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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머히어로x점붕소설17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12 23:41:23
조회 529 추천 29 댓글 14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


“……아니.”


대답을 찾은 것은 눈앞의 늑대 또한 마찬가지였다.


“평생 후회하겠지.”


끝끝내 미소 지은 B가, A에게 입을 맞추었다.


입술 끄트머리에 늑대의 주둥이가 맞닿았다. A가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보드라운 털이었다. 솜처럼 가느다랗고, 잡초처럼 짧은 털 사이에는 국숫발처럼 억센 수염이 뜨문뜨문 나 있었다. 멀찍이서 볼 때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감각모였다.


이어서는 코가 볼에 닿았다. 온몸을 덮은 모피보다도 검은 코는 세상 차가웠고, 또 축축했다. 서늘한 것이 살갗에 닿고서야 A는 지금 제 볼이 굉장히 뜨겁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부끄러움과 흥분으로 얼룩져 홍당무처럼 빨개졌을 터였다.


물론 지금의 저에겐 시뻘게진 볼에 신경 쓸 여유 따윈 없었다.


A가 눈을 감았다. 이어서는 양팔을 펼쳐 B의 목을 거세게 끌어안았다. 힘을 줘 이쪽으로 끌어들여 볼 요량이었다만, 그보다는 상대의 행동이 더 빨랐다. A의 어깨와 등을 으스러뜨릴 듯 끌어안은 B가 무너지듯 몸을 겹쳐온 것이다.


태산만 한 늑대인간이 무게를 실으니 아주 죽을 맛이었다. 물론 이런 사소한 불편보단 흥분이 더더욱 크기야 했지만 말이다. 가슴이 짓눌리다시피 한 A는 숨을 헐떡이면서 입술을 비볐다. 다물린 주둥이가 벌어지니 목구멍 안쪽에서 격한 씨근거림이 들려왔다.


B가 찬찬히 주둥이를 열었다.


처음엔 혀라도 섞을 생각인가 싶었다마는, 이내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붕어처럼 조금씩 뻐끔거리기만 하던 입술이 별안간 크게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제 머리 정도는 우습게 삼킬 수 있을 정도로 벌어지고 나서야, A는 상대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직감했다.


A의 머리통이, B의 입안으로 쏙 들어갔다.


그것만으로는 모자랐는지 A를 깨물기까지 했다. 거의 힘을 주지 않아 세상 미약하게, 턱과 정수리를 반복적으로 잘근거린 것이다. 그러는 동안 목구멍 안쪽에선 이런저런 소리가 들려왔다. 흉포한 짐승 같은 으르렁거림, 비 맞은 강아지 같은 끙끙거림.


A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조금 당황했던 까닭이다. 입맞춤하다 말고 난데없이 머리통을 입안에 집어넣고 깨물기 시작한다니. 늑대인간 박사 학위가 존재한다면 전국 수석으로 받을 수 있다고 자부하는 자신조차도 예상치 못한 행동이었다.


B의 이빨은 외견만큼이나 날카로웠다. 끝이 뾰족한 송곳니가 피부를 짓누를 때마다 등줄기가 절로 오싹거릴 지경이었다. 실제로 피가 나는 것 같지도 않고, 상대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으리라는 사실도 익히 알고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런 걸 좋아하시나.


취향 참 독특하시네.


그런데 이거 좀 색다른 자극인데.


호불호를 따지자면 호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저.”


이상야릇한 기분이었다. 헛기침을 한 A가 중얼거렸다.


“잡아먹고 싶은 건 아니시죠?”


동시에 B가, 우뚝 멈췄다.


그러곤 허둥지둥, 머리를 뒤로 홱 빼냈다. 자기가 벌인 일에 자기가 놀랐다는 듯 휘둥그레 변한 눈으로 A를 망연히 바라보았다. 동굴 같은 입속에서 빠져나온 A는 상당히 추레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침에 젖은 정수리, 벌건 이빨 자국이 남은 볼과 턱.


“괘……. 괜찮냐?”


귀를 접은 늑대가 A를 연신 살폈다.


“안 다쳤어?”

“괜찮아요.”


오히려 좋았는데요. 한 번 더 하면 안 될까요?


표정을 보아하니 이런 농담은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만큼 늑대는 세상 심각하기 그지없는 꼴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찌그러지다시피 한 귀, 움직임을 뚝 멈춘 꼬리. 볼에 난 이빨 자국에 붙박인 시선은 미동조차 없었다.


“뭐, 그럴 수도 있죠. 저 진짜 괜찮아요. 왜 그랬어요?”

“아니……. 그게.”


마른세수를 연신 하던 늑대가 풀죽은 어조로 웅얼댔다.


“그냥, 갑자기. 나도 모르게…….”

“…….”

“그러고 싶어서…….”


A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순전히 동물적 본능에서 비롯된 행동인 듯싶었다. 이전에도 B는 비슷한 증상을 자신에게 호소한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꼬리가 흔들리는 걸 통제할 수 없다니 어쩌니, 등등. 아마 이번 것도 늑대인간이라는 종이 가진 특성의 연장선에 가까울 터였다.


그러고 보면, 인터넷 등지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었다. 늑대들은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상대의 머리를 가볍게 깨물곤 한다던가. 실제로 지금 상황과 비슷한 영상을 몇 번 본 적도 있고. 여기나 이계나 늑대는 다 같은 늑대이긴 한 모양이었다.


그건 아무렴 됐고.


A는 다소 불만스러운 눈초리로 옆을 흘깃댔다. 한사코 괜찮다고 했는데도 늑대는 여전히 심각한 낯빛이었다.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난 어린아이라도 보는 기분이랄까. 양손으로 주둥이를 감싸 쥐고 시선을 땅에 처박다시피 한 꼴이 퍽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꿈에도 그리던 야릇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그러지고야 말았다.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던 A는 숨만 마냥 씨근거리며 늑대의 눈치를 죽어라 보았다. 소파에 구부정하게 걸터앉은 채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B. 무슨 그림 속 떡이라도 보는 기분.


다시 한번 괜찮다고 해 볼까?


“……우리.”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던 A가 입을 뚝, 다물었다.


“그냥…… 다음에 할까?”


이 아저씨가 지금 뭐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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