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 발놈들아!!"

감독은 들어가자마자 의자를 집어 씩씩대며 벽에 집어던졌다.

'또 시작이구나' 유일하게 사람같이 하는 선수라고 평가받는 그 탑은 고개를 슬쩍 떨구었다.

눈을 마주치면 불똥이 튈 게 뻔했기 때문이다.

"다행인줄 알아 씨발놈들아, 2년전이었으면 저 벽이 너희 면상이었어!!!"

'그리고 감독님도 벽대신 쇠창살 보고 있었을뻔 했고요.'

그 탑은 슬쩍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도 미드와 원딜, 서폿 모두 분위기 파악하고 알아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2군에서부터 저런 꼬락서니를 익히 봐온 덕이었다.

"1경기에서는 초반에 터뜨리는 픽줬더니 멀뚱멀뚱 쳐 구경만 하다가 도살장 끌려가는 돼지새끼마냥 질질 끌려가서 쳐 뒤지고!!!"

"2경기는 눕는 픽 줬더니 광견병 걸린 개새끼마냥 우르르 몰려가서 쳐 던져주고!"

"니네가 지능이 있어?"

감독은 광기어린 눈으로 의자를 걷어차며 말했다.

"니네가 지능이 있...으악!"

의자를 걷어차던 감독이 엄지발가락을 찧었는지 갑자기 주저앉으며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소ㄷ 씨발새끼!!!"

처음봤을때는 '갑자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풍경.

잠시 데굴데굴 구르던 감독은 벌떡 일어나더니 엄지발가락을 문지르며 더욱 광기에 찬 눈을 희번덕였다.

"너, 너부터 물어보자. 너 서폿, 2경기때 사리는 픽 줬더니 갑자기 미친 개처럼 나댄 이유가 뭐야?"

'1경기 끝나고 개새끼처럼 안하면 안면강타날린다면서요 감독님이'

탑은 1경기 끝나고 대기실의 광경을 떠올렸다.

감독은 개거품을 물면서 "내가! 씨발! 또 이번 경기처럼 좆같이 드러누우면!

니들 면상에 안면강타 날리고 징역 갈거야!!!! 어떻게 날리냐고?

흐아아아아아~~~~ (실제로 기모으는 소리냄) 트아아!!! 이렇게 존나 날릴거야!! 존나!!!"

미드 목 뒷덜미를 잡고 흔들면서 얼굴에 버럭버럭 침을 튀겨가며 소리치던 그 모습을 보며

안면강타를 지금도 날리고는 있구나라고 생각했던 탑이었다.

서폿에 대한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감독은 이번에도 1경기 끝나고와 마찬가지로 미드의 목덜미를 잡았다.

"너도 부엌에서 싱크대 앞에서 롤할래? 씨발?"

참지 못하고 팀원들은 힐끗, 싱크대 앞을 쳐다보았다.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서 고개를 박고 연습모드를 돌리는 "전 미드"의 모습이 보였다.

책상에는 "반성의 자리 : 나는 남성호르몬이 부족하다. 남성호르몬을 채우자"라는 표어가 쓰여 있었다.

물론 감독이 붙인 것이었다.

그 밑 화이트보드에는 "르블랑 사슬 맞추기 연습 1만번 : 3756"이라는 글자가 씌여 있었다.

전 미드는 공허한 눈빛으로 티모허수아비에 르블랑 사슬을 날리고 있었다.

저렇게는 되기 싫다. 팀원들을 치를 떨며 고개를 돌렸다.

이 감독의 광기에 물리면 저렇게 된다.

그 감독은 2경기만에 타겟이 된 미드를 붙잡고 집요하게 늘어졌다.

"1경기에서 왜 주도적으로 판단을 안했어? 어? 니가 개 돼지야? 주도적으로 남자답게 판단을 해야지!"

오늘 같이 무기력하게 꼴아박았던 정글러가 고개를 살짝 들더니 앞쟆이같은 웃음을 흘리며 미드에게 말했다.

"너 남성호르몬이 부족하구나~~~"

'진짜 존나 패고 싶다' 그 탑은 생각했다.

때리는 남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하던가.

저 씨발놈은 말리는 시누이도 아니고 거드는 시누이다.

얍삽한 새끼. 감독한테 착 붙어서 자기만은 욕 절대 안 듣는 새끼.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너도 똑같애 이새끼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