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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스압]로스트아크 소설 초반만 잠깐 써봄

ㅇㅇ(58.29) 2024.07.26 00:13:07
조회 228 추천 4 댓글 0

남캐 중 스트라이커만 안 키움.

그래서 새 계정에 스트라이커 만들고 튜토리얼 하면서 글 옮겨 적는데 텍스트 수 생각보다 개미쳤음. 튜토리얼도 다 안 끝냈는데 14,000자...

(필력은 장담 못함. 글 쓰는 사람 아니고 읽는 사람임.)





00. 서막



1.

고요한 정취가 느껴지는 숲과 계속으로 둘러싸여 있는 나라.

풍류와 무술의 땅, 애니츠.

항구도시 창천의 명물인 만포의 만둣가게에 한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언제나 북적한 식당 안,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른 만포가 열심히 만두를 빚고 있다.

“어서 옵쇼! 어? 너는…!”

“오랜만이야, 만포 아저씨. 여긴 아직도 여전하네.”

“진우! 이게 몇 년 만이야? 마음 정리는 어떻게, 잘 끝낸 거야?”

쿵! 쿵!

만두를 빚다 말고 허겁지겁 입구까지 달려오는 만포.

육중한 체구 때문에 걸을 때마다 그의 뱃살이 위아래로 흔들렸고, 가게도 덩달아 진동했다.

피식.

그 모습에 퍽 실소가 나왔다.

“아저씨. 가게 부서질 일 있어?”

“야, 거의 십 년 만에 세상에 나와놓고! ……뭐 심경의 변화라도 온 거야? 어디 델파이 객잔에라도 가서 얘기할까?”

“그럼 가게는 어쩌고?”

“남는 직원 많아! 나 하나쯤은 빠져도 돼. 아, 주혼님께 내가 말씀드리면 아마 최상층에 자리 하나 주실 텐데. 내가 객주님이랑 좀 친하거든.”

“하하, 됐어. 수련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고. 최근에 좋은 제안이 하나 들어와서 곧 가봐야 해.”

만포는 진우를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평범한 무술가였던 진우는 열댓쯤 되었을까, 갑자기 나타난 요괴들에 의해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요괴에 맞서 그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사형과 사제들, 그리고 가족까지.

그 날부터였을 거다.

복수할 힘을 키우기 위해 진우가 수련에 매진했던 것은.

“분명 복수를 한다고…. 잠깐, 혹시 최근에 요괴 소굴을 토벌한 게 혹시…!”

“그래. 성공했어. 좀 애먹긴 했어도, 그 순간을 위해 내가 투자한 시간이 얼만데.”

복잡한 표정으로 진우를 응시하던 만포가 푸근한 미소를 짓더니 부엌으로 걸어갔다.

“조금만 기다려봐. 내가 고기만두 좀 싸 줄게.”

복수를 마친 진우의 표정은 별로 후련해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요괴가 죽음을 맞이했는지는 모르지만, 인간과 달리 그들은 감정이 그리 세분되어 있지 않다.

어째서 그랬냐고 물어도, 돌아오는 답은 ‘크아악!’ 내지는 ‘크르르!’ 정도겠지.

“자, 여기. 돈은 됐다. 기왕 나온 거 세상 이곳저곳 다 둘러보라고. 내가 직접 가보진 못했어도, 신기하고 아름다운 곳이 꽤 많다고 들었거든. 식당을 하면 온 세상 사건이 듣기 싫어도 다 들려와요!”

“큭큭, 그래도 아마 오래 떠나 있지는 않을 거야.”

“오래 좀 떠나 있어라, 좀!”

그렇게 말한 만포와 진우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그가 포장해준 만두를 손에 들고 우물거리며 진우는 걸음을 옮겼다.

등나무 언덕과 소리의 숲 사이에 있는, 애니츠에서 가장 높은 산.

그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만포의 만두도 다 먹었겠다.

강호를 내려다보며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던 진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제 됐습니다. 저를 데려가 주시죠.”

그때였다.

키이이잉!

하늘에서 거대한 형형색색의 빛줄기가 내려오더니 그대로 진우를 삼켰다.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을 때 그는 이미 새로운 장소에 있었다.

진우를 부른 여성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기다렸습니다. 운명이 당신을 이곳으로 인도했군요.”

잘못 디뎠다가는 끝없이 추락할 것만 같은 심연의 공간.

그곳에 2차원의 구조물이 판판하게 진우를 받치고 있었다.

