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동종업계 2년 다니다 지금 회사로 이직했고

같은 부서로 입사한 동기 여자애는 첫 회사였음

밑바닥에서 2년 구르다온 나도 일 하면서 엄청 헤매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은 오죽했겠노?

여자애 선임이 하필 나이만 먹고 실력 없는 기열찐빠에

나처럼 여자 공포증 있는건지 말도 잘 안걸어주고

입사 한달만에 팀장 면담자리에서 선임 바꿔달라 대놓고 말함

두번째로 바뀐 선임은 팀내 에이스 30대 선임연구원인데

이사람은 너무 바빠서 자리 있는 시간 하루에 얼마 되지도않고

자기 일감들 여자애한테 덜어내는데

업무지시 하면서 제대로 설명도 안해주는 모양세였음

얘가 일 하면서 물어볼 사람이 나밖에 없는지

맨날 옆에 쭈삣거리면서 내 눈치보는거 안타까워서

모르는거 있으면 눈치보지말고 오라고 말 해줌

근데 나도 중고신입 주제에 일 하면서 어린 여자애 옆에 끼고

히히덕 거리는게 꼴보기 싫었는지 갈라치기를 ㅈㄴ 하더라

다 모여있는 자리에서 둘다 신입인데 누구는 어떤데 누군 왜 저러는지

내가 고졸이고 여자애는 대졸인데

일하는데 졸업장 필요 없다는 식으로 은근히 까내리고

언제부턴가 여자애랑 나랑 하루에 말도 몇마디 안하고

사이가 멀어진 기분이 들었음

한 3달 버티다가 여자애가 그만 둔다길래

내가 좀 용기내서 둘이 밥이나 먹자니까

거리낌 하나 없이 좋다고 그러더라?

퇴근하고 둘이 시내 나와서 고기 구워먹는데

일 얘기 하나도 안하고 서로 퇴근하고 뭐하는지

주말에 뭐하는지 취미가 뭔지 그냥 귀여운 얘기만 한것같음

그리고선 얘가 하는말이 둘이 이렇게 나와서 먹으면 편하고 너무 좋은데

왜 서로 먼저 이런 자리 하자고 말을 안한건지 모르겠다는거임..

그날 얘랑 밥먹고 까페도가고 코인 노래방도 가고 산책도하고

집 도착하니까 밤11시가 넘었는데

그만두기전에 진작 둘이 밥이나 자주 먹을걸 엄청 후회되더라

성인 남녀사이에 눈치볼게 뭐 있다고 서로 쫄아있었는지

여자애는 서울 올라가고 난 혼자 시골촌구석 남아서 일하는데

너무 외롭고 오늘따라 그 애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