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메이플 직업 밸런스를 식당에 비유하자면, 이건 마치 여러 개의 식당이 모여 있는 한 시장에 간 것과 같아. 그런데 이 시장은 절대 평범한 시장이 아니야. 여기서는 각 식당마다 메뉴판을 직접 만들고, 그 메뉴판이 식당마다 다른 언어로 쓰여 있는데, 이 언어는 누가 봐도 번역이 불가능해 보이는 말들로 적혀 있어. 예를 들어, 어떤 식당에서는 메뉴에 ‘상어 지느러미 4차 타격’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걸 시키면 막상 나오는 건 생선가스인데 소스가 왜인지 초코 우유야.

그리고 더 웃긴 건 각 식당마다 주문을 받을 때 그날의 기분에 따라 주문을 받아. 어떤 날은 미소를 띠며 네가 뭘 시키든 “우리는 모든 걸 다 할 수 있어요!”라면서 메뉴를 주는데, 막상 음식은 안 나오고 빈 접시만 나와. 또 어떤 날은 손님이 고급 요리를 기대하며 들어가면 주방장이 기분이 안 좋다는 이유로 냉동 피자를 내놓는다든가, 튀긴 감자를 내놓는데 그 감자는 튀겨지지 않은 채로 나오는 거지.

한쪽 코너에선 정말 화려한 대리석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상상도 못 한 재료로 만든 요리들을 제공해. 랍스터에 금가루를 뿌린다거나, 트러플을 쓴다고 적혀 있지만, 사실 트러플 대신 검은콩이 들어가 있어. 하지만 그 검은콩은 1초만 익혔기 때문에 매우 씁쓸하고 단단해. 그럼에도 그 식당은 늘 사람이 붐벼, 왜냐하면 메뉴에 써있는 이름들이 정말 멋있어 보이거든. ‘용사의 회심의 일격 치즈버거’ 같은.

또 다른 식당에 가면 메뉴판에 아무 것도 없어. 그냥 “알아서 해 드릴게요”라는 한 마디만 적혀 있는데, 그날의 주방장 기분에 따라 손님이 받을 수 있는 음식이 천차만별이야. 어떤 날은 최고급 안심 스테이크가 나오고, 다른 날은 그냥 흰 쌀밥과 고추장 한 스푼이 덜렁 나와. 물론 주방장이 말하기를, "이게 최고의 고추장이에요, 100년 된 비법이에요"라고 하지만, 사실 옆 가게에서도 같은 고추장을 1/10 가격에 팔고 있지.

가장 황당한 건 이 시장에 있는 모든 식당들이 매일 밤마다 회의를 한다는 거야. 회의 주제는 늘 같아,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더 맛있게 먹을까?’ 그런데 이 회의는 결국 아무 결론도 나지 않아. 왜냐하면 각 식당의 주방장들은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하고, 다른 식당이 뭘 하는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야. 그들은 “우리 집 요리는 이미 완벽해!”라며 절대 자신의 레시피를 고치지 않으려고 해.

결국 손님들은 매일매일 이 시장에 와서 “오늘은 어디 식당에서 먹을까?”를 고민하지만, 그 답은 절대 알 수 없어. 한 번 성공적으로 음식을 먹은 손님도 다음 날엔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게 되고, 어쩔 땐 그저 배고픈 상태로 시장을 떠나야 해.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시 찾아오는 손님들은 말하지. “언젠가는 이 시장에서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