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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 사건 연속, 2024년 게임 10대 뉴스

게임메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30 17: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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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이 저물고 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게임메카=김미희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4년도 마무리되고 있다. 올해 게임업계에서는 예측을 뛰어넘는 사건이 이어졌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 게임 심의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처럼 제도적인 변화도 컸고, 발표 직후에 개발 중단이라는 결과를 맞이한 프로젝트 KV나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에도 12일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콘코드처럼 게이머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도 있었다.

이 외에도 본사 중심 체재로 움직이던 엔씨소프트가 개발 자회사를 분사하며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을 예고했으며, 검은 신화: 오공으로 중국 게임의 흥행력이 다시 입증되며 글로벌 게임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정가 111만 원의 PS5 프로로 도마 위에 오른 게임 물가 상승, 구매인 줄 알았던 스팀 게임의 ‘대여 선언’ 등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이슈도 많았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는 온고지신의 의미를 담아, 올해 게임 10대 뉴스를 돌아보며 내년을 준비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1. 본사 중심에서 자회사 분사로, 엔씨소프트 체질 개선

🔼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관련기사]

모바일 MMORPG가 침체하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게임사 중 하나는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에 12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엔씨소프트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구조조정이다. 작년 말 기준 5,000명 이상에 달하는 본사 인력을 3,000명대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에 희망퇴직과 함께 개발 스튜디오 4곳을 포함해 본사 내 조직을 자회사로 분사했다.

엔씨소프트의 행보는 경영 효율화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게임업계를 뒤덮은 불황이 더 깊어졌다는 것을 방증한다고도 보인다. 실제로 올해 게임업계 상황은 좋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물론 컴투스, 넷마블, 데브시스터즈 등 여러 곳에서 구조조정이 있었고, 해외에서도 액티비전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EA, 유비소프트 등 주요 업체에서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다. 코로나 시기에 시작된 ‘잔치’는 올해 끝이 났다.

2. 첨예해진 유사성 논란, 프로젝트 KV 개발 중단

🔼 프로젝트 KV 등장 캐릭터 중 하나인 아시하라츠모리 코이토 (사진출처: 프로젝트 KV 티저 프로모션 영상 갈무리)

[관련기사]

올해는 게임 간 유사성 여부가 화두에 올랐다. 대표 사례가 프로젝트 KV다. 이 게임은 블루 아카이브 제작진이 중심을 이룬 신생 개발사 디나미스 원의 서브컬처 테마 신작이었다. 9월에 공개한 영상에서 블루 아카이브와의 유사성이 지적됐고, 발표 1주 만에 개발 중단이 발표됐다. 블루 아카이브라는 주목도 높은 게임에 대한 표절 의혹에, 넥슨 출신 제작진이 개발사를 차린 후 선보인 신작에 대해 유사성이 지적된 다크앤다커를 연상케 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로젝트 KV의 경우 소송 단계까지 가지 않고 정리됐다. 그러나 올해는 IP에 관련된 게임사 간 법정 공방이 치열해진 해였다. 앞서 이야기한 다크앤다커 사건은 올해 내내 양측 변론이 첨예하게 전개됐다. 이어서 올해 2월에는 엔씨소프트가 카카오게임즈 및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금지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두 게임사의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가 리니지W를 도용했다는 것이 엔씨소프트 측 주장이다. 해외에서도 ‘팰월드’에 대해 닌텐도가 포켓몬스터 특허 다수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3. 확률 정보 의무 공개, 확률형 아이템 규제 시행

🔼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제도 사업자 설명회 현장 (사진제공: 게임물관리위원회)

[관련기사]

올해 3월 22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제도’가 시행됐다. 확률을 발표하지 않거나 잘못된 정보를 공개한 게임사를 형사 처벌할 수 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 그라비티, 컴투스, 위메이드, 웹젠 등 국내 게임사 다수를 상대로 잘못된 확률 발표에 대해 조사했다. 6월에는 배틀그라운드 뉴진스 아이템에 천장(확률형 아이템에서 일정 횟수 이상 사용하면 특정 아이템을 100%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음에도 있다고 표기되어 논란이 일었다.

