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로또리치 골드회원. 매주 열게임이 핸드폰으로 전송되어진다.
젠장 근데 이것이 5등한번 해본것이 기억이 안날정도로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번 주는 닥자오로 가기로 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으로 전송된 열게임과 닥자오로 15게임을 지른다.
일주일 생활비 2만원인데 벌써 만오천원을 날렸네..
토요일 오전 매번가는 로또방에 들렀다. 젠장 금요일날 샀어야 하는데 술묵고 뻗어서
여기 주인은 남자인데 참 친절한 거 같다. 저번에는 담배를 사려다가 돈이 백원이나 모자랐는데도
그냥 주더라.. ㅎㅎ
닥자오 하고 열게임 마킹하고 나오는데 왠지 모를 뿌듯함.
저녁 추첨.. 9시경 핸드폰으로 문자가 하나온다. 리치는 당첨여부를 문자로 전송함.
고객님 이번주는 기회를 놓치셨습니다. 다음기회에 대박나세요.. 젠장 또 놓쳤단다.
매번 그렇듯 혹시 하는 마음이었지만 역시나.. 제길.. 만원만 날렸네. 빨래를 하던 마누라가 또 잔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그돈 아껴서 반찬이나 사먹지 머한다고 그런짓을 하냐고.. 제길..
당첨되면 니는 그돈 안 쓸거같냐?
당첨번호가 눈에 익다. 2, 5, 13, 36, 43, 44 이거 이상한데...
닥자오 한것을 찾아본다. 젠장 이게 어디갔지? 닥자오가 들어있는 내 리바이스 청바지를 물에 담그려는 순간
야 이 샹년아.. 그 짓을 멈춰라.. 뒷주머니에서 뽀송뽀송한 닥자오들을 구해내고 한숨을 쉬려는 찰나..
번호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2..5..13..36..43..44 이거 머지..
1등인가.. 아니겠지 설마.. 32년을 찌질하게 살아온 내게 이런 행운은 있을 수 없겠지..
확인 또 확인을 해도 1등이다.. 빨래를 하는 마누라몰래 집밖에 나와 담배하나를 입에 문다.
길게 심호흡을 하고 번호를 다시 확인한다. 맞는 거 같다. 1등인 거 같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마누라에게 우리 현금 가진거 얼마지 하고 묻는다. 마누라는 적금, 예금 깨면 한 1000만원 정도는 될 거라고 한다.
내일 당장가서 그거 다 찾아!!!  이양반에 미쳤나 그럼 우리 머 먹고 사는데!! 걱정마 이제부터 돈먹고 살게 해줄 테니!!
다음날 오전 은행 인출기에서 돈을 모두 찾는다. 한푼도 안남기고 싹싹 긁어서 백화점으로 향한다.
그동안 눈팅으로만 했던 빌어먹을 것들을 모조리 싸지른다.
이거 얼마죠? 98만원요? 여기요.. 이거는요? 40만원? 싸네.. 여기요..
백화점에서 한 오백을 썼다. 손은 무겁게 마음은 가볍게.. 흐흐 이게 돈쓰는 기분이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