“여기는 트리시온. 모든 걸 지켜볼 수 있는 세상의 끝. 빛의 길을 따라 저에게로 오세요.”

빛의 길?

주위를 천천히 둘러봤다.

바닥은 원과 십자 무늬가 금으로 조각되어 있고, 거대한 반지 같은 게 양쪽의 뾰족한 부분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돌 같은 게 공중에 떠 있고, 저 멀리서 흐르는 건… 물?’

우주에 폭포라니.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다.

의문을 해결하려면 나를 부른 그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

“빛의 길이라면… 남은 건 저곳이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다른 구조물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쿠구구구!

두 개의 기둥 사이로 진입하자 허공에 빛줄기가 새로이 생성되며 앞으로 뻗어나갔다.

조심스레 빛을 밟으니 놀랍게도 단단하게 발을 받쳤다.

‘마법? 아니면 기술? 아르데타인에는 발전된 기술이 다양하다고 들었는데.’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회전하는 원형의 금빛 입구를 지나 구조물에 도착하자 중앙에 빛이 환하게 터졌다.

그 중앙에는 하얀 날개를 크게 펼친 여인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다.

허리까지 기른 금발은 왠지 모를 성스러움이 느껴졌고, 하얗고 소박한 원피스 위에 검은 로브를 두르고 있었다.

“제 이름은 베아트리스. 차원의 주시자이자, 당신을 부른 라제니스입니다.”

“진우입니다.”

짤막한 대답에 미소 지은 베아트리스가 천천히 진우에게 걸어왔다.

빛 때문에 제대로 못 봤는데, 베아트리스의 원피스는 가슴 부분이 명치까지 파였고 허벅지부터 다리 옆을 고스란히 내보이고 있었다.

특히 다리가 무척 얇았다.

‘……저거 차면 부러지려나. 에이, 그래도 차원의 주시자씩이나 되는데 설마….’

잠시 잡념이 왔다 간 사이.

베아트리스가 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운명이 선택한 아이여.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던 악마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어요. 오래전 악마로부터 세상을 구했던 힘, 아크가 필요합니다.”

악마로부터 세상을 구하라.

갑자기 주어진 운명치고는 무척이나 스케일이 컸다.

‘악마…. 요괴랑 다르지만, 비슷하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아직 진우의 복수는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모든 걸 이룬 채 허무함에 허우적대며 살아가기보다는, 다시금 복수의 칼날을 벼리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른다.

“여기 예언의 서를 열어보세요. 당신에게 새로운 운명의 길을 열어줄 거예요.”

“됐습니다.”

베아트리스가 품에서 책을 꺼내다 말고 멈칫한다.

진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제 운명은 제가 개척합니다. 그리고 어차피 그런 거 봐도 몰라요. 어릴 적부터 수련만 한 터라 배운 게 없거든요.”

눈을 크게 뜬 베아트리스가 곧 작은 웃음을 흘린다.

“당신이 선택한 길에 루페온의 축복이 있기를. 어둠의 기운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말대로,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어요. 운명을 개척하세요.”

베아트리스를 따라 트리시온의 끝자락으로 이동했다.

통로처럼 보이는 원형의 빛 안에 서자 베아트리스가 말했다.

“아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으로 당신을 인도하겠어요. 일곱 개의 아크를 찾아주세요. 그리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지켜주세요.”

동시의 빛의 기둥이 진우를 집어삼키며 찬란한 파동을 산개했다.

“혼돈이 다시 세상의 빛을 잠식하기 전에….”

베아트리스의 마지막 말이 희미하게 메아리친다.

운명이고 뭐고.

어려운 말은 다 필요 없다.

악마를 죽이고, 세상을 구한다.

나 같은 사람이 더 많이 생기기 전에.

그거면 족한 것이다.



2.

로헨델 대륙, 로아룬.

실린 종족의 여왕, 아제나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제나 님? 혹시 편찮으신 곳이라도….”

“잠깐.”

호위의 말을 물리고 아제나는 다시 허공을 바라봤다.

하늘을 가르는 빛의 기둥.

과거 7인의 에스더 중 하나였던 아제나는 그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아제나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빛을 바라봤다.



3.

욘 대륙, 위대한 성.

탁자에 기대 맥주를 퍼마시던 우마르, 바훈투르는 불현듯 위화감을 눈치채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흐음….”

하지만 실내에서 하늘이 보일 리 만무.

한숨을 내쉰 바훈투르는 다시 맥주잔을 들었다.



