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시리즈 7차전.... 7대7로 비기고있는 9회말 원아웃, 주자는 만루, 그 어떤때보다도 간절한 기회가 lg트윈스에게 찾아온다.

상대 투수는 평균자책점 2위에 린드블럼, 두산의 김태형감독은 배수진을 둔다. 내야수 카드를 전부 소비해버린 lg, 타석에는 윤진호만이 남아있다. 그때,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사나이의 한마디 “감독님, 제가 나가겠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고개를 돌아본다, 목소리가 들려온곳을 쳐다보니 콧수염에 김구안경을 쓴 꽃중년의 모습이보인다. 박용택, 그가 누구인가, 엘지에서 20년넘게 뛰어온, kbo최다안타 신기록 보유자. LG영구결번 기정사실화.

그리고, LG의 심장, 박용택이다.

그러나 그는 이번 시즌을 부상으로 날리고, 타격 부진까지 겹쳐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중.. 대타카드로 엔트리에는 포함이 되었지만 신경식 코치는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그것을 지켜보고만 있던 이병규 코치의 한마디, “용택이냅시다 감독님.”

박용택과 누구보다도 많은 시간을 보낸 이병규코치, 그는 박용택의 확신의 찬 말투와 눈빛에서 가능성을 본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관중처럼 이 광경을 지켜본뒤, 배수진으로 박용택을 내보낸다, 내야수를 전부 소진한상황, 이 카드가 실패하면 엘지의 우승도 실패하게된다. 그러나 류중일감독은 확신에 가득찬 표정으로 대타카드를 사용한다.

‘2번타자 대타, 박! 용택!’

“왜 내눈앞에 나타나~ 박용택! 왜 니가 자꾸 생각나~! 박용택”
박용택이 타석에 들어선다, 잠실을 가득채운 lg팬들은 박용택의 이름을 연호하고, 저작권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응원가를 육성으로 부른다.

“무적엘!지! 박용택~ 워어어어어어 워어어어~”
박용택은 팬들의 열정적인 환호에 힘을얻고 배트를 휘둘러본다
이것도 마지막이겠지.. 2020시즌을 끝내고 은퇴를 선언한 그이기에, 이 타석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투수 린드블럼의 초구가 들어온다, 박용택이 초구부터 노린다.

“딱” 하고 맞은 공, 이 타구는 높이 뜬다, 발사각도가 좋다, 높이 뜬 공, 하지만 파울라인 밖으로 벗어난다.

2구, 바깥쪽에 스트라이크, 카운트싸움에 궁지에 몰린 박용택에게 이제 선택은 없다.

3구, 낮게 변화구가 들어온다, 박용택의 배트역시 끌려나온다, 삼진을 당할 위기, 박용택은 기지를 발휘해 배트에 공을 맞춘다,

“딱” 하고 맞은공, 아주 높이 뜨지만, 이럴수가,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난다.. 이 어디 레전드 답지못한 엔딩인가..

엘지는 김현수의 끝내기로 승리하고 박용택의 영구결번은 좌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