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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서마구한청룡을검거한셰퍼드소설50앱에서 작성

OoOo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02 13: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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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은아카나포스타입에

(50)



회장이 어둠에 잠기고.

첫번째 격발이 시작된 순간부터 세상은 하얗게, 시커멓게, 때로는 노랗게, 어떨 때는 붉게.

큰 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가차 없이 반복해서 터지듯.

눈이 시리도록 깜빡이기 시작했다.



시끄러운 폭발음.

총에 맞은 누군가의 단말마.

아직 죽지 않은 사람들의 비명.

코 끝을 찌르는 비릿한 혈향.



파랑이 그때 느낀 것은 하나뿐이었다.



나는 오늘 완전히 죽겠구나.



파랑의 뱃가죽에서는 피가 스멀스멀 흘러나오고 있었다.

눈 먼 총알에 맞은 건지, 아니면 총격전이 시작되고 분노한 사모펀드가 쏜 건지는 몰랐지만.

아무튼 결론은 간단했다.



이렇게나 시끄럽고, 사람도 많은 곳에서.

나는 혼자서 조용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총에 맞는다는 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끔찍하게 아팠다.

누군가 내 뱃가죽을 반으로 찢어놓으려고 계속 잡아당기는 느낌이랄까.

덕분에 소리도 많이 질렀지만 사방에서 쏟아지는 총소리와 함께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폭발음이 내 비명을 삼켰다.

울어도 소용이 없었고, 도와달라 악을 써도 아무도 듣지 못했다.

폭발만이 내 등과 심장을 내려 앉히고 요란하게 울릴 뿐이었다.



"하아... 하아..."



눈물이 앞을 가린다.



끝없는 무력감, 자유의지 없이 끌려다니기만 하는 개 같은 상황.

폭탄 목걸이가 채워진 노예처럼 바닥을 기고, 몸을 유린당하는 수치심.



수치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정조에 대한 자존심 따윈 그 마을에서 청룡으로 태어났을 때부터 절로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럼에도 파랑이 이렇게나 구슬프게 우는 이유는.

입술이 부르터지도록 깨문 이유는.

심장이 이렇게 뛰고 머리가 어지러운 이유는.



내가 지켰어야 할 가족들이 도리어 나 때문에 한순간에 죽을 위기에 처해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친구가 나 때문에 이런 사달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내가 무력했던 그때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였다.



파랑은 총격전 한가운데서 펑펑 울었다.

태어난 이래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었다.

죽을때가 되어서야 태어났을 때의 아이처럼 세상이 떠나가라 소리 지르며 눈물을 쏟았다.



내가 그렇게나 상처받았던 만큼 아무에게도 상처 주고 싶지 않았다.

기쁨은 나누면 정말로 배가 된다지만, 슬픔 또한 나누면 거짓말같이 배가 되었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울지 않았고, 나를 믿는 동족들의 불안에도 침착한 미소로 답했다.



그렇게만 하면 모두 행복할 수 있었으니까.

일족의 리더란 그런 것이었다.

누구든지 나를 의지할 수 있어야 했다.



모두들 힘들면 나를 찾아왔다.

불안하면 나를 찾아오고.

고민이 있으면 나를 찾아오고.

돈이 없으면 나를.

싸움이 생기면 나를.

위험한게 생기면 나를.



다들 그렇게 내게 고민을 털어놓고 가면, 후련하다는 듯이 웃으며 일상으로 돌아갔다.

당연한 역할이었고, 나 또한 그게 기뻤다.



하지만, 나는.

나는 힘들면 누구를 찾아가?



총알이 꽉 막힌 듯 답답했던 가슴마저 뚫고 지나갔는지 파랑은 이제야 답을 찾고 시원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찾아갈 곳이 없구나.

그래서 지금 이 꼴이구나.

혼자 죽어가고 있구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

이렇게 이상한 곳에서 이상하게 죽을걸 알았다면, 그냥 사업 같은 것도, 동족 복지 같은 것도 다 때려치우고 놀러나 다닐걸.

패러글라이딩이나 해볼걸 그랬나, 하늘을 나는 기분이 그렇게 좋다던데.

오래전 조상들은 날개를 달고 그렇게 신나게 날아다녔다던데.

우린 왜 그러질 못할까.



아득한 상념에 잠길 즈음 검은 그림자가 권총 한 자루를 들고 다가왔다.

커다란 귀가 쫑긋거리는걸 보니 레오드는 아니고, 갯과구나.

나를 마무리하러 왔구나.



이제 아무것도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총소리가 파도 소리처럼 고요하게 느껴진다.

고통은 잠깐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 끝이다.



정말...

좆같은 인생이었다!



*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팔목을 잡아끄는 어떤 멍멍이의 땀 찬 손아귀 힘만 느껴질 뿐.



"......라고!"



그 개새끼가 나를 질질 끌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일어나라고!!! 파랑!!!"



셰퍼드가 내 팔을 잡아끌고 있었다.

나와 같은 알코올중독자 멍멍이가 왔구나.