4.

루테란 대륙, 레이크바.

현재는 독살당한 루테란 국왕 라이오넬의 정식 후계자인 실리안은 검술 수련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빛의 기둥.

난데없는 기현상에 실리안은 사뭇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5.

후드를 쓴 정체불명의 사내는 외딴 오두막 앞에서 하염없이 빛을 바라봤다.

……드디어 때가 온 것이다.



6.

루테란 대륙, 유디아.

과거 7인의 에스더 중 하나였던 샨디는 제자인 진저웨일과 함께 빛의 기둥을 바라봤다.

인간인 진저웨일과 다르게 샨디는 요즈족이었기에 키가 진저웨일의 허벅지에나 올 정도로 무척 작았다.

샨디는 느긋한 표정으로 말했다.

“빛의 기둥이 올랐으니, 서둘러야겠구나.”

“엥? 대체 어디로 가는 건데?”

“옛 친구들을 만나러 갈 거다. 그리고….”

샨디가 겅중겅중 빛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오백 년 만에 뜬 운명의 별을 맞이할 준비를 하자꾸나.”

“하아…. 아니 어디로 가는 거냐고! 같이 가, 영감! 같이 가아악!”






01. 잊혀진 땅 트루아.



1.

땅이 울렁였다.

계속해서 출렁이고, 철썩인다.

조금 더 자고 싶은데 불쾌한 움직임 덕에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어이, 도착했으니 다들 일어나!”

잠이 한 번에 깨는 우렁차면서도 어딘가 듣기 싫은 목을 긁는 목소리.

벌떡 일어나 보니 웬 커다란 배 안이었다.

사람들이 다소 북적하게 타 있다.

애니츠에서는 보기 힘든 의상들이 보인다.

저들이 바로 모험가란 사람들인가.

“생각보다 평범하네.”

이쪽은 무려 세상의 끝에서 차원의 주시자란 라제니스와 만나고 오는 길이다.

급이 높다면 이쪽이 한참이나 높지 않을까.

‘그나저나 어디에 도착했다는 거야?’

인파를 뚫고 뱃머리로 향했다.

그곳에는 한쪽 눈을 잃은 붉은 머리의 중년이 있었다.

수염도 덥수룩하여 입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는 진우를 힐긋 보더니 씩 웃으며 다시 앞을 바라봤다.

“이곳이 바로, 잊혀진 땅 트루아다.”

진우를 깨웠던 그 목소리.

‘잊혀진 땅이라.’

좌우로 펼쳐진 푸르른 산 중턱에 구름이 자욱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만년설이 쌓인 설산만이 존재했다.

끼룩! 끼룩!

갈매기 우는 소리와 함께 배는 뱃고동을 울리며 앞으로 힘차게 나아갔다.

파도 철썩이는 소리까지 일품.

분명 창천에서도 쉬이 들을 수 있는 소리겠지만, 산속에서 수련만 하던 진우는 모든 게 새로웠다.

“나쁘지 않아.”

배는 10분가량을 더 순항하여 어딘가에 정박했다.

“짐들 챙겨서 내리도록 해.”

뱃사람들이 발판을 설치하고, 우마르 짐꾼들이 짐을 챙겨 내린다.

더 배를 타고 가도 되겠지만, 잊혀진 땅에 호기심이 생겼다.

앞에 있던 사제를 따라 내리려던 찰나.

“사제님, 레온하트는 다음이오. 내리지 마시오.”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분들만 내리고 바로 출발할 겁니다.”

선장의 말에 사제는 들고 있던 십자가 같은 걸 다시 기둥에 기댔다.

“형씨는 안 내릴 거요?”

“전 내립니다.”

진우는 짐이 없었다.

빈손으로 발판에 발을 디뎠다.

“자, 이제 날 따라오라고!”

털복숭이를 따라 우마르 짐꾼부터 일부 모험가들까지, 꽤 많은 사람이 하선했다.

“드디어… 도착했군요….”

그중에는 검붉은 머리를 한 사제도 한 명 있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뱃멀미를 심하게 한 모양이다.

“어이, 거기. 잠깐 이리 와 보라고.”

어떤 남자가 진우를 불렀다.

대머리에 두건까지 쓰니 인상이 험악한 게, 꼭 시비를 거는 것 같았다.

주먹이 날아오면 바로 회피하고 삼연권을 갈기리라 마음먹은 순간.

