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 사용 분양 받은 뒤 잠적·범행

석달간 24마리…사체 고속도로 유기

경찰 방문에 도주·증거인멸 시도까지

"부동산 투자 실패 스트레스 풀기위해"
울산 북구에서 유기묘 수십 마리를 입양한 뒤, 모든 유기묘를 살해하고 은폐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북부경찰서는 대포폰을 사용해 유기묘를 입양한 뒤 살해한 20대 A씨를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곧 검찰로 송치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유기묘 카페에서 활동하며 무료로 분양하는 유기묘 20여마리를 분양 받은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북구에서 한 대기업 하청업체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유기묘를 살해한 후 사체가 발견되기 어렵도록 고속도로 외곽 등에 유기했다고 진술했으며, 범행 과정에서 일명 '대포폰'으로 알려진 알뜰폰을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개인 간에 이뤄지는 유기묘 입양과정에서 구조자는 입양자와 입양 전후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편이다.
하지만 A씨는 유기묘를 분양 받은 뒤 구조자들의 연락을 받지 않은 채 잠적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부 유기묘 구조자들이 경찰과 함께 A씨의 집에 방문하자, A씨는 도주와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A씨는 유기묘 구조자들이 추궁했을 때는 2명으로부터 3마리의 고양이를 분양 받아 살해했다고 범행사실을 축소해 밝혔다. 하지만 경찰조사결과 자신의 컴퓨터에 3개월간의 범행일지를 기록해뒀으며, 16명으로부터 24마리의 고양이를 분양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부동산 투자 실패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누구든지 동물을 학대할 경우 엄격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구조자들도 입양을 보내기전 입양자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