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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이곰팬픽.............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7.12 07:34:55
조회 211 추천 12 댓글 6
														

오늘로 정확히 일주일.


A가 역 부근 헬스장에 연속으로 출석한 기간이었다. 비록 등록은 올해 초쯤에 했다마는 말이다. 비루하고 진부한 신년 계획의 일환이라고나 할까. 왜, 연도가 바뀔 적마다 으레 다짐하는 부류가 있지 않던가. 책 읽기, 자격증 공부하기, 운동하기.


A 또한 그런 부류의 인간이었다. 1월 1일이 되자마자 헬스장에 달려가 연간 회원권을 끊은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올해는 기필코 몸을 만들어야지. 언제까지고 말라비틀어진 멸치로 살아갈 순 없어. 나도 인기남이 될 거야. 뭐 이런 당찬 포부와 함께.


등록을 마칠 때까지만 해도 자신감에 부푼 A였으나, 아무렴 이상과 현실은 다른 법이었다. 첫 7일 정도를 제외하곤 그대로 흥미를 잃어 운동은커녕 방구석에서 빈둥거리기나 했던 것이다. 7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출석일은 거의 열 손가락에 꼽을 지경.


그랬던 내가 이렇게나 부지런해지다니.


정수기에서 물을 뽑아 마시던 A가 떠올린 생각이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같잖아서 코웃음을 쳤지만 말이다. 스물셋 인생을 게으름과 함께 살아온 자신이 아니던가. 그랬던 자신이 마음을 고쳐먹고 매일매일 운동을 하러 나온다니. 지나가던 개가 비웃을 일이었다.


실제로 그러했다. 지금 자신이 일주일째 헬스장에 연속으로 출석하는 이유는, 사실 철듦이나 개심 따위의 거창한 이유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보다는 상당히 음습한 욕구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해야 할까. 남들에겐 절대 말 못 할 추악한 무언가가.


수건으로 얼굴을 닦은 A가 고된 한숨을 내쉬었다. 고작 러닝머신 30분 뛰었다고 온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끈적끈적하고 찝찝한 티셔츠까지. 이 저주받은 몸뚱어리는 대체 정체가 뭔지. 짜증이 홱 치솟은 A가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물을 한 컵 더 마시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정이 가까워진 헬스장은 오늘도 역시나 사람이 거의 없었다. 유일한 직원은 일찌감치 퇴근했고, 지금은 저를 포함해 대략 다섯 정도가 이용자의 전부. 건물이 꽤 좁은 탓에 그다지 을씨년스럽게 느껴지진 않았다.


가늘게 변한 시선은 이내 가까운 쪽부터, 한 사람씩 훑기 시작했다. 명색이 헬스클럽인데, 볼거리는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두 명은 배 나온 아저씨고, 하나는 나랑 같은 멸치. 저쪽은 데드리프트라도 하고 있으니 러닝머신만 뛴 나보다 나은 멸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마른침을 삼킨 A가 벽에 등을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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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끝에 누군가가 있었다. 바벨과 아령, 그리고 원판 따위가 옹기종기 비치된 곳이었다. 러닝머신 부근인 이쪽과는 정확히 반대편 방향이었다. 달리기만으로도 벅찬 멸치에게는 들를 이유가 전혀 없는 공간이기도 했고 말이다.


땀으로 흠뻑 젖은 곰 수인이 벤치에 앉아 있었다. 아까까지 들었다 놨다가를 반복하던 바벨은 내려놓고, 지금은 아령을 양손에 쥔 채였다. 눈을 질끈 감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꼴을 보아하니 여간 힘들지가 않은 모양이었다.


오동색 모피 사이, 커다란 흉터가 여럿 새겨진 팔뚝은 통나무처럼 단단해 보였다. 단단해 보이는 것은 비단 팔뚝뿐만이 아니었고 말이다. 태산만 한 몸뚱어리 구석마다 아로새겨진 강인한 근육. 땀범벅이 된 운동복은 모피에 달라붙어서는 가슴과 복근의 굴곡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었다.


뭐 하는 사람일까.


문득 떠올린 의문이었고, A는 물론 답을 알지 못했다. 애초에 저 사내와 자신은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던 까닭이다. 안면을 트기는커녕 서로 일면식조차 없는 사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제 존재조차 모를 상대와 달리 이쪽은 관심이 있지만.


정확히는, 관심이 매우 많지만.


마른침을 삼킨 A가 정수기에서 물을 또 따랐다. 이젠 땀도 안 나는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목이 말랐다. 가슴 한 구석이 아릿하면서도, 답답하고, 또 뜨거워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물을 제아무리 들이켜도 사라지지 않는 갈증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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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 사람이려나.


아령까지 내려놓은 곰은 구부정한 자세로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기묘하리만치 이상야릇한 표정을 바라보면서, A는 다만 멍하니 생각을 이어나갔다. 몸 되게 좋다. 한 번 만져보고 싶네. 뭐 하는 사람이려나. 이 시간에만 오는 거 보니까 많이 바쁜가 보네.


미친 척하고 말이라도 걸어 볼까…….


속으로 읊조리는 것도 잠시였다. A가 불현듯 정신을 차렸다.


“……어?”


눈을 뜬 곰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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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느낌으로진행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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