확률형 아이템은 장기간 게임사 핵심 상품으로 자리해 왔다. 2010년대 중후반에 들어 극도로 낮은 확률과 점점 늘어나는 확률형 아이템 비중에 시장이 피로감을 호소했다. 2021년에 타오른 트럭시위 중심에도 확률형 아이템 갈등이 자리했다. 이러한 측면이 ‘소비자의 알 권리 강화’로 떠오르며 법적인 확률 공개에 이르렀다.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는 법을 준수하면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대신할 새로운 유료 상품 찾기에 집중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4. 과징금 116억 원과 대법원 패소, 메이플 큐브 사태의 결말

🔼 대법원 전경 (사진: 게임메카 촬영)

[관련기사]

확률형 아이템 이슈에서 빠질 수 없는 게임사가 넥슨이다. 올해 1월에 공정위에서 넥슨에 메이플스토리 큐브 사태 등에 대해 116억 원(잠정)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넥슨은 큐브 유료 판매를 중단하고, 한국소비자원과의 분쟁조정을 통해 전체 유저에게 큐브 사용액 일부인 217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올해 11월에 대법원이 메이플스토리 유저인 김준성 씨가 넥슨을 상대로 큐브 구매액을 돌려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유저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에서 지급하라고 명령한 액수는 원고가 청구한 것의 5%인 약 57만 원에 불과하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소송에서 ‘게임사의 적극적인 기망(남을 속이는 것) 행위’가 인정된 판례가 이후 유사 사건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대법원으로 대표되는 사법부, 확률 정보 공개제도를 시행한 행정부, ‘게임사 입증책임’ 등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보강하는 법안을 발의한 입법부까지,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법제도적인 환경이 한층 날카로워졌다.

5. 모호한 기준으로 게임 차단, 정부의 게임 사전심의 헌법소원

🔼 정부 게임 사전심의에 대한 헌법소원 제출 당시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관련기사]

뉴 단간론파 V3 국내 출시 취소, 스팀 성인용 게임 차단 등으로 입방아에 오른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등급분류가 새 국면을 맞이했다. 헌정사상 최대 규모인 21만 751명이 참여해 정부의 게임 사전심의가 위헌이라 주장하는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핵심은 게임위가 ‘범죄∙폭력∙음란에 대한 모방심리를 부추길 우려’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특정 게임의 제작이나 출시를 막는 것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에 대해서 정부가 사전심의를 하는 곳은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일부에 불과하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청소년이용불가를 제외한 게임의 경우 민간심의가 자리를 잡았다. 이에 정부에서도 헌법소원 이전부터 글로벌에 맞는 기준을 마련해 게임 심의를 모두 민간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헌법소원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게임 심의 완전 민간이양’이 출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게임 심의는 완전히 새로운 흐름을 맞이하게 된다.

6. 투표 점수 비중 더 적었다, 게임대상 논란

🔼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상위 5개 게임 점수표 (자료제공: 정보공개청구시스템-문화체육관광부)

[관련기사]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이슈가 많았다. 시상식 전 대상 수상작이 유출됐고, 게임위 김규철 전 위원장의 공로상 선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대상이 포함된 본상 점수 비중이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랐다. 본래 알려진 비율은 심사위원 60%, 대국민 투표 20%, 전문가 투표 20%다. 그러나 심사위원 점수는 후보작에 개별적으로 매긴 점수를 온전히 반영했지만, 국민/전문가 투표는 후보작이 얻은 득표율을 기준으로 만점(20점)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적용됐다.

그렇다 보니 대상 수상작을 기준으로 점수 반영 비율은 60:20:20이 아니라 86:6:8이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대표 게임 시상식’을 자청했으면서도, 문화체육관광부 등 주최 측에서 아마추어적인 행보를 보인 면은 게임업계와 게이머에 실망감을 안겨주기 충분하다.

