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틱이 아니라 27년동안


연애 횟수도 두손가락 넘고

신체조건은 썩 좋진 않지만 176에 68kg로
막 꿀리진 않았고

항상 친구들 끊이질 않아서 페북 한창할때는
좋아요200개씩 받고 인기도 많았고

말도 재미있게 신동엽 지상렬처럼 잘한다는
말도 수도없이 들었고

운동신경도 나름 좋은 편이라서
축구, 족구, 배드민턴등 어디가서 뽐낼정도는 되었고

군대에서나 알바에서나 일 잘한다는 소리역시
항상 듣고 상급자가 항상 예뻐하고 나만 찾았다.

가족도 엄마 아빠 남동생 평범하게 있고
나름 아빠가 자산이 많으셔서 유복하게 컸고

청약도 당첨되서 내 명의로 신도시에 아파트 한채도
소유중임.

모든 모임의 중심이 나였고

티는 절때 안냈지만나도
내가 어느정도 잘난사람인줄 알았고

그냥 뭘 하든 여태까지 인생처럼 순탄할줄만 알았다.

취업하기 전까지는.

당연히 무슨일이든 난 잘해낼줄 알았고
자신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일들이 너무 어려웠고
자연스래 자신감이랑 자존감도 하락했고
말수도 없어졌고 표정도 어두워졌음.

몇년만에 만난 친구들에게도 하나같이
애가 왜케 변했냐는 말만 수도없이 들었음.

좆소만 두번째 다니는데 두번 다 똑같이
일도 못하고 혼나기만 하니까

걍 나란놈은 원래 무능력하고 잉여인데
주변 환경이 운이좋게 나를 포장했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들면서

솔직히 우울증 걸리는 사람들은 멘탈쓰레기에
약한사람인줄알고 속으로 비웃었는데

이래서 사람이 우울증이 걸리는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끼고 비웃었던사람들한테 너무 죄송함.

그리고 더욱 비참한건 이제는 회사가 아니더라도
내가 뭔가 실수를 하면 내 단점만 보이게 되어버림.

안보였던 내 단점이 스스로 체감이 되고
뭘 하든 내 단점밖에 보이질 않으니까
진지하게 정신병원 방문해보고싶다.

결국 매일 자기 전
예전 사진들, 예전 친구들이랑 대화했던 카톡등을
보면서 예전에는 이랬었지 재밌었지하며
정신승리하는게 일상이 되어버림.

어디가서 이런얘기 할 곳도 없고 그냥 주저리주저리
해봤음. 욕해도 상관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