력이 있었다. 1회 이상 전과가 있는 사람이 78%, 2회 이상은 66%였다. 6회 이상 전과가 있는 사람은 35%, 11회 이상 전과자도 20%나 됐다.
빈곤소외층 가해자 가운데 폭력전과가 있는 사람이 77%, 정신질환 가해자 가운데 전과가 있는 사람도 70%를 차지했다.
피해자 202명(여성 107명, 남성 95명)은 가해자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검찰은 빈곤층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복지 관련 단체와 정신질환자를 보호·관리하는 보건당국, 우범자를 관리하는 일선 경찰서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범정부적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가기로 했다.
검찰은 묻지마 범죄자를 직접 상대하는 담당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전국 주민센터와 지구대에 배포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7/15 12: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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