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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또무낙] 짝사랑 -2모바일에서 작성

ㅇㅇ (210.91) 2020.03.05 02:26:44
조회 723 추천 27 댓글 9

아무리 기억을 짚어봐도 복학생 선배 중에
‘-또’ 체라든지 ‘지눅지눅’ 같은 말투가 어울리는 사람은 없었는데.... 찬또 머구 학교에서는 4년차 선배잖아 ..
아 멘탈 흔들려 ㅋㅋㅋ 오늘은 찬또다잉 보다가 귀염사 하겠. 오후에는 탁옵때문에 광대가 올라가서 아플지경이었는데 후..

목요일까지 기다리다 심심해서 이어서 적어봄 (오글 주의)

— 그런데 문학능력자님들 요즘 왤케 안오심?
(내가 놓친건가 또배기서당에서 산에서 노래연습하던 사람은 누구임?)
(꿀잼이었던 네모입 극장 언니는 안오시나)


————————————


“소영아”

그와 눈이 마주친 짧은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몇 초간 이어진 침묵에 그가 싱긋 웃으며 어색한 인사를 건넸다.

“안녕.”
“아.. 안녕하세요.”

그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시간이 한꺼번에 떠올라 정신이 없었다. 마치 갑작스러운 돌풍이 불어닥쳐 휘날리는 수많은 벚꽃잎들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그런 기분.
‘나를 어떻게 알지?’
‘버스 안에 손님도 없어서 다른 자리들 텅텅 비었는데, 왜 내 옆에 앉은거지?’
‘왠지 아까 잠깐 어깨가 닿은 것도 같은데!’
‘꿈일까? 나 창밖 풍경 보다가 잠들었나?’‘

“오후 수업 있나?”
“네.. 경제학 원론 들으러...”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버스 바깥을 살폈다.

“수업 어렵진 않고?”
“괜찮... 아요..”

‘나 왜 이렇게 똑부러지게 대답을 못하고 말 끝을 흐리지? 분위기는 왜 이렇게 어색하고..’.
‘내 어떻게 아는지 물어볼까..?’
‘밥 먹자고... 얘기라도 해볼까.’
‘왜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노!’

어느 자리에서나 항상 밝고 유쾌하던 선배 답지 않게 어색해 보이는 모습에 소영이 혼자 자책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동안 버스는 야속하게도 목적지를 향해 신나게 달릴 뿐이었다.

“다 왔다. 내리자.”
단 둘이서 얘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그렇게 끝나버리고 소영은 시무룩하게 그를 따라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 나란히 걷다 그가 말을 건넸다.

“소영아, 커피 마실래?”
“아, 네.”

만나는 후배마다 밥이고 술이고 다 사줘서 지갑에 돈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그의 명성 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은 캠퍼스 안의 테이크아웃 카페 앞에 함께 서서 메뉴를 살폈다.
“바로 수업이 있어서, 길게 얘기는 못하고 테이크아웃 해가야 겠다. 뭐 마실래?”

“저는 아, 아...”
“아아? 안다! 아이스아메리카노, 요즘 줄임말 배우고 있어.”
그가 가늘게 눈웃음을 지으며 자랑스럽게 양손 검지를 번갈아 흔들었다.
“”아니요, 저 아이스 카페라떼요.”
“.... 아이스 라떼로 두 잔 주십시오-.“

주문하고 머쓱해하는 그의 표정에 이상하게 자꾸 웃음이 났다.
“아바라가 뭔지 아세요?”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이스 바닐라라떼요.”
“아아... 요샌 진짜 별걸 다 줄이는구나아..”
대단한 걸 깨달았다는 듯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귀여워 또 웃음이 났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
그가 테이크 아웃 컵에 담긴 커피를 받아들고 하나를 소영에게 건넸다. 다시 돌아온 이상한 침묵과 함께 둘은 다시 강의동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는 소영에게 할 말이 있는 듯 했다.

“그런데.”
“???”
“왜 연락 안했누.”
그가 짐짓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영은 어리둥절하여 그를 바라보았다.
“제가요???”
“응. 기억 안나나. 밥 사달라면서. 내 번호도 줬었는데...”
“언제, 제가..?”

‘다른 사람이랑 나를 착각하는 건가..?’
소영은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카톡 주소록에도 들어가 목록을 살펴봤다.

“응, 오티 둘째날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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