“오랜 뱃길이라 힘들었지? 배에 탄 녀석들이 하나같이 거칠어서 말이야. 그래도 이만하면 순탄한 항해였다고.”

생각보다 온순한 대화에 진우는 내심 놀랐다.

겉으로만 판단하는 건 역시 좋지 않았다.

긴장을 풀고 답했다.

“뭐, 그다지 불편한 건 없었습니다.”

“다행이네. 이제부턴 육지에서의 모험이로군.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육지 놈들은 도통 믿을 수 없으니 조심해.”

딱히 뱃사람은 아니다만.

그래도 모든 육지인을 싸잡아 말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이쪽 세계의 육지인들을 말하는 거겠지.

“보니 딱히 가지고 있는 무기는 없어 보이던데…. 자, 이걸 받게. 이번 트루아 모험대 대원들에게 지급된 지원품이야.”

“네? 지원품이란 것도 있습니까?”

“그러게 말이야. 얼마나 위험한 걸 시키려고…. 의뢰인이 지원금을 어마어마하게 투자한 모양이던데. 우마르 대장장이들에게 특수 제작한 전용 무기가 들어있으니, 한번 열어보라고.”

봉이라면 살짝 손댄 적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맨몸 수련을 쭉 해왔다.

무기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무술인의 정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딱히 무기는 필요 없는… 어? 이건…?”

“건틀릿이지. 척 봐도 몸 단련 수준이 예사롭지 않아. 근육의 발달로 미루어 봤을 때 주먹과 발을 쓰는 것 같아서 준비해봤다. 어때?”

홀린 듯이 건틀릿을 양 주먹에 껴봤다.

마치 자신의 것처럼 쑥 들어가는 게 꽤 마음에 들었다.

안감은 부드럽고, 겉은 쇠처럼 단단하다.

명망 높은 우마르들의 장비라는 게 실감됐다.

“잘 어울리는군. 자네 눈빛이 참 마음에 들어. 꽤 괜찮은 실력을 갖췄을 것 같단 말이야. 최근 여기 잊혀진 땅에 하선한 이들은 다들 별 볼 일 없었다고 하더군. 대체 그게 뭐길래 이렇게 대단한 모험가들이 우르르 모여든 것인지…. 뭐… 쓸만한 정보라도 들은 거 있나?”

“그게 무슨 말입니까?”

“큼큼, 이건 제르카에게 들은 비밀인데….”

남자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을 이었다.

아까 그 털복숭이 이름이 제르카인가 보다.

“의뢰인은 세이크리아에서 온 사제인데 트루아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일에 큰 보상을 걸었다고 하더군.”

사제?

사제라면 당장 배에도 두 명이나 타고 있었다.

심지어 한 명은 이곳에 같이 내렸고.

아, 보상을 건 사제가 같이 내린 이 사제라는 뜻인가?

아니면 세이크리아의 뜻일 수도 있겠다.

“오래전 전쟁이 일어났던 곳이라…. 붕괴 위험으로 폐쇄되었다가 최근에서야 개방되었는데 보물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지 뭔가. 어쩌면 좀 위험한 일일지도 모르겠….”

그때였다.

“우에엑! 으으….”

괴상한 소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곡소리처럼 울려 퍼지고 있었다.

“…무, 무슨 소리지?!”

남자가 다급히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아까 봤던 멀미하는 사제가 있었다.

“아이고, 저래서 쓰겠냐….”

남자가 콧방귀를 뀌며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의 태도를 보면 의뢰인이 저 사제 개인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제는 죽을 둥 살 둥 진우를 쳐다보며 간곡했다.

“거기, 모험가님…! 저… 물 좀 가져다주세요….”

물조차 혼자 못 가져올 정도로 멀미하는 건가.

태어나서 처음 배를 타 본 진우였지만, 그다지 멀미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애니츠 산꼭대기에서 트리시온으로 이동할 때가 어지러웠으면 더 어지러웠지.

“알겠습니다.”

“…으으…. 고맙습니다.”

선심 써서 나쁠 게 무엇이 있으랴.

애초에 사제라는 직업 자체가 자신을 희생하여 타인을 위하는 직업 아니었던가.

그런 이들을 위해서 물 한 잔 가져다주는 건 일도 아니었다.

“무, 물! 꿀꺽, 꿀꺽, 끅, 크하…. 하… 살 것 같다…. 감사합니다. 배를 오래 탔더니 멀미를 심하게 해서….”

