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리콥터의 본진이라는 노가다갤을 가봤다.

참 열심히 살아온 새끼다 싶었다.

타고난 재주가 없었기에 개나소나 할 수 있는 노가다판을 뛰었을 것이고,

물려받을 재산이 없었기에 여름날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부모님께 부쳤을 거다.

화제를 공유할 친구가 마땅치 않았기에 디씨를 벗삼아 세상과 소통했을 것이고,

취미를 즐길 여유가 없었기에 함바를 맛깔나게 비우고 념글을 가는 걸 인생의 낙으로 삼았나보다.

이 새끼는 사실 썩 순수한 새끼는 아니었다.

짱깨 죽었다고 물개박수를 치고, 현장에서 물건 긴빠이도 치는가 하면, 악성 페까 새끼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 매일 새벽같이 일하고, 반년동안 하루 쉬면서 번 돈을 부모님께 부치는,

정말 제 딴에는 열심히 살았던 새끼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채리콥터는 아마도 가장 보통의 대한민국 청년이었을 테다.

어떤 사건의 피해자들 몫으로 기려지는 묘비에는 으레 다듬고 다듬은 미담이 남기 마련인데,

이 평범한 이대남은 디씨라는 오물통에 직접 똥물로 찍어 쓴 일기장을 남겼기에, 유독 가깝게 느껴지는 듯하다.

채리콥터야, 이 씨발새끼야.

말복이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즈음, 네가

그간 더위 먹어서 일 좀 쉬었다며 그 좆같은 쭐어콘과 함께 함바그릇을 들고 다시 찾아오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