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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지금까지 느낀 동성애에 대하여.. (장문)

정체성혼란(220.70) 2015.03.14 17:33:11
조회 177 추천 0 댓글 2



안녕하세요.

올해 30세가 된 한 남성입니다.


저는 제가 동성애 성향이 있다는 걸 중학생 즈음에 깨달았습니다. 어느날 축구를 하고 돌아온 친구들을 보니 갑자기 문득 멋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냥 멋있다 이게 아니고 가슴이 뛴다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스무 살 되던 해. 학교에서 너무나 잘생긴 동갑내기 남자애를 만났습니다. 정신이 몽롱해지더군요.

심장이 뛰었습니다. 문자 메세지도 주고 받고 많이 친해졌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느낀게 그 친구는 저와 같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거리를 두려고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떨어지기 싫어서 더 다가갔죠.

그 친구가 제 성향을 알았을지는 지금도 수수께끼입니다. 저에게는 그게 첫사랑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면서도 좋아한다는 표현 하지 못하고 혼자만 끙끙 앓아야만 했던 너무도 가슴 아픈 첫사랑이었습니다.


여자를 사귀려고 노력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아주 괴롭더군요.

그 뿐만 아니라 절 믿고 좋아하는 그녀에게 나는 무슨 패악무도한 죄악을 저지르고 있는 것인지..

할 것이 못된다 생각했습니다. 답장해주기가 너무 귀찮고 만나서 돈 쓸 생각 하니 싫었습니다.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으니 그런 것일테지요.

남자는 정말로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면 자기 목숨을 내놓으려고도 합니다.


그렇게 군대도 다녀 오고.. 회사도 다녔습니다.

그 사이에 있었던 우여곡절은 다 적기가 불가능하겠지만, 그 중 가장 수치스러운 경험을 하나 말해볼게요.

남자들끼리만 있는 회사에서 회식 따위를 하다 보면 꼭 나중에 성매매 업소를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게 가고 싶은 사람만 가고 그러면 되는데 꼭 다 같이 가려고 하더군요.(비싼데도..)

저야 당연히 욕구가 안 생기니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무작정 빼기도 뭐해서 따라간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거기서 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만났는데, 오히려 제가 미칠 것 같았습니다.

'만약에 내가 정상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될 텐데, 그게 떠오르지 않았어요.

술 많이 마셔서 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그때마다 모면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주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남더군요.


이제 서른입니다. 주위에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저는 길에서 지나가는 부부를 보면 흐뭇해합니다. 꼭 그 사람들이 대단히 뛰어나게 잘 살아보인다던가,

선남선녀가 아니라도 참 보기가 좋더군요. 누구에게 말하니 결혼을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이라면 결혼은 불가능하겠지요. 위장 결혼도 있다고 하지만 전 평생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제 지금까지의 인생의 반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게 내려졌던 보이지 않던 장막의 존재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스포츠를 못합니다. 좋아하지도 않고요.

학창시절에 친구들끼리 모여 단체로 운동을 할 때면 빠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억지로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습니다. 내가 못해서 비웃음 당할때가 너무 수치스러웠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에 대해 곰곰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몸으로 뛰고 부딪히면서 힘을 겨루는 것은 남성성의 하나입니다.

이것은 개인이 아닌, 사회적으로 이루어지는 서로 간의 소리 없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남성이 힘과 지력으로 무언가를 쟁취하는 것도, 또 아름다운 여성을 차지하려는 본능도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는 남성임에도, 남성의 몸을 가지고 있는데도 그렇다고 한다면 남성성이 결여되었거나,

내지는 남성성에 대한 잘못된 인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이론은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뭐 하나 정설이라고 여겨질 만한 설도 없고

아직도 논란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순수하게 본인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 만으로 얘기를 하자면,

본인의 성정체성을 잘못 알고 있다고 해야 합니다.

의식 중에는 당연히 본인의 성을 알고 있지요. 하지만 무의식중에, 자기 자신의 성을 다르게 인지한다고 해야 할까요

사람은 혼자만 있을 때는 성이라는게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른 성이 있을 때 이 성과 저 성의 대비되는 무언가가

있을때 비로소 성이 구분이 되죠.

즉, 본인은 남성이지만 다른 남성을 대할 때, 그 태도가 마치 남성이 남성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라던지

여성을 대할 때, 남성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라던가, 이런 것들은 본인의 성역할을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아주 어릴 적에 딸아이들은 인형이나 아기자기한 것을 가지고 노는데

유독 축구를 좋아하고 로봇을 좋아하는 그런 딸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는 나중에 남자같은 여자가 될 겁니다.

보통 그 이후에 부모로부터 자신의 성을 배운다고 생각을 하는데 만약 그 과정이 어떤 이유 때문에 누락이 된다면

거기다가 본인이 하는 행위가 남자들이 하는 행위라는 것을 인지하면 그 아이는 자기가 남자라고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남자보다는 여자를 좋아하고, 남자같이 행동하고 남자같이 느끼겠지요.

이 정체성의 형성은 과거 아주 어릴 적에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돌려놓는게 좀처럼 어렵겠지요. 하지만 불가능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어렸을 적에 형성한 굳건한 인식의 벽을 허물어야 하는데 그게 쉬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좀 얘기가 횡설수설된 것 같은데 저는 '선천적인 동성애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물론 그렇게 태어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왠지 후천적으로 형성된 여러 환경과 변수 때문에

본인 스스로의 성을 무의식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게 원인이 아닌지 합니다.

그런 생각이 들고 나서, 전 의식적으로 나는 남자다, 난 남자다.. 이렇게 되뇌었습니다.

그때마다 본인의 태도나 생각이 남자같지가 않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뭐랄까.. 여자같은 것도 아니고

그냥 좀 이도 저도 아닌 그런 것 같더군요.

본인은 동성과도 교제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상하게 성기는 혐오스럽더군요.

비슷한 경험이나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이 있으면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여 장문의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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