게걸스럽게 물을 먹어 치운 사제가 숨을 내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휴…. 어쩐지 모험가님은 절 도와주실 것 같았어요! 역시 제 눈은 틀리지 않았군요. 생명의 은인이신데 존함을 알 수 있을까요?”

“뭘 생명의 은인씩인가요. 리진우라고 합니다.”

“오호라, 리진우. 독특한 이름이네요. 애니츠에서 오신 건가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겠는걸요. 저는 세이크리아의 사제 모피어스라고 합니다. 고대 도시 트루아에 잠들어 있는 보물을 찾아왔어요.”

역시 검붉은 머리의 남자는 세이크리아의 사제였다.

세이크리아란 루페온 신을 섬기는 교단이 다스리는 종교 국가이며, 지도자는 교황 구스토라고 알려져 있다.

루페온만 섬기는 하나의 종파만 존재한다고는 하는데, 교리가 매우 많으며 이를 해석하는 방향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고 한다.

크게는 새벽, 황혼이라고 했던가.

휴식 때마다 틈틈이 세상에 관해 공부하긴 했는데 이 대목은 재미없는 부분이라 빠르게 넘겼던 것 같다.

“보물이요?”

“앗, 제르카 님께 아직 말씀 못 들으신 모양이군요. 보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드리자면…. 교단에서 해독한 고고학 자료에서 이 땅에 예언자의 마지막 보물이 남겨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죠.”

예언자의 마지막 보물?

이렇게까지 찾는 걸 보면 꽤 유명한 예언자였나 보다.

“소식은 모험가들 사이에 일파만파 퍼졌지만 아직까지 발견된 것은 없습니다. 황금이 잠든 땅이라는 무성한 소문만 커지고 사람들이 더 몰려들기 전에, 교단에서는 실력 있는 모험가들을 고용해서 이 땅을 탐사하기로 했어요. 이런 위험한 일에 제가 낙점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으으….”

한탄하던 모피어스가 눈을 크게 뜨며 어느 한 곳을 가리켰다.

“아, 저기 저분이 이번 모험대를 이끄는 제르카 님이에요!”

“자자, 이쪽으로 모여!”

제르카는 잠깐의 휴식 후 다시 이동할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긴 항해에 비해 휴식 시간이 짧은 탓에 다들 제대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굼뜨긴! 어서 움직이지 못해!”

다시 한번 제르카가 일갈하자 그제야 모험가들은 짐을 주섬주섬 짐꾼에게 도로 맡기며 하나둘 모여들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형성되자 제르카가 거대한 곡도를 매만지며 말했다.

“나는 이 트루아 탐험의 대장을 맡은 제르카다. 다들 알고 왔겠지만, 트루아는 오래전 전쟁으로 멸망한 고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 미지의 땅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도시의 흔적을 추적해서 사제가 의뢰한 보물을 찾는 거다. 덜떨어진 짓을 하다가 사고 치는 놈은 가차 없이 버리고 갈 테니까, 명심하라고!”

연설을 끝낸 제르카가 손짓으로 우마르 짐꾼을 불렀다.

짐꾼은 봇짐에서 무언가를 뒤적이더니 양피지 몇 장을 빼내어 가져왔다.

“지금부터 선발대가 만든 지도를 나눠주겠다. 자기가 어디 있는지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지도는 수시로 살피도록 해!”

지도를 받았다.

복잡한 갈래로 이리저리 길이 나 있었다.

아무래도 위에서 본 단면이 아닌, 3차원으로 나타낸 지도 같았다.

“먼저 온 선발대에서 인근 탐사를 마쳤지만, 아무런 수확이 없다고 하더군. 거참, 쓸모없기는. 그래서 오늘부터 우리가 투입되어서 이 땅의 더 깊숙한 곳을 탐험할 예정이다. 미리 경고하는데, 보물이나 수상한 흔적을 발견했을 때 보고 하지 않으면 아주 재미없을 줄….”

탐험대원들을 보며 으름장을 놓던 제르카가 불현듯 코를 킁킁거렸다.

“…가만…. 이 큼큼한 냄새는… 짐승의 냄새가 나는군.”

“대장, 야영지에 트롤이…!”

때맞춰 먼저 와 있던 선발대가 피투성이로 달려와 소리친다.

트롤이란 말에 제르카의 자신만만한 표정도 팍 일그러졌다.

“이런, 젠장!”

트롤은 훈련받은 병사들이나 수적 우위를 잡았을 때 겨우 물리칠 수 있는 몬스터.

