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뭐 전문성 이런거 사실 암것도 없는듯

대학 전기공학과 4년제 졸업하고

작년에 포스코 계열사 다니다가 이번에 삼성 sdi로 중고신입 이직 성공한 27살 신입이야.

포스코쪽 다닐떄 일반 엔지니어 직군에 플랜트 설계 + 시운전 업무를 진행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각종 설비, 도면, 건설기자재 등 전부~ 하나부터 열까지 하도사한테 외주 주고 우리는 그냥 관리만했어

도면 검토, 엔지니어링 시스템 검토, 현장 진행상황 관리, 발생하는 이슈사항 관리.. 등등

물론 밑에 업체를 여러개 끼고, 매일 창의적으로 새로운 이슈들이 발생하면 고객사나 하급사들이랑 일정, 기술 조율해서 

정해진 기간 내에 품질 보증 가능한 공장을 짓는거 자체가 쉽지는 않아

근데 설비나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이슈 해결방안? 사실 우리들은 잘 모르고, 그냥 업체 SV들한테 물어봐야 앎

사실 도면 그리는거도 도면 업체가 더 잘 알고, 설비 공급업체가 기술적으로 더 알고 있지

우리는 그 순간 필요하면 물어봐서 해결하고, 또 업종이나 플젝 바뀌면 백지로 다시 시작해야함

물론 이렇게 개고생하다보면 현장?설비? 적 사고력이 올라가서 나도 나름 괜찮은 접근 방법을 가질 수는 있음

근데 그게 끝임

전문성이 없음

내가 pm으로 밑에 수십개의 하도업체 관리해서 뭔가 공장 지었다 쳐

근데 남는게 없잖아, 일정 관리 잘하고 밑에 쪼아서 맞추는거? 기술적으로 해결방안을 찾는거? 이거로 평생 먹고살 수 있나?

결국 내가 가진 나만의 전문성이 뭐지? 나 잘리면 뭐 해먹고 살지? 아니면 내가 옆에 있는 놈보다 뛰어난 걸 어떤 부분에서 보여줄 수 있지?

그래서 나도 미래를 위해서 sv들 만나면 진짜 오목조목 기술적으로 많이 물어봄. 

뭔가 나만의 전문성과 지식이 있어야 나중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물론 R&D 같은 직무는 전문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사내 학술연수로 대학원도 나중에 가야하나 고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