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자식도 모자라 자기 엄마까지 뚜드려 패는

알콜중독자 밑에서

허구헌날 쥐어패고 칼까지 휘두르는거 참으면서

엄마 할머니 버리고 못도망가겠어서

고등학생떄부터 몸쓰는일 안가리고 다했다

성인되고서는 알바 세개씩하면서 하루에 3~4시간 잔적도 있고

이삿짐 에어컨설치 노가다현장 물류현장 

배운거 없이 돈준다고 부르는 일은 닥치는대로 다 했다

엄마랑 할머니 먹여살려야된다고 악착같이 살았다 

10년을 넘게 그렇게 살았고

이제 부모님 빚도 다 가리고

임대지만 보증금 만들어서 부모님 살곳도 안정됐다

그런데 이제 내가 살고싶지가 않다

뭘 하고싶은지 왜 살아야되는지 아무것도 알수가 없다 

뭐 하나 갖고싶은물건이나 가보고싶은데라거나 아무것도 없다

얼마전엔 평생 죽여버리고 싶다고 생각한 아버지랑 얘기를 했다

난 이제 할만큼 한거같다 죽고싶다고

아니나다를까 또 두들겨패더라

사내새끼가 뭐가 그렇게 속이좁고 지난일로 꽁해있냐면서

이제 나보다 키가 머리하나는 더 작고 비쩍말랐는데도

내가 마음에 안든다고 주먹부터 휘두르더라

몸은 하나도 아프지가 않았다

그냥 죽여달라고 못죽일거면 난 이제 먼저 가고싶다고 했다

처음으로 사과하더라

그 이후론 안때린다 내 눈치를 보더라

난 사는법을 가르쳐줄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부모님탓을 하고싶지는 않다

못배우고 방법이 틀렸어도 나를 사랑해줬으니까

나보다 더 힘든환경에서도 열심히 살고 성공하는 사람도 많더라

근데 나는 불량품이었던것같다

열심히 산다고 산줄 알았는데

아무 생각없이 도망만 다니는 인생이었던것 같다

힘든일이 다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난 한번도 내 인생을 마주본적이 없더라

너무 무섭다

죽는것도 무서운데

사는게 더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