강력한 재생 능력을 가진 녀석들은 어쩌다 모인 오합지졸로는 당해낼 수 없다.

야영지에서 대원들의 비명이 트루아 초입까지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불이 옮겨붙었는지 연기까지 사방으로 번지고 있었다.

“얼빠진 표정 하지 말고 무기를 들어! 사냥을 시작한다!”

일촉즉발의 상황.

도망간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트롤? 강한 요괴, 아니 악마? 아무튼 그리 만만한 녀석은 아닌 모양이네.’

진우는 건틀릿을 쥔 손에 힘을 주며 대원들과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갔다.

“어서 움직여! 야영지를 사수한다!”

벌써부터 어깨 근육이 근질거렸다.

매일같이 근육을 혹사하다가 편하게 있으니 오히려 진절머리가 날 지경.

허벅지 근육이 두껍게 부풀고, 땅을 박차며 제르카를 앞질렀다.

“저 녀석은…?”

제르카가 놀랄 틈도 없이, 진우는 대원들을 공격하느라 여념이 없는 트롤의 뒤통수를 그대로 돌려찼다.

“쿠억!”

우득, 하는 소리와 함께 트롤의 머리가 몸에서 분리된다.

“어?”

트롤과 맞서 싸우던 선발대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진우를 바라본다.

“뭐야, 이 녀석들 왜 이리 약골이야?”

제르카가 호들갑 떨길래 강한 몬스터일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약하다.

그래서 나쁠 건 없지만 말이다.

몸풀기 상대로는 딱 안성맞춤이었다.

“케르르르륵!”

“쿠어어어!”

분노한 트롤들이 달려들자 진우가 피식 웃으며 자세를 잡았다.

이참에 그동안 연마한 무술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면 괜찮을 성싶었다.

‘붕천퇴! 뇌명각! 격호각! 삼연권으로 좀 다져놓고… 월섬각!’

단순 크기만 10미터에 달하는 요괴 무리들을 단신으로 물리친 진우다.

고작 이 정도 상대로는 진우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이 트롤들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한 놈도 남김없이 모조리 쓸어버리자고!”

진우의 기세에 편승해 제르카도 마구잡이로 트롤들을 썰기 시작했다.

우마르제 무기라 그런지 두꺼운 트롤의 두꺼운 가죽이 손쉽게 잘려 나갔다.

“엇, 리진우 님! 위험합니다!”

모피어스의 외침에 뒤를 돌아봤다.

트롤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놈이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대로 이쪽을 밀어버리려는 심산.

그러나 바라던 바다.

‘저 정도면 요괴 새끼 정도 되겠네.’

저쪽도 진심으로 싸우니 이쪽도 조금은 진심을 보여줘도 되겠다.

오른손을 최대한 뒤로 뺀 다음, 일순 강하게 내지른다.

오의 – 나선경

어찌 보면 단순한 정권 지르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문의 묘리가 담긴 기술은 공간을 부술 정도로 강력한 일격을 만들 수 있었다.

그 파괴력은 이곳에 있는 모두를 놀라게 하는 데 충분했다.

“쿠흑! 끄어어어….”

집채만 한 트롤이 몸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채 쓰러지고, 전투는 드디어 소강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선발대 대부분이 죽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고 말았다.

진우가 수많은 트롤의 주의를 끌었으나 그것을 제외하고도 수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힘만 뺐군.”

제르카가 칼에 묻은 살점을 닦아내며 혀를 찼다.

그 말이 딱 맞았다.

잃을 건 잃을 대로 잃었고, 얻은 건 없으니까.

트롤의 가죽은 신선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배까지 타고 들어온 이곳에서는 쓰레기나 다름없었다.

“선발대 녀석들에게 그간 조사한 경로들을 자세히 들어봐야 하는데…. 우리의 힘으로 찾으려면 서둘러야겠어. 부상이 심하지 않은 놈들만 치료해서 함께 간다. 어이, 사제!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아하하, 그럼요, 그럼요. 말씀 참… 무섭게 하시네. 무서우니까 칼도 좀 내려놓으시고요.”

모피어스가 겁에 질린 듯 두 손을 오므리며 멋쩍게 말했다.

그러다 진우를 쳐다보더니 싱긋 웃는다.

“짐이 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이곳에 따라왔으니, 제 일을 해야겠죠? 다만 한 분만 저를 도와주시면 참 좋겠는데….”

난가?

“리진우 님! 저를 좀 도와주시겠어요”

역시 진우였다,

“거기 너, 풋내기는 사제를 돕도록. 나머지는 주변을 수색해.”