*



"더 누워있고 싶었는데."



셰퍼드를 보자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이 나왔다.

그 말을 들은 셰퍼드가 허- 하는 맥 빠지는 소리를 냈지만.



"잘 들어 파랑. 생각보다 마피아 새끼들 저항이 거세서 진압팀도 고전하고 있다. 생각보다 얘네가 이것저것 준비해놓은 게 너무 많아. 자칫하면 건물이 붕괴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우리 여기에 다 깔려서 개죽음당하는 거다."

"흐응... 네."

"무대 위쪽에 뒷길이 하나 있어. 우린 거기로 빠져나갈 거다. 뛰어라 파랑, 일어서야 해."

"...흐, 가죠. 망설일 새가 없는데."



파랑은 바닥을 짚고 일어섰다.

복부에서 뜨끈한 피가 허벅지를 타고 종아리까지 흘러내렸다.

셰퍼드가 코를 한번 킁- 하더니 파랑의 배를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너..."

"쳐다보면 뭐, 달라져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지혈해야지, 멍청한 놈아."



지혈, 그렇구나.

피가 많이 흘렀는지 빡대가리라도 된 모양이었다.

셰퍼드는 자신의 셔츠를 대충 벗고, 손으로 쭉 찢어 진 붕대로 만들었다.



"아파, 아프니까 살살 좀!"

"너 잠깐 아플래, 아니면 금방 뒤질래. 나라면 잠깐 아프고 말겠다. 그러니까...!"

"읏!"

"잘 참았네. 지혈을 살살하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대체 어디 있어. 미친 놈..."



셰퍼드가 온 힘으로 매듭을 짓고 옷을 끼워놓아서 어거지로 피가 멎었다.

파랑과 셰퍼드는 무대 뒷길로 향했다.



"레오드는, 검둥이하고 흰둥이는...!"

"걔네들 신경 쓸 시간 없다. 어차피 너 구하려고 들어온 놈들이야. 여기서 제일 골칫거리도 너고, 제일 유용한 것도 너다."

"그건 알지만 지금은...!"



올라갈때는 철제 계단을 사용해야 했는데, 뛸 때마다 꽤 요란한 소리가 나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모예드의 개새끼들 중 하나가 외쳤다.



"어, 여기 인질을 빼돌리는 새끼가 있...!"



탕- 탕탕.



셰퍼드가 사람을 죽였다.

총을 맞은 개는 소리 없이 뒤로 넘어갔다.



"정신 차려. 너만 생각하라고. 지금 여기서 중요한 거 너 말고 아무것도 없어. 걔네한테도 마찬가지고 적한테도 마찬가지고 나한테도 마찬가지야. 넌 살아남아야 한다, 파랑."

"너, 너...!"

"오늘 어스는 사라질 거야."



셰퍼드는 그렇게 말하며 파랑의 팔을 잡아끌었다.

계속 달렸다, 어두운 복도를 둘이서 손잡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몰랐고 얼마나 가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뛰었다.

셰퍼드가 잡고 이끌었으니까.



뛰다보면 무대의 부서진 입구가 보였다.

그 안으로 끝없이 들어가는 진압팀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와중에도.

총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



얼마나 뛰었을까, 지혈 목적으로 대 뒀던 옷가지는 붉게 물들었고 정신은 묘하게 몽롱했다.

순조롭기만 하던 우리의 걸음이 멈췄다.

앞에서 권총을 겨누고 비열하게 웃고 있는 사모펀드 때문이었다.

여정이 많이 고단했는지 행색이 추레했다.



"헤- 이리로 나올 줄 알았지."



파랑은 똑바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성질을 부렸다.



"하... 그만해라 사모펀드. 지겹다."

"헤에... 마스터, 마스터가 불러온 짭새들 때문에 우리 가족이 다 죽게 생겼잖아요. 실제로도 죽고 있고."

"어쩌라고. 니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마스터는 죄책감도 없나 봐요. 레오드도, 흰돌인지 검돌인지도 다 두고 나왔으면서. 자기만 살면 된다는 건가..."

"내가 왜 죽을 위기에 처했는지 알아? 너 때문이잖아, 너! 이 개새끼야!"



파랑이 와락 달려들려고 했지만 셰퍼드가 막았다.

어차피 힘도 별로 없었지만, 오기였다.

셰퍼드가 총을 쥐고 사모예드를 노려봤다.



"피차 여기서 걸음을 멈춰서 좋을 게 없을 것 같은데. 각자 길 가지."

"흐응... 옆에 있는 거 하나만 놓고 가면요."

"얘가 뭔데 그렇게 집착하지? 아직도 이걸로 레오드를 꼬드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글쎄, 꼬드기는 건 잘 모르겠고 죽여놓으면 큰 상처 하나는 줄 수 있겠지."



사모예드는 명랑하게 웃었다.

그의 총이 또 나를 겨누고 있었다.



이미 배때지에 한 방 맞았는데도.

개새끼!



___________________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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