7. ‘게이머 텅장주의보’ PS5 프로 정가 111만 원

🔼 PS5 프로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블로그)

[관련기사]

뉴스에서는 연신 ‘저물가 기조’가 언급되고 있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 정가 111만 8,000원으로 충격을 준 PS5 프로로 대표되는 ‘게임 물가 상승’이 주요인이다. PS5 프로 외에도 9만원대까지 오른 패키지게임 가격, 수요 과열과 가격 상승이 겹친 그래픽카드 등 PC 하드웨어 등, 아케이드 게임과 PC방 이용료까지 여러 부문에서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며 게이머들이 느끼는 가격 부담이 가중된 셈이다.

여기에 앞서 이야기한 ‘저물가 기조’ 역시 먹거리 등이 중심을 이룬 장바구니 물가는 크게 뛰었기에 실생활에서도 생활비 압박이 거세졌다. 식료품 등은 필수품이라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에, 취미에 해당하는 게임에 대한 지출을 조정하며 한 해를 버티는 것이 최선이었다. 실제로 기대작이라 불린 신규 타이틀 출시에도 유저 평가 등을 살펴본 이후에 구매하거나, 할인 기간을 노리겠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8. 소니의 야심작이었던 콘코드의 ‘역대급 참패’

🔼 콘코드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블로그)

[관련기사]

앞서 이야기한 물가 상승 외에도 게이머들은 새로운 게임을 시도하는 데 좀 더 신중해졌다. 기대작을 구매했다가 실망을 느낀 경우도 잦아지며 신작을 평가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기존에 즐기던 게임 외에도 영상 등 즐길거리가 늘어나며 신규 타이틀에 대한 수요로 상대적으로 줄었다. 따라서 신규 타이틀 입장에서는 날카롭게 다듬은 재미와 완성도를 토대로 게이머에게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소니의 야심작이었으나 출시 12일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콘코드는 게임업계에서 ‘반면교사’로 삼아도 될 정도로 ‘역대급 참패’를 기록했다. 개발 기간 8년, 개발비 3,500억 원을 투입했음에도, 온라인 슈팅 장르의 다른 경쟁작과 차별화된 게임성을 지니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호감을 얻기 어려운 캐릭터 외모가 부각됐으나, 소위 ‘AAA’라 불리는 대작에 부합되는 상품성을 갖추지 못한 점이 콘코드가 실패한 진짜 이유다.

9. 검은 신화: 오공 흥행, 중국 게임 글로벌 침투

🔼 검은 신화: 오공 2,000만 장 판매 자료 화면 (자료출처: 도쿄게임쇼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관련기사]

원신을 기점으로 서브컬처 테마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 두각을 드러냈던 중국 게임사의 활동 범위가 올해 크게 넓어졌다. 대표작은 지난 8월에 출시되어 한 달 만에 2,000만 장이 판매된 검은 신화: 오공이다. 중국 고서 중 하나인 서유기를 배경으로 삼아, PC와 콘솔 패키지라는 새 영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더 무서운 점은 중국 게임사의 글로벌 진격은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차이나조이에 소니가 중국 게임사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지원하는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 결과물 다수가 출품됐고, 12월에 넷이즈 게임즈가 출시한 히어로 슈팅 게임 ‘마블 라이벌즈’가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40만 명을 돌파하며 눈길을 끌었다. 스팀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PC와 새 영역인 콘솔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 국내 게임업계의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10. ‘구매가 아닌 대여’ 스팀에 라이선스 부여 표시

🔼 스팀 게임 구매 표시에도 '라이선스 부여'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관련기사]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게임의 소유권’에 대한 이슈다. 밸브는 지난 10월부터 스팀에서 제공하는 게임에 대해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라이선스를 주는 것’이라고 표기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판매 방식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여태까지 온전한 소유권이 있다고 생각하며 구매해온 스팀 게임들이 실제로는 이용권만 받아온 대여 개념이었다는 점이 밝혀지며 게이머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표기가 달라진 배경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시행되는 디지털 상품 표기에 대한 법률에 있다. 핵심은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이 아니라 이용에 대한 라이선스만 제공한다면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밸브 역시 이에 대비해 스팀에 ‘라이선스 제공’이라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 이 부분은 올해 초에 유비소프트가 서버를 종료하며 유저 계정에서 게임을 삭제하며 큰 반발을 산 ‘더 크루’ 사태와 맞물리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디지털 게임 소유권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시사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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