제르카가 말했다.

이 트롤들을 누가 정리했는데 아직도 풋내기라니.

그냥 들어온 순서에 따라 정해지는 건가?

능력 있는 사람을 대우해줘야지 참….

“제르카를 따라왔으니 앞으로 고생길이 훤하겠군.”

“대체 언제 보물을 찾는담.”

“뭐라도 찾아야지. 저 사제가 엄청난 계약금을 내놨다잖아.”

한탄하는 모험가들을 지나 모피어스의 지시대로 선발대의 텐트를 점검했다.

아무래도 완전히 타 버려 제 기능을 못 할 것 같았다.

‘음? 이건 뭐지.’

장문의 글이 아직 타지 않고 남아있었다.

아직 모피어스가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어 시간이 좀 남는다.

진우는 빠르게 내용을 훑었다.


[트루아 탐사 기록

*트루아 탐사 기록1

트롤의 습격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그들의 근거지를 찾기 위해 근방을 철저히 수색을 진행했다. 트롤들이 강줄기를 따라 움직인 흔적을 발견했다. 강 건너편 땅과 이어지는 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반드시 강을 건너야만 한다.


*트루아 탐사 기록2

여러모로 강을 건너갈 경로를 탐색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우린 직접 강을 건너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빨라서 뗏목을 타고 이동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은 탐사선을 만들기로 했다.

마침내 탐사선이 완성되었고 우리는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한자리에서만 계속 돌고 돌았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우리가 탐사선을 띄웠다 싶으면 유속은 거짓말처럼 재빠르게 변했고, 우리가 나아가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마치 우리가 오길 거부라도 하듯이.


*트루아 탐사 기록3

트루아에 대한 정보는 대략 아래와 같다.

오래전 악마와의 전쟁으로 붕괴된 고대 도시 트루아. 붕괴되기 전 트루아의 사제들은 신전에 진귀한 보물을 숨겨두었다고 한다. 그것은 신에 대한 경배를 담은 것으로, 특별한 역사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트루아의 보물이 실존한다면 그 가치는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도시의 흔적을 추적해서 기필코 보물을 찾아내리라.]


기록은 여기서 끊겨 있었다.

뒷 내용이 더 있는데 타버린 건지, 아니면 원래 여기서 끊겼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꽤 값진 정보들이었다.

‘이건… 그냥 나만 알고 있자.’

모르는 척 주머니에 종이를 구겨 넣고 모피어스에게 돌아갔다.

치료를 받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여전히 누운 채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늦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위험한 일들이 계속될 텐데…. 위험에 대비하지 않으면 이 사람들처럼 목숨을 잃고 말겠죠.”

모피어스는 슬픈 눈으로 누워있는 이들을 보다 진우에게 말했다.

“리진우 님, 이건 교단에서 챙겨준 회복약이에요. 위험한 순간 사용하세요.”

그가 작은 유리병을 내밀었다.

안에는 붉은 액체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는데,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교단의 회복약이었다.

“감사합니다.”

“보물도 중요하지만 살아서 돌아가야지요. 유용하게 쓰시길. 좀 전에 트롤들을 손쉽게 쓰러뜨리는 걸 보니 보통 실력이 아니시던데…. 리진우 님이 사용하시는 전투 스킬들은 난생처음 보는 것들이었어요.”

“스킬? 아, 무술 말씀이십니까?”

“네. 모험가들이 전투에 임하기 위해 준비해둔 기술이죠. 직업이나 성향에 따라 전혀 다른 스타일로 전투에 임하곤 하거든요. 어떤 위험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준비를 잘 해둬야죠.”

애니츠에서는 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 기술인데.

확실히 세상이 넓긴 한가 보다.

“후우…. 탐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렇게 진이 빠지는데, 제르카 님은 아주 열정적이시군요. 욕심도 많으시고….”

차게 식은 눈으로 제르카를 노려보던 모피어스가 문득 정신을 차리더니 진우를 보며 너털웃음을 흘렸다.

“하하…. 뛰어난 수색꾼이라고 들었으니 곧 옛 도시로 향하는 길을 찾아주시겠죠? 제르카 님이 받으시는 막대한 보수만큼 값어치 있는 보물을 찾아야 할 텐데 걱정이네요. 보물이 어떠한 형태인지는 해독한 자료에 남아있지 않았거든요. 아주 위험한 것일 수도 있고, 평범한 돌일 수도 있습니다.”

