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이 좀 복잡한데, 결국 엄마 문제로 싸우다가 의절.

 사실 우리 아빠가 나 어렸을 적에 사업하다가 말아먹을 지경 되니까 엄마에게 보증서달라고 해서 둘이 나란히 망했었던 적이 있어. 엄마는 결국 파산면책하고 아빠는 중국으로 사실상 도피행. 내가 중국 유학가게 된 데에는 그런 사정이 있었지. 그리고 보증 문제 이전에도 엄마랑 아빠랑 아빠의 바람기 문제로 사이가 안 좋았는데, 보증 문제로 사실상 나락으로.

 근데 문제는 아빠가 중국에서 돈벌다가 조선족 년이랑 눈맞아서 바람을 피우게 됐어. 그리고 아빠는 나랑 내 오빠를 자기 호적 밑에 넣어놓고 엄마랑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고. 문제는 내가 엄마에게 아빠가 바람핀다는 이야기랑 물증(편지, 사진)까지 죄다 긁어모아서 건네주는 바람에 아빠 계획이 깨졌어.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다가, 얼마 전에 엄마가 쓰러졌는데, 그 후로 병원비를 사실상 내가 대부분 조달해왔는데, 엄마가 또 입원을 하게 되서 아빠한테 도와달라고 했지. 근데 아빠는 돈이 없대. 그래서 내가 돈이 없으면 마련해야할 거 아니냐고 했어. 그러니까 아빠가 자기도 힘든 판인데 엄마까지 도와줄 여력이 없다고 하니까 내가 빡쳐서 아빠는 책임감도 없냐고 했지. 그러니까 아빠가 화내면서 너 어디서 말을 그딴 식으로 하냐, 누구에게 배운 인성이냐, 하니까 내가 바람피던 양반이 어디서 인성을 운운하냐고 맞섰고.

 그 후로 더는 연락을 안해. 전화도 수신거부해버리고.

 그 동안 많은 걸 느꼈어. 가족은 이해관계만 다르면 남남이야. 내가 그 가족을 위해 희생한답시고 살아온 지난 세월이 너무 억울하고 안타까워. 그리고 이제서라도 여자가 되기로 한 내 선택이 너무 늦었지만 잘했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