보물이 뭔지 아직 모른다라.

그럼 어쩌면….

“혹은 어쩌면…. 전설로만 듣던 아크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고요.”

아크.

그 이름을 모피어스의 입에서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크에 대해서 잘 아십니까?”

“뭐, 전설로만 남아있는 이야기지만요. 교단에서 아크는 꽤 흥미롭게 다뤄지고 있어서….”

모피어스가 목소리를 낮춘다.

“우리가 찾으려는 예언자의 보물에 아크에 대한 단서가 있을지 모른다고 추측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발견되면 좋겠는데….”

만약 이곳에 아크가 있다면 이뤄야 할 일곱 개의 대업 중 벌써 하나를 완성할 수도 있었다.

그때 모피어스가 무언가를 가리켰다.

“아, 저쪽에서 뭔가를 찾은 모양이에요!”

시선을 옮기자 어떤 모험가가 지도를 보며 방책으로 막혀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이쪽입니다!”

“모두 모여! 이 방책을 부수고 넘어간다!”

모험가의 말에 제르카가 명령했다.

움직일 수 있는 모험가들이 우르르 몰려가 방책을 해체한다.

나무로 이루어진 방책이 해체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서 따라와라!”

제르카를 선두로 모험가들이 우르르 몰려가기 시작했다.

진우과 모피어스도 놓치지 않으려 다급히 달려갔다.

제르카를 따라간 길 끝에는 배를 정박할 수 있는 작은 부두가 있었는데, 그곳에 낯선 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자, 모두 올라타. 이걸 타고 강을 내려간다.”

“……그런데 이거 그냥 타고 되는 거 맞수?”

“잔말 말고 따라와라. 지도도 여길 향했고, 어차피 길도 여기밖에 없잖아?”

제르카의 막무가내에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며 배를 나눠탔다.

모피어스와는 우연히 같은 배에 타게 되었다.

그는 주변을 보며 진우에게 말했다.

“트루아에는 신의 의지가 깃든 유적이 존재해요. 오랫동안 폐쇄되어 있던 곳이라 조심해야 합니다.”

강을 타고 내려가자 풀과 이끼가 자란 동상들이 강에 마구잡이로 파묻혀 있는 게 보였다.

성당으로 보이는 건물과 시계탑도 모두 물에 반쯤 잠긴 채 나무 넝쿨에 잠식당한 상태였다.

“우와. 이 거대 석상들은 신들을 형상화한 것이군요!”

“그렇습니까?”

신에 대한 건 잘 모르기에 진우는 잠자코 모피어스의 말을 듣기로 했다.

지식을 쌓는 건 언제나 이롭기 때문이다.

모피어스가 손바닥을 위로 향하여 손을 내밀자 푸른 빛이 손 위에 맴돌았다.

“오래전, 주신 루페온은 절대 꺼지지 않을 태초의 빛, 아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푸른 빛은 주변의 낡은 건물의 벽화까지 날아가 부딪친 후 사라졌다.

피식 웃은 그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아크에는 거대한 힘이 담겨 있어서 무언가를 창조할 수도, 소멸시킬 수도 있다고 해요. 마치 신처럼 말이죠. 그 위치를 알 수 있다면….”

“어이!”

“앗.”

제르카가 인상을 찡그리며 모피어스를 째려봤다.

“거참, 하루 종일 떠들어댈 건가?”

“하핫…. 이야기는 이쯤 해야겠네요.”

제르카가 말을 끊지만 않았어도 아크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었는데.

여러모로 맘에 안 드는 인간이다.

어쨌거나, 배를 타야 한다는 제르카의 의견은 정답인 듯했다.

배는 물의 흐름을 따라 굳이 노를 젓지 않아도 자연스레 건물들을 지나 어딘가로 유도했다.

“도착한 것 같습니다. 저길 보세요.”

자리에서 일어난 모피어스가 주위를 둘러봤다.

선착장으로 보이는 곳에 배를 정박하고, 대원들은 모두 배에서 내렸다.

“여긴… 평범한 곳 같지 않군요.”

모피어스가 불길함을 느꼈는지 팔을 끌어안으며 눈썹을 찌푸렸다.

그러나 제르카의 입꼬리는 이미 귀에 걸려 있었다.

“제대로 찾은 것 같군! 허튼짓하지 말고 날 따라와!”





여까지 썼다가 눈 아파서 멈췄네. 혹시 여기까지 읽